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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들이 희었을 때 - 새로운 시대의 탄생, 르코르뷔지에가 바라본 뉴욕의 도시
르 코르뷔지에 지음, 이관석 옮김 / 동녘 / 202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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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과 도시를 넘은 삶에 대한 고찰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
저자. 르코르뷔지에
출판. 동녘출판사
새로운 시대의 탄생,
르코르뷔지에가 바라본
뉴욕의 도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건축가 중 한 사람이자
《타임》에서 선정한 '20세기를 빛낼 100인' 중
유일한 건축가, 르코르뷔지에!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는 세기의 건축가 르코르뷔지에가 경험한 최초의 미국 여행에 대한 기록이자 뉴욕의 마천루들 속에서 발견한 근대 건축의 현실을 직시한 이야기입니다. ‘대성당들이 희었을 때’를 제목으로 정한 이유는 흰색 대성당들이 최첨단 건물이었던 7세기와 20세기 뉴욕 마천루가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라고 해요.
새로운 문명이 폭발한 젊음의 시기이자
혼란의 시기로 두 세기를 연결시킨 르코르뷔지에
그는 젊은 나이부터 프랑스 도시 건축을 맡으며 일대 파란을 일으킵니다. 그와 동시에 프랑스의 전통적인 아카데미의 반대에 부딪쳐 난항을 겪기도 하지요. 어느 나라 어느 시대나 관료주의의 유리천장은 공고합니다. 비리와 사익이 복잡하게 얽힌 구시대적 발상 역시 유효하고요. 사람을 위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유니크한 아이디어는 사장되기 일쑤입니다.
이런 일들을 반복적으로 겪는 사이, 르코르뷔지에는 뉴욕 근대 미술관을 운영하는 록펠러 재단의 초청을 받아 난생 처음 미국을 방문하게 됩니다. 뉴욕에서 마주한 마천루는 르코르뷔지에에게 많은 자극과 영감과 생각을 안겨줍니다.
무엇보다 그의 도시 계획은 마치 오늘날을 내다본 것처럼 가치 중심이 명확합니다. 마천루의 범람 속에서 소외되거나 비어 가거나 혹은 죽어가는 공간에 대한 염려와 경고 또한 빼놓지 않습니다.
보다 효율적인 교통시스템 구축, 보다 쾌적하고 정확한 공기와 빛의 순환 등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도시 계획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 줍니다. 도시 계획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나갈지도 신랄하게 꼬집습니다. 건물과 도시가 한 사람과 맺는 유기적인 관계는 상상 이상으로 긴밀하다는 것 또한 놀랍습니다.
나무가 없는 이 도시에서 환상적이고 독특한 상황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이 예상치 못한 공원은, 그곳을 향해 창문이 모두 열리는 마천루 형태의 아파트 같은 훌륭한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다. 센트럴 파크의 귀중한 땅의 가치가 평방미터당 5000에서 1만 프랑이라면, 거기 있는 화강암 바위들의 시장 가치는 250억에서 450억 프랑 언저리에 이른다. 맨해튼의 가장 중심부에 건드릴 수 없는 이 거대한 보물을 유지하는 것은 훌륭한 시민적 태도다. 그것은 강한 사회의 표식이다. (129)
나는 1헥타르당 1000명이라는 도시 밀도를 주장한다. 지면의 12퍼센트는 건조물이 차지하고, 나머지 88퍼센트는 공원을 위해 남겨두어야 한다. 공원은 미래의 여가 문제의 해결책 중 하나인 운동을 위한 장소가 될 것이다. 이것이 정상적이고 조화로운 세포 상태로 재편된 도시, 인간을 섬기는 도시다. (315)
도시는 어떻게 건설되는가에 대해 처음으로 궁금증을 갖게 해준 책.
이 책을 읽은 후로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이 도시가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방식으로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 옛날 누군가는 르코르뷔지에처럼 도시 계획을 의뢰받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을 테지요. 인구는 급격하게 줄고 있지만 도시는 여전히 높이 경쟁에 열을 올립니다. 빛과 공기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게 맞을지, 사람이 더 살기 좋은 방향으로 도시가 변화되고 있는 게 맞을지 의문이 듭니다.
하나의 건축물, 하나의 도시를 넘어 사람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관심 분야가 아님에도 생각의 깊이를 더해준 이 책에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협찬도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