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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뽀! 뽀뽀뽀!
조애나 월시 지음, 주디타 자비라기 그림, 최유나 옮김 / 효리원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사랑스런 뽀뽀 퍼레이드 속으로 풍덩!
- 조애나 월시, 『뽀뽀, 뽀뽀뽀』를 읽고
꿈틀꿈틀, 툭 툭 툭…….
뱃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느라 여념이 없던 녀석이 태어난 지 8개월 하고도 21일째. 온 집안을 이리저리 기어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무엇이든 붙잡고 일어서고, 조심조심 걸음을 떼어놓기도 하고, 이유식 먹을 때는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도 내가 먹는 것만 보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달려든다. 혼자서도 얼마나 잘 노는지. 하루 종일 아들 녀석만 쳐다보고 있어도 심심하지 않다. 무엇이든 신기해하고 아주 작은 반응에도 해맑게 웃는 우리 아기. 천사와 산다는 건 이런 느낌일까.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에게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항상 느끼게 해주는 것. 따뜻한 시선, 꿈결 같은 포옹, 부드러운 스킨십, 다정한 말투, 존중하는 마음, 일관된 자세 유지하기. 육아에 지치다 보면 이런 마음이 단박에 무너질 때도 있지만 추스르고 또 추스르며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중이다. 하루에도 여러 가지 놀이를 한다. 그 중에서도 단연 동화책 읽어주기를 즐긴다. 특히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줄 수 있는 내용의 책을 선호한다. 『뽀뽀, 뽀뽀뽀』와 같이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책도 우선순위로 꼽는다.
‘엄마, 뽀뽀’하며 얼굴을 가져다대면 뺨 가득 침을 묻혀 놓고 방긋 웃는 아들 녀석. 그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꼭 안아주곤 한다. 아직 뽀뽀를 잘 모르지만 매일 뽀뽀 세례를 퍼부어준다. 언제쯤이면 아들한테서 뽀뽀를 받아볼 수 있을까 학수고대하고 있는데 효리원의 『뽀뽀, 뽀뽀뽀』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책을 펼치자말자 쏟아지는 뽀뽀 세례. 귀여운 동물친구들이 펼치는 뽀뽀 퍼레이드는 앙증맞으면서도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두 볼 발갛게 달아오른 토끼, 뽀뽀하고 싶어 손을 드는 양떼들, 누구든 원하면 뽀뽀를 해주는 개구리, 긴 코를 맞대고 뽀뽀하느라 여념이 없는 코끼리, 조그마한 개미, 땅속의 지렁이, 물속의 금붕어, 오리, 눈사람 할 것 없이 세상 모든 것들이 뽀뽀에 흠뻑 빠져있다. 빗방울이 살갗에 닿는 것도 뽀뽀, 눈송이가 얼굴에 닿는 것도 뽀뽀, 기쁠 때도 뽀뽀, 슬플 때도 뽀뽀, 만날 때도 뽀뽀, 헤어질 때도 뽀뽀, 아침 해가 떠오를 때도 뽀뽀, 잠들기 전에도 뽀뽀 뽀뽀뽀…….
지금 아들 또래의 아가들은 큰 물체보다는 작은 물체를 더 잘 본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책의 주인공쯤 되는 작은 펭귄이 책장 곳곳에서 숨바꼭질을 하듯 숨어있는데 그걸 찾아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책을 펼쳐놓으면 동물들을 잡아보려고 만지작 만지작. 등장인물 각각의 표정에 뽀뽀에 대한 설렘과 행복감이 묻어나서 더 사랑스러운 책. 보기만 해도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게 된다. 울 아가도 책 속에서 행복해하는 얼굴 표정을 보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겠지. 그런 느낌을 안겨줄 수 있는 책으로 안성맞춤이다.
책을 읽어주려고 펼치며 달려들어 빼앗기 바쁜 우리 아기. 이리저리 들춰보다가 곧바로 입으로 직행. 그러고 나면 배시시 웃는다. 그때의 만족스런 표정이란. 언제쯤 엄마랑 함께 차분하게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을까. 나는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고, 아이는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펼쳐들고 읽는 모습. 책 삼매경에 빠진 우리 모습을 자주 떠올려보곤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지만 엄마의 눈빛 목소리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받아들이는 우리 아기. 소중한 내 아이를 위해 『뽀뽀, 뽀뽀뽀』처럼 사랑스런 책을 많이 읽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