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과 쉼 - 쥐고 놓는 연습
백영옥 지음 / 김영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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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과 쉼

 

쥐고 놓는 연습

 

작가 _ 백영옥

출판 _ 김영사

 

삶의 완급 조절을 위한

백영옥 작가의 생활 철학서


 

 

우리는 힘을 주고 태어나, 힘을 빼며 죽는다.

그리고 삶 대부분을 힘을 주거나 빼며 살아간다.

중요한 건 언제 힘을 주고, 언제 빼느냐는 것이다.

 

힘과 쉼프롤로그 중에서

 

 

힘과 쉼이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습니다. ''''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홀로 분주했었지요. 그러다 '쥐고 놓는 연습'이라는 부제에서 힌트를 발견했습니다. 힘을 줄 때 주고 뺄 때 뺄 수 있는 지혜. 삶은 '힘과 쉼의 끝없는 반복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갈 때와 쉬면서 충전할 때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잔뜩 힘만 주고 살아갈 수 없습니다. 늘 쉴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힘과 쉼의 완급을 조절해 삶을 더 충만하게 만들어 줄 지혜를 담고 있는 책. 자기계발서를 탐독하는 소설가의 이 책은 그 자체로 자기계발서이자 교양인문서이며 철학 에세이입니다.

 

'인문' 혹은 '철학'이라는 조합이 책을 멀찌감치 밀어놓고 싶게 만든다면 염려하지 마세요. 책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쉽고 명확합니다. 역시는 역시라는 생각이 들 만큼 작가의 필력에 빠져들게 되는 책입니다. 삶을 더 반짝이게 만들어줄 매력적인 문장들로 가득합니다. 놓치고 싶지 않아 필사하게 되는 책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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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과 쉼목차 살펴보기

 

 

12부로 구성된 이 책은 힘을 내고 뺄 때 고민해 보면 좋을 12가지 주제어를 인문 철학적 관점에서 고찰합니다.

 

<습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

<느림> 과속으로 달리다가 저속으로 바라볼 때

<감정> 모호한 언어의 오해, 적확한 언어의 이해

<비움> 채우는 욕심, 버리는 결심

<경청> 말할 준비보다 들을 준비

<휴식> 죄책감 없이 잘 쉬는 해방감

<자아> 나와 나 아닌 것의 선 긋기

<상상>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까지

<만족> 적당한 선, 적정한 삶

<> 착취와 자기 돌봄

<공감> 악의로 파괴되거나 선의로 부드러워지거나

<성장> 과거는 변해, 미래를 기억해, 지금을 살아

 

 

각 장의 제목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삶이 좀 더 명확해질 것 같지 않으신가요? 자기계발서를 탐독하는 소설가라는 정체성 고백은 처음부터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유수의 자기계발서에서 선별해낸 방법들로 작가는 자신의 삶을 시스템화하는데 성공한 듯 보입니다. 책에 담아낸 12가지 주제어도 그 연장선에 있겠지요.

 

 

자기계발의 광풍이 휘몰아치는 요즘, 여전히 해당 장르가 낯설고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힘과 쉼특히 <습관>편을 먼저 읽어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 후 작가가 언급한 자기계발서 중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을 읽어보시는 순서로 삶 속에 힘과 쉼을 배치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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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 찍어 한 챕터 살펴보기(1)

_ 2<느림> _

 

 

2<느림>를 읽을 때 구구절절 좋은 말들이 많아서 어쩔 줄 몰랐던 기억이 납니다. 가령 아래와 같은 문장들.

 

반드시 자신만의 '과속방지턱'을 만들어야 한다. 68

우리가 속도를 얻고 잃은 가장 소중한 능력은 집중력. 69

멀리 가려면 자신만의 속도로 가야 한다. 70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는 브레이크가 없다면

최고의 속도는 무의미하다. 70

 

삶이란 스스로의 속도로 나만의 풍경을 얻는 과정이다. 풍경의 각별함은 많은 부분 속도가 좌우한다. 71

 


현재 우리는 2~3배속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문득 0.5배속의 세상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풍성하고 감각적이며 아름다울지 생각해 봅니다알고리즘을 벗어나 시선이 머무는 그곳을 0.5배속으로 바라보고 싶어집니다. 의도적으로 천천히 보기! 삶이 더 내밀하고 농밀해지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지 모릅니다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삶의 깊이는 달라질 것입니다. 충만하게 삶을 누리고 싶다면 속도를 늦춰야 함을 깨닫습니다.

 

 

콕 찍어 한 챕터 살펴보기(2)

_ 3<감정>_

 

<들장미 소녀 캔디>의 주제가는 틀렸다. 외롭고 슬프면 울어야 한다. 발화되지 못한 감정은 우리 몸에 고스란히 쌓인다. 그 모든 슬픔과 외로움, 실망과 절망은 병의 씨앗으로 우리 몸을 침습한다. 홀로코스트를 겪은 외할머니의 트라우마가 3대째인 손녀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2014네이처의 논문이 의미하는 게 무엇이겠는가.(p.86)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으신가요? 작가는 감정을 다루는 3부에서 '감정 언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고통과 괴로움, 불안과 두려움, 불편함과 상실감 등 이 감정들에서 파생되는 증상은 비슷해 보일지 모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원인이 다릅니다. 처방도 완전히 달라져야겠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대신 뭉뚱그려 얼버무립니다.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기 어려울 수밖에 없지요. '감정은 결코 사소하지 않'습니다. '언제 힘을 내고, 언제 힘을 빼야 할지 길을 잃'지 않으려면 모호한 표현 대신 적확한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감정은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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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힘과 쉼, 그 모호한 경계 찾기


 

당신은 어떻게 해내고

어떻게 내려놓으며 살고 있나요?

 


과몰입과 과호흡으로 삶이 버겁게 느껴진다면 힘과 쉼의 적절한 균형을 발견할 수 있는 이 책을 권합니다. 앞으로 나아갈 때와 쉬어야 할 때의 경계를 아는 것만으로도 삶은 더욱 명료해질 수 있습니다. 회복할 수 없을 지경까지 내몰리지 않으려면 적절한 균형이 필요합니다.

 

힘을 내거나 쉬어야 할 그 모호한 경계를 알아차리게 해주는 책. 이 책을 통해 쥐고 놓는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제대로 내려놓을 줄 알아야 제대로 해낼 수도 있습니다.


 



 

* 김영사 서포터즈 협찬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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