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빛이 내리는 시간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단] 책과 함께한 이 시간을 단 한방울도 낭비할 수 없어요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다산책방




__________________________

"너는 거기서 네 인생 살아.
그게 네가 할 일이야."

"아니야, 엄마가 내 인생이야."

"네 인생은 거기에 있어."


(81)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애틋하고
애틋해서
오래 사무칠 책


한 편의 고즈넉한 그림처럼
소란하지도 별다른 사건도 없는 책


그럼에도 울컥합니다.
때때로 무너져 내립니다.


일찍 고향을 떠난
어린 날의 제가 떠올라서,

타지로 떠나보낸 딸을
내내 걱정했을 엄마가 떠올라서.





🔵

브라질 나탈에 남은 엄마와
대학 진학을 위해 미국 버몬트로 떠난 딸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은 매일 밤 이어지는
모녀의 영상 통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엄마와 딸의 물리적 거리는 비행기로 약 27시간.

모녀가 지불하기에 비행기 값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픽셀 속에서 서로의 안위를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 재회까지 무려 5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바다 건너 육지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고향에 남는 이도 있었지만 대부분 떠나던 시절. 일년에 두 번 정도 부모님을 만나는 게 전부였어요. 당시에는 그게 당연하다 생각했고요. 그립고 사무친 시간을 거쳐 저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소설을 읽으며 속절없이 빠져들 수밖에 없었어요. 울지 않으려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했습니다.





🔵

소설 배경의 대부분은 엄마와 딸의 방

서로의 방에 생긴 미세한 변화를 포착합니다. 서로의 건강과 감정 상태를 세밀하게 관찰합니다. 딸은 엄마의 건강이 늘 걱정입니다. 엄마는 딸의 안위를 염려하고요.


건강이 좋지 않은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전화를 끊지 못하는 딸

미국 생활에 적응해가는 딸을 보며
영영 돌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엄마


서로를 그리워하고 의지하는 시간이 깊어만 갑니다.






💛

읽는 내내 엄마를 생각했어요. 자식 넷을 차례로 떠나 보내야 했던 엄마. 한명 한명 떠날 때마다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고단한 삶에서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을 엄마 생각에 내내 걱정을 안고 살았습니다.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했고요. 벗어나고 싶은 이유가 분명 있었거든요.

어쩌면 저도 소설 속 딸처럼
더 나은 삶을 위해
꿈꿀 수 있는 삶을 향해
홀로서기를 바라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떨어져 지내는 동안

딸은 엄마에게
돌아가야만 할 것 같은 부채감과
미국에 남아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갈망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엄마는 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립니다.
동시에 더 나은 곳에서 잘 살아가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매일이다시피
영상 통화를 하는 모녀는
서로에게 의존만 한 게 아니었어요.

각자의 삶에서 홀로서기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이었다는 게 마음을 울립니다.





🫧


함께 한 일주일의 마지막 밤,

서로를 비추던
푸른 빛이 내리던 애틋한 그 시간을
오래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푸른 화면 너머가 아닌

실제로
함께 머물렀던
그 날 푸른빛이 내리던 시간


함께한 모든 시간을
단 한방울도 낭비할 수 없다는 말 속에서
애틋함 그리움 슬픔과 행복까지도
오롯이 느껴집니다.






📌


'서로의 빈자리를 견디며
각자의 삶을 배워가는

모녀의 아득하고 애틋한 홀로서기'




슬프고 아프지만 동시에 충만감을 선사해줄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




언젠가 엄마를 떠나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세상의 모든 딸과


딸을 떠나보낸 후
혼자인 시간을 견뎌야 하는
세상의 모든 엄마들께 이 소설을 권합니다





🦋

요조앤님 @yozo_anne 서평단 자격으로
다산책방 @dasanchaekbang 에서 책을 선물받았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