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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시간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7월
평점 :

[도서협찬/원고료제공]
일상에 스며든
비일상성에 관한 이야기
너무 늦은 시간
클레어키건
다산북스
키건과 함께하는 산책은
평탄하지만은 않지만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_ 옮긴이의 말 중에서
클레어 키건의 작품은 이 책이 처음입니다.
약간의 당혹감과 낯선 감정 속에서
옮긴이의 말을 읽었습니다. 그제서야, 아하 싶었어요.
평범하지 않았던 감정의 실타래가 조금씩 풀려나가는 기분이랄까요!

<너무 늦은 시간>에는 세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각기 다른 시기에 발표한 작품을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라는 부제 아래 모아 놓은 책.
대략 10년 정도의
시차를 둔 세 편의 단편 속
남자 주인공은 평범하지 않은 인물들입니다.
주류보다는 비주류, 정상을 가장한 비정상에 가깝습니다.
남성 독자분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실지 궁금하기도 해요.
그럼 한 편씩 만나볼까요 :)

너무 늦은 시간 (2022)
➡️ 키워드 #여성혐오 #관계파괴
평범하다는 것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일상적인 여성혐오가 몸에 배 있다는 뜻?
카헐과 신시아는 곧 결혼할 커플입니다.
연인으로
발전하는 사이 그들은 조금씩
어긋나는 지점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평범함을 가장한 일상적인 여성 혐오가
어떻게 관계를 파괴시키는지 살펴보면 좋을 작품입니다.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 (2007)
➡️ 키워드 #무례 #불친절 #신선한앙갚음
무례한 이에게는 어디까지 친절을 배풀어야 할까요?
주인공은 애킬섬에 위치한
하인리히 뵐 하우스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선정된 여성 작가입니다.
신예 작가들을 위해 일정 기간
옛 작가의 집을 작업 공간으로 대여해 주고 있지요.
주인공은 자신만의 방식과 스케줄로 이 공간을 활용하려 합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순탄치 않습니다.
외국인 교수라는 사람이 불쑥 찾아옵니다.
이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느냐며
다짜고짜 참견하기 시작합니다.
최대한 예의를 갖춘 주인공의 배려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무례함의 끝판왕.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안하무인.
주인공은 작가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신선한 앙갚음에 돌입합니다.
살인 사건이라도 일어날 법한 숨막히는 상황 속에서 주인공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요?
남극 (1999)
➡️ 키워드 #단한번의일탈 #예상치못한파국 #지옥과영원사이 #남극
당신한테 뭐가 필요한지 알아요.
보살핌이요
(92)
.
주도면밀하게 친절한 남자는
반드시 조심해야 합니다!
'작별인사를 안 했잖아요.'라며
찾아왔을 때부터 소오름.
단 한 번의 일탈이 몰고 온 파국.
클레어 키건의 소설적 장치라 할 수 있는 '여백'이 돋보이는 작품.
발칙하고 서늘합니다.
혹시 사이코패스???
그녀는 과연 영원 속에 머무를 수 있을까요.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어?어...어? 싶었습니다.
이해될 듯 말 듯
감정 이입 될 듯 말 듯...
옮긴이의 말을 읽고 나서야
다시 한 번 작품을 펼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소하고 일상적이라
문제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이
고요한 일상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일상의 비일상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 옮긴이의 말
클레어 키건은 이 책에 실린 세 작품을 통해
남녀 관계와 그 안에 존재하는 불균형한 권력관계,
엉뚱한 결말에 도달하는 작은 호기심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그 결말은 씁쓸하거나, 귀엽거나,
섬찟하면서도 왠지 우스꽝스러울 수 있지만
끝까지 읽는 순간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읽고 싶어진다는 점은 아마 똑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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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