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아기 시 그림책
윤극영 글, 이광익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나라로 떠나는 환상 여행
- 윤극영 시, 이광익 그림 『반달』을 읽고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이 동요 때문일까. 어린 시절 나는 달나라에 토끼가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달이 마냥 신기하면서도 그 속에 살고 있는 토끼 걱정에 조바심을 내곤 했다. 초승달이 되면 토끼가 어디에 발을 붙이고 살까 걱정이 앞섰고, 보름달이 되면 비로소 마음을 놓았던 기억이 난다. 참 아이다운 생각. ‘반달’이란 동시는 그렇게 나에게 상상의 세계를 열어주었다. 마음 가득 설렘을 안겨주었다.

 윤극영의 곡으로 유명한 ‘반달’이 동화로 새롭게 탄생했다. 문학동네의 ‘아기 시 그림책’ 시리즈 중 한 권으로 0-3세까지의 아가들에게 보여주기 적당한 보드북이다. 크고 작은 별들이 밤하늘을 수놓듯 글에 어울리는 그림들이 꿈결처럼 펼쳐진다. 잠들지 못해 칭얼거리는 아가 곁에서 가만히 읽어주고 싶다. 그러면 아가는 이 책의 그림처럼 포근한 꿈을 꾸게 되지 않을까.

 재미있는 것은 달나라에 사는 토끼와 함께 아가가 여행을 다닌다는 설정이다. 돛대도 삿대도 없이 은하수를 건넌다. 구름나라 지나서 더 먼 곳으로 날아가 본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그곳은 따스한 엄마의 품 속! 어릴 적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상상이 그림책 가득 펼쳐진다. 밤에 대해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을 안고 있는 아가에게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밤을 선물해줄 것 같다. 

 어릴 적, ‘반달’을 흥얼거리며 달나라의 토끼를 상상했듯 내 아이는 『반달』을 보며 어떤 상상을 하게 될까. 아이의 눈높이에서라면 세상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기만 할 터. 그런 이유로 동시 혹은 동요에 생명을 불어넣어 동화로 재탄생시킨 것은 아닐까. 노래로 불러줘도 금방 끝이 나는 ‘반달’이 한 권의 동화가 되었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한 장 한 장 넘겨볼 고사리 같은 손을 떠올리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아가에게 읽어도 주고 들려도 주고 보여도 줘야지. 아가야 너는 마음껏 상상을 하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