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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 지음 / 창비 / 2023년 5월
평점 :
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 지음
창비 출판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이 걸어온
길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자 헌사
▣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100년사를 총망라한 필독서
2023년은 어린이들의 해방과 평등을 이 땅에 선언한지 100주년이 되는 의미 있는 해입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아동청소년문학학회에서 아동 청소년 문학의 역사를 총망라한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은 초창기 문학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100개의 키워드로 정리한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주제어 사전'입니다.
'어린이날' 제정을 통해 아이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마련했듯, 이 책은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뿌리 깊은 정서적 토양을 마련해 줄 것입니다.
출간 배경과 취지만으로도 이미 기념비적인 사료가 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이를 완성하기 위해 무려 57인의 연구자들이 흔쾌히 뜻을 모으셨다고 하는데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집필위원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아동청소년문학의 역사를 이 한 권으로 살펴볼 수 있게 해주셨으니까요.
책의 구성을 살펴볼까요
총 10부로 구성된 이 책은 대략 10년 단위로 아동청소년문학의 핵심 기조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시대별 기본 개념과 용어를 재정비해 아동청소년문학이 걸어온 100년의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각 시대를 풍미했던 작가와 작품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역사의 현장에 서 있는 것만 같아서 때때로 벅차오르기도 합니다.
마해송, 방정환, 윤극영부터 권정생에 이르기까지 어린이와 어린이 문학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이야기는 특별한 귀감으로 다가옵니다. 시대별로 변모하고 성장해 나가는 아동청소년문학 속에서 '어린이'라는 존재의 위상을 가늠해 보는 것도 의미 있습니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 작품들은 그 자체로 희망과 자긍심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10부 2010년대 다양성 / 한국 그림책의 세계 진출 / 나다움어린이책 논쟁 / 디지털 시대와 어린이 / 세월호와 아동청소년문학 / 저작권 / 한 학기 한 권 읽기 / 2010년대 아동문학 / 한·중·일 평화그림책
마지막 10부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단초가 되어줄 것입니다. 급변하는 시대인 만큼 아동청소년문학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키워드로 살펴보는 책의 내용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주제어 사전인 책의 내용을 몇 가지 키워드로 살펴보겠습니다.
평소 궁금하셨던 내용을 확인해 보실 수도 있고, 교과연계 학습이나 과제를 수행할 때 필요한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제어 사전인 만큼 다양하고 폭넓게 활용해 보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시대별 분석을 통해 한국 아동청소년문학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1부 1910~ 1920년대
윤극영
윤극영(尹克榮, 1903~1988)은 동요 작곡가다. (중략) 1923년 도쿄에서 방정환, 손진태, 조재호, 정순철, 마해송 등과 색동회를 창립했다. 1924년 귀국 후 소격동 자택에 '일성당'을 짓고 한국 최초의 어린이 동요 단체인 '다알리아회'를 조직하고 우리말 동요를 창작하여 일제강점기 어린이들에게 보급했다.(중략)
윤극영은 1924년 동요 「설날」과 「반달」을 작사 및 작곡한 것을 시작으로, 1925년 동요작곡집 『반달』을 펴냈다. 이후 일제강점기 아동 잡지 및 신문에 동요를 발표하며 동요 작곡자로서의 명성을 다졌다.(중략)
윤극영은 색동회, 다알리아회, 노래동무회 등의 활동을 통해 시대의 질곡 속에서 한평생 어린이 문화운동과 동요 창작 및 보급에 생을 바쳤다.(중략)
■ 3부 1940년대
친일아동문학
친일아동문학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식민 통치 정책에 협력하여 조선의 어린이를 일본 정신을 지닌 황국신문, 전시체제 아래의 소국민으로 길러 내는 데 부응한 문학을 말한다.(중략)
자료 확보의 어려움과 다수 작품에서 작가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곤란한 문제, 체계적인 연구의 부족 및 친일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차이로 인해 친일아동문학을 둘러싼 전반적인 양상이 온전히 규명되지 못했다. 특히 이원수 친일문학과 문학세계에 대한 평가는 이견을 보이므로 향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친일아동문학의 면면을 밝히고 아동문학사의 여백을 채워 가야 할 것이다.
일제강점기 어린이책 삽화가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어린이책 삽화가로는 김규택, 김용환, 김의환, 임동은, 임홍은, 정현웅 등이 있다. 1920~30년대 들어 인쇄 기술이 발전되면서 아동 잡지에도 표지화와 삽화에 다양한 형식들이 시도되었다. 특히 4대 아동 잡지인 『어린이』 『신소년』 『별나라』 『아이생활』 등에서 삽화 영역이 넓어지며 어린이책 삽화가의 활동을 촉진했다.
■ 9부 2000년대
『마당을 나온 암탉』
『마당을 나온 암탉』은 완성도 높은 아동문학 작품으로서뿐만 아니라 몇 가지 경계를 넘어 확산된 서사로서의 의의가 있다. 먼저, 주체적인 캐릭터와 역동적인 서사 전개를 통해 내포 독자인 어린이 독자를 넘어 유아, 청소년, 성인 등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에게 매력적인 작품으로 다가갔으며, 다층적 내포 독자를 위한 맞춤 출간도 진행되었다. 또한 인류 보편의 주제를 드러냄으로써 국가의 경계를 넘어 전 세계에 번역 출간되며 세계의 많은 독자에게 읽히는 성과를 거두었다. (일부 발췌)
역사의 굴곡진 단면들까지 폭넓게 담아내고 있는 『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 아동청소년문학』.
핍박의 순간에도 꺾이지 않는 민족의 정신을 이어 오기 위해 아동문학에 헌신해 온 분들의 이야기에 경외감이 들기도 합니다. 익히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 외에도 아동청소년문학을 이어 오기 위해 노력한 역사적 사례가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하에도 여러 출판물들이 있었지만 특히 1946년 을유문화가가 세운 조선아동문화협회(이하 '아협')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을유문화사는 '민족문화 향상에 기여한다'는 목표 아래 국민 계몽운동을 전개하며, 어린이 문화운동을 위한 아동 서적을 출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협 그림얘기책' '아협 그림동산' '소파동화독본' 시리즈를 비롯해 『소학생』이라는 월간 어린이잡지까지. '일제 식민지 정책으로 소멸된 우리 문화와 역사 그리고 말과 글을 소생시키는 건국 사업'을 을유문화사는 해왔다고 합니다. 근현대를 잇는 선구적 역할을 한 그 노고에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어린이 청소년 문학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소장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린이날의 탄생부터
한국 그림책의 세계 진출까지
굴곡과 성장을 넘어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낼
아동청소년문학에 관한 집약서
100개의 키워드로 읽는
한국아동청소년문학
1910년부터 2010년까지 100년이라는 세월을 담아낸 만큼 이 책은 방대한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적정한 페이지를 유지해 누구라도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양장본으로 제작하여 소장 가치 또한 높습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나라 아동청소년문학의 역사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민족 말살 정책 속에서 힘겹게 꽃피워낸 우리의 문학이 불과 100년 만에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사실은 감동 그 자체입니다.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이 책의 개정 증보판이 앞으로 꾸준히 나와서 역사적 사료가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정갈하게 빛나는 책을 만들어주신 출판사 창비께도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인별그램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