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의 여성 여행가 김금원 여성 인물 도서관 4
강민경 지음, 파이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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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의 여성 여행가 김금원

 

 

_ 강민경

 그림 _ 파이

 출판 _ 청어람주니어

 

 

호동서락기 김금원

 한 학기 한 권 읽기 추천도서

 5-2 사회, 초등 교과 연계 도서

 

 "인문학을 담은 역사 인물 동화"

 

 

역사의 책갈피에 숨어 있는 옛 여성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는 '여성 인물 도서관' 시리즈.

 

네 번째 인물은 조선 최초의 여성 여행가 김금원입니다. 열 네 살의 나이에 남장을 한 채 홀로 여행길에 올랐던 김금원. 여자 혼자 산천을 다니다 발각되기라도 하면 곤장 백 대에 처해졌던 조선시대에 그녀는 왜 여행을 떠나야만 했을까요? 그녀가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는 깊은 울림과 깨달음을 전해줍니다. 물음표를 안고 떠났던 여행에서 느낌표를 발견한 김금원의 이야기 지금부터 살펴봐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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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김금원은 왜 여행을 떠나야만 했을까?

 

 

'마음가짐. 나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길을 떠났을까? 어떤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걷고 있는 걸까?

 

조선 최초의 여성 여행가 김금원p.76


 

양반인 아버지와 기생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금원은 기생이 되거나 양반집 소실(정식 아내 외에 데리고 사는 여자)이 되어야 할 운명으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병약했던 김금원은 여자로서 배워야 할 바느질과 집안일 대신 글을 읽고 쓰며 살아야 했지요.

 

그녀가 아플 때면 어머니는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땅끝과 맞닿아 있을 만큼 드넓은 중국과 하늘과 맞닿아 있을 것 같은 장엄한 금강산 이야기를요. 아픈 금원에게 희망을 심어주고자 한 어머니의 작은 바람은 금원에게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자 하는 원대한 열망을 심어주었습니다.

 

 

집안의 모진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원은 남장을 한 채 여행길에 오릅니다. 열다섯이 되면 혼인을 치러야 하기에 열네 살을 넘기기 전 꼭 여행을 떠나야만 했지요. 병약한 몸도, 완강한 반대도 금원의 뜻을 꺾지 못했습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서녀(소실이 낳은 딸)라는 이유로 제약이 많았던 금원의 삶은 여행 후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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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깨달음

 

 

무언가를 이루고 무엇인가를 남겨야만 인생을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은 각자의 삶에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살고 있었다. 금원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심지어 스쳐 지나간 사람들조차 하나하나 소중하고 고마웠다.

 

조선 최초의 여성 여행가 김금원p.125

 

제천 의림지에서 단양, 영춘, 청풍을 거쳐 금강산, 한양에 이르기까지 김금원이 마주한 풍경들은 그녀에게 깊은 감흥을 전해줍니다. 자연의 웅장한 위용 앞에는 사람이 범접할 수 없는 영험함마저 깃들어 있는 듯합니다. 보자마자 압도되고 마는!

 

 

독자로서 금원의 시선을 따라 조선을 유람하다 보면 신기한 마음마저 듭니다. 스마트폰 화면만 들여다보느라 놓치고 사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되돌아보게도 되었고요. 그것은 비단 자연이 내어주는 풍광만은 아닐 것입니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 아이의 표정과 마음을 보살피는 시간, 가까운 사람들의 안부를 묻는 시간 등. 어쩌면 마음을 내어 해야 하는 일들을 소홀히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됩니다. 한 발 한 발 땅의 지형을 느끼며 걷고, 자연 앞에 멈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상상해 봅니다.

 

 

 



여행은 낯선 풍경과의 만남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사람과 자신이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해 줍니다.

 

 

세상 어떤 보물도 사람보다 귀할 수 없다는 깨달음을 안겨준 지장암의 주지 스님, 길을 떠나면 다시는 돌아갈 곳이 없는 동자승 유누, 자신이 가진 것들로 여행객의 기력을 충천해 준 할머니와 할아버지, 조선과 중국을 통틀어 최고로 맛있고 향긋한 차를 끓이는 사람이 되기 위해 글을 배워야 한다는 시골 객주의 어느 아이, 피부병을 고치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불지암에서 만난 남자,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관왕묘에서 간절히 소원을 빌던 소년까지.

 

금원이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금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줍니다. '무언가를 이루고 무언가를 남겨야' 인생을 잘 사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은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에게도 많은 생각을 안겨줄 것입니다.

 

 

 


 

한 학기 한 권 읽기로 이 책을 권하는 이유는?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매 순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일깨워주는 책. 제약이 많았던 조선 시대 최초의 여성 여행가가 된 김금원은 여행에서 몸소 느끼고 체험했던 부분들을 훗날 호동서락기라는 책으로 펴냈습니다. 그 기록이 있었기에 이 책이 탄생할 수 있었지요.

 

 

여성에게 불합리했던 수많은 제약과 서얼 제도에 얽매이지 않았던 김금원. 자신의 길을 찾아 뜻을 펼치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했던 그녀의 이야기는 진정으로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세상에 무언가를 남겨야만 훌륭한 삶은 아니라는 깨달음도 안겨주지요.

 

 

* 호동서락기란, 18303, 열네 살 김금원이 머리를 동자처럼 땋고 남자 옷을 입은 채 혼자 1km를 여행하며 지은 시와 기행문을 모아 1851년에 펴낸 책입니다.

 

 

 

이 책에는 역사 인물 동화가 빠지기 쉬운 교훈과 감동을 주기 위한 과한 설정이 없습니다.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도리에 대해 깊은 성찰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앞서 장계향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어른인 제가 읽어도 좋을 만큼 인생의 수많은 지침들을 담고 있습니다. (아래 이어지는 '함께 나누면 좋을 문장'에서 일부 내용을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자기계발서이자 인문학 책이라고도 감히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입니다.

 

사람으로서의 도리, 자신의 길을 가고자 하는 굳건한 의지, 무엇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등 이 한 권의 책을 깊이 있게 읽는다면 인생의 큰 지침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과 인간관계론 같은 책이 인생의 매 순간 올바른 나침반 역할을 하듯 청어람주니어의 '여성 인물 도서관'시리즈 역시 어린이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막힘없이 술술 읽는 동안 크고 작은 깨달음을 안겨주는 '강민경' 작가님의 빼어난 스토리텔링과 금원이 보고 느꼈을 세상을 생생하게 그려낸 '파이' 그림 작가님께도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좋은 글과 좋은 그림이 만나 역사 속 인물을 더 가까이 감동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 주셨으니까요.

 

 


 


 

독후 활동지와 작은 선물 야광 지비츠


청어람 주니어 블로그에서

독후 활동지를 다운로드할 수 있어요

 

 

조선 최초의 여성 여행가 김금원을 한 학기 한 권 읽기로 추천드리는 또 다른 이유는 이 독후 활동지 때문입니다. 청어람주니어 블로그에서 독후 활동지를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책 소개를 시작으로 독서 전 활동, 독서 중 활동, 독서 후 활동으로 나눠 한 권의 책을 깊이 있게 체화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인물 관계도, 가로세로 낱말 퍼즐, 독서 퀴즈, 독서 토의·토론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한 권의 책을 완벽하게 독파하게 만들어 준답니다.

 

 

수많은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권의 책을 깊이 있게 읽는 것 역시 의미 있는 독서 활동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독후 활동 지는 아이의 독서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운로드하셔서 꼭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김금원의 여행을 떠올리게 만드는 야광 지비츠를 선물로 보내주셨어요. 온전히 자신의 걸음걸음으로 세상을 탐구했을 그녀에게 건네고 싶기도 해요. 어두운 밤 아이의 길을 빛나게 해 줄 앙증맞은 선물에 감동했습니다. 감사히 잘 사용하고 있어요 :)

 

 

 

함께 나누고 싶은 문장들

 

 

"왜 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지? 보고 싶으면 보면 되잖아. 나는 세상을 볼 거야. 보고 싶은 것들을 다 보고 말 거야." (18)

 

가슴 설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25)

 

할머니는 수레바퀴처럼 그냥 하루하루 돌아가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었다. 바퀴를 어디로 어떻게 굴려야 하는지 아는 것 같았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주고 있었다. (46)

 

아무리 종이가 크다 해도 이 풍경을 담을 수 없고, 물감이 아무리 많다 해도 이 오색찬란하고 기묘한 색을 칠할 수 없고, 화공의 솜씨가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붓질만으로 이 경치를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았다. (62)

 

유누의 말은 금원의 마음과 닮아 있었다. 금원도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이유를 알고 싶어서 길을 떠났었다. 유누 또한 살아야 할 이유를 알고 싶어 그렇게도 이리저리 뛰어나닌 것이다.

 

"남길 것은 지금부터 만들면 되지요. 누가 아는 것이 무엇이 중요하겠습니까? 자기 길을 자기가 갈 뿐이지요."(89)

 

"제 자리에서 일단 열심히 살아 보려고요. 그래야 제 길이 만들어질 테니까요. 아무도 몰라줘도 괜찮습니다. 제가 알면 됩니다." (93)

 

'사람들이 모르면 어때? 후세에 기억하지 못하면 어때? 저 금강산이 알고 내가 알면 된 것이지.' 그전에는 꼭 후세에 이름이나 업적을 넘기는 것만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이렇게 금강산을 홀로 구석구석 눈에 담고 발로 밟으며 그에 대한 기록을 하는 것만으로도 금강산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것 같았다. 금강산을 가슴에 담았으니 세상이 무섭지 않았다. (98)

 

아픈 곳 하나 없는 건강한 몸이어도 자기 인생을 흥청망청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소. 나는 가려움증을 고치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소. 또 가려움증이 잠잠할 때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소. 그러니 더 괜찮은 사람이 된 것 아니겠소?(101)

 

아이의 목소리가 꿈과 희망에 들떠 있었다. 금원은 글을 배워 무언가를 하겠다는 아이를 보며 자신이 어릴 적 글을 배웠던 때가 떠올랐다. 무얼 하겠다는 목표 없이 마냥 글이 좋았고, 시가 좋았다. 이 아이는 글을 익혀 조선 최고의 차 끓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데, 금원은 자신이 글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생각이 이르렀다.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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