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까신 아기 시 그림책
최계락 지음, 조은화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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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봄 햇살 아래라면 꼬까신 벗어놓고 놀아도 좋겠지!
- 최계락 시, 조은화 그림,『꼬까신』을 읽고


 맑고 청아한 봄날이 지금처럼 간절히 기다려진 적이 또 있을까. 푸른 잎을 모두 떨쳐내고 맨 몸으로 추운 겨울을 버텨온 나무에 초록의 생명이 돋아나는 봄. 내년 봄이면 우리 집에도 새로운 생명이 찾아온다. 까르륵...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아가의 웃음소리, 맡기만 해도 마음 포근해지는 아가의 단 내음. 온 세상이 봄기운으로 가득해질 무렵이면 우리 아가도 행복한 백일을 맞이하겠지. 방 안 가득 스며드는 밝은 볕 아래 아가랑 함께 누워 책을 읽어줘야지, 동요를 불러줘야지. 보기만 해도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아기 시 그림책 『꼬까신』을 펼쳐들고서! 



 앙증맞은 그림과 포근한 바느질의 질감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꼬까신』은 문학동네에서 펴낸 아기 시 그림책이다. 어린 날, 어머니로부터 혹은 선생님으로부터 듣고 자랐던 친숙한 동요인 ‘꼬까신’이 한 권의 이야기책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인터넷서점의 미리보기 기능을 통해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아 이럴 수도 있구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더랬다.

 어른의 눈높이로 보자면 자칫 아무런 감흥도 못 느낄 수 있는 책. 그러나 한 장의 사진, 한 장의 그림만으로도 무궁무진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가는 아가의 입장이라면 다르다. 그림을 따라 펼쳐지는 고운 시어들이 한 편의 이야기가 되어 아가의 눈과 마음에 새록새록 가 닿을 것만 같다. 글을 알기 전 그림을 보고 미리 상상을 키워가는 아가에게 『꼬까신』은 화사한 봄날의 정취와 호기심 가득한 세계를 선물할 것이다.
 




 색깔 고운 천에 한 땀 한 땀 정성으로 바느질하고 그림을 그려낸 『꼬까신』은 시이자 노래이자 한 편의 동화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노랑 연두 빨강 등 색감으로는 물론 질감으로까지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책. 꼬까신, 개나리, 나비, 달팽이, 무당벌레, 벌, 호기심 가득한 아가의 얼굴과 손, 발 그리고 꽃, 강아지, 사슴, 병아리까지 손바느질로 입체감을 더해 보고만 마음이 훈훈해진다. 덕분에 봄 햇살 아래 신을 벗고 이리저리 놀러 다니는 아가의 모습이 눈에 보일 듯 선명하게 그려진다.

 내 아가도 이 그림책을 본다면 봄날의 바깥세상을 상상해 볼 수 있겠지. 엄마 품처럼 포근하고 따스한 세상을 선물해 주고 싶다. 샛노란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진짜 세상을 만나게 해 주어야지. 나비며 병아리며 진짜 살아있는 생명들을 만나게 해 주어야지. 그 전에 『꼬까신』으로 먼저 상상의 세계를 선물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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