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재즈가 나에게 말하는 것들 - 지금 여기에서
최은창 지음 / 노르웨이숲 / 2024년 12월
평점 :
재즈, 알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이 책!
🔰 재즈가 나에게 말하는 것들 _ 지금 여기에서
🔰 저자_ 최은창
🔰 출판 _ 노르웨이숲
🔎 재즈 어디까지 알고 있으신가요?
🔎 재즈 어디까지 알고 싶으신가요?
________________________
재즈,
어디서부터
어떻게 들어야 할지
막막한 당신을 위한 가이드
___________________________
재즈를 사랑하는 당신에게는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되고
재즈를 알고 싶은 당신에게는
훌륭한 첫 노트가 될 것이다
- 자우림 김윤아 추천사 중에서
'진짜 전문가가 적어 내려간 재즈학개론이자
재즈에 대한 사랑과 동경이 넘쳐나는 열렬한 러브레터'라고 말하는 추천사를 읽고 어찌 이 책을 안 읽을 수 있을까요.
<재즈가 나에게 말하는 것들 - 지금 여기에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재즈 베이시스트 최은창이 들려주는 삶과 재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에게 재즈는
낯선 듯 친숙하고
익숙한 듯 낯설기만 한데요
그나마 재즈를 덜 경계하는 건 책을 읽을 때 BGM으로 종종 틀어 놓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들어왔던 유튜브 플레이리스트의 재즈를 저자는 진짜 재즈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아무리 좋게 봐준다고 해도 무언가 제법 중요한 걸 잃어버린 상태의 재즈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슬프게도 그런 음악을 종종 만난다. 카페나 호텔 로비 같은 곳에서, 그리고 플레이리스트에서. (64)
제가 들어왔던 재즈가 재즈가 아니라고요오???
이 책은 '재즈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다시, 재즈란 무엇인가'라는 그 질문에 대답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그 누구도 부정할 없는 재즈란 어떤 것일까, 질문하며 더욱더 본질을 찾아 안쪽으로 파고들어가는' 저자의 노력은 전문적이지만 친절하고 매력적이기까지 합니다. 가령 아래와 같은 설명들!
✔️<Crescent>의 루바토 인트로에서 존 콜트레인과 함께 엘빈 존스는 거대한 대양의 파도와도 같은 물결을 연주한다. 이내 본격적으로 존 콜트레인의 솔로가 시작되면 엘빈 존스 특유의 느슨한 스윙 8분음표와 업비트에 꾸준히 강세를 붙이는 라이드심벌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존 콜트레인의 솔로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나면 맥코이 타이너는 아예 피아노에서 손을 떼고는 그들에게 소리의 공간을 열어주는데, 그게 오히려 숭고하기까지 한 느낌을 준다. (75)
재즈가 이토록 근사한 음악이었나 싶게 저자의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이 생깁니다. 재즈에 무지한 청자로서는 알 수 없는 섬세한 연주의 합을 이토록 알기 쉽게 설명해 주다니요.
책에는 저자가 경탄하며 소개하는 곡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 곡 한 곡 찾아 들으며 저자의 해설을 곁들여보고 싶어집니다.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재즈를 제대로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재즈의 역사를 시작으로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재즈에 대해 아는 바가 없음에도 점점 더 빠져들게 만드는 건 '재즈를 중심에 놓고 살아가면서 깨달은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재즈란 삶과 동떨어진 미지의 음악이 아닌 생애를 반영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이 빛을 발하며 조화를 이룰 때 마침내 완벽한 음악이 되는 신비하고도 경이로운 예술이라고 할까요.
'제 글이 누군가가
재즈를 더 잘 들어내는 것을 돕는다면
그보다 더 기분좋은 일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라는 작가의 말처럼 재즈를 더 잘 듣고 싶어집니다. 재즈의 핵심 요소이자 재즈를 재즈이게 하는 본질인 '즉흥연주'를 들으러 직접 재즈 클럽에 가보고 싶기도 하고요.
제 삶에서 BGM이었던 재즈가 오롯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관심을 기울여 듣다보면 언젠가 훌륭한 청자로 거듭나지 않을까요. 재즈를 더 잘 들어내는 사람이고 싶어집니다.
💿
재즈를
중심에 놓고
살아간 경험에서
깨달은 이야기
재즈를 더 잘 알아듣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
인생이란 어쩌면 이런 거 아닌가? 하는
희미한 단서 몇 개를 발견하게 해 줄 이야기
긴 호흡을 들여 음악을 듣는 것이 점점 낯설어져가는 세상에서 묵묵히 자신이 길을 걸어가려하는 저자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삶의 한 조각을 떼어내 이야기를 만들 때 슬쩍 자조적인 유머가 섞여 들어가면 더 좋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올 때 고단한 일상의 무게는 아주 조금 가벼워지고, 그때즘 블루스는 제 할 일을 다 하게 된다. (67)
📖 "대가들이 공통적으로 했던 것 중 하나는 자신의 자기 자신 됨, 스스로의 경험에 절대로 등을 돌리지 않은 것이었다. 자기가 인생을 통해 겪은 것이 자신이 소리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뛰어난 예술은 엉망진창인 상황에서 나왔다. 그 상황에서 빠져나와 어디론가 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했다. 그게 재즈가 태어난 지점이고 힙합이 나온 곳이다."(로버트 글래스퍼) 163
📖 각자의 내면에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는 상상의 영역에 머물러 있지만, 그것을 꺼내어 현실의 세계에 데려오는 것이 음악가의 일이다. 어떤 이들은 명확하게 자신만의 소리를 찾아낸다. 수많은 음악으로 가득한 이 시대에 누가 들어도 대번에 이건 그 사람의 음악인데, 하고 알게 하는 것은 정말로 특별한 일이다. 241
📖그저 단단하게 살아내는 것,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앞으로 걷는 인생 말이다. 우리는 가끔씩 장인의 이야기를 듣는다. 평생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여 칼을 벼리고, 청바지를 염색하고, 시계를 조립하는 이들 말이다. 그들의 이르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런 삶이 있다는 것을 떠올릴 때 잠시나마 위안을 얻는다. 242
출판사 협찬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