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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할게요
클레어 헬렌 웰시 지음, 애슬링 린지 그림, 신대리라 옮김 / dodo / 2023년 4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605/pimg_7654101463883058.jpg)
내가 기억할게요
dodo 그림책 추천
사라져가는 기억,
켜켜이 쌓여가는 추억
클레어 헬렌 웰시 _ 글
애슬링 린지 _ 그림
도도 dodo _ 출판
기억이 희미해진다는 건 무서운 일이지요.
그러나 켜켜이 쌓인
사랑의 감정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비록 기억하지 못할지라도요.
사랑은 그냥, 사랑이니까요.
모든 것이 사라지고
기억조차 남지 않는다 해도,
사랑은 그렇게 오랜 시간 우리 곁에 남을 겁니다.
어떠한 모습으로든 말이지요.
『내가 기억할게요』 중에서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605/pimg_7654101463883059.jpg)
켜켜이
쌓아 올린 추억이
어느 날 사라져 버릴지 모를
기억의 빈자리를
대신해 줄 것을 압니다.
그러니
오늘,
이 하루를
사랑하는 사람과
더 애틋하게 보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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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할게요』는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와 더 많은 추억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손녀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뭉클해요. 마음 어느 자린가가 아파오기도 합니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을 더 소중하게 보내야 할 이유를 알게 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아이는 아직 어리지만 할아버지의 기억이 조금씩 흐릿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요. 맛있게 만든 샌드위치를, 아끼는 곰인형을 자꾸만 어딘가로 숨겨버리는 할아버지 때문에 속상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아이는 신발 끈 묶는 법을 잊어버려 선생님께 도움을 받았던 일을 떠올립니다. 잊어버리는 일이 얼마나 무섭고 두려울지 할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씩 헤아리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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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으로 놀러 갈 때면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아요. 요새도 만들고 성도 쌓아요. 할아버지는 뜰채의 왕이 되고, 아이는 조개껍데기의 여왕이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요. 그리고 밀려오는 바닷물을 바라봅니다.
할아버지를 꼭 껴안고 뽀뽀를 합니다. 함께 불가사리를 찾아다니고 웅덩이를 뛰어다니기도 해요. 그리고 밀려오는 바닷물도 바라봅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서로를 꼭 껴안은 채 밀물처럼 가득 밀려온, 오늘의 추억을 이야기합니다. 할아버지의 기억은 썰물에 밀려가 희미해졌지만, 여전히 할아버지를 사랑한다는 사실만은 변함없어요. 할아버지도 마찬가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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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할아버지의 기억이
마치 밀물과 썰물 같대요.
때로는 밀물처럼 생생하고 또렷하게 들이치다가도,
썰물처럼 기억이 빠져나가 희미해질 때도 있대요.
하지만 나는 알아요.
화창한 날
찰박이는 파도와
발을 간질이는 모래를 사랑하듯,
할아버지는 나를 자랑한다는걸요.
『내가 기억할게요』 중에서
기억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어느 날 기억이 흐릿해져 사랑하는 사람조차 알아보지 못한다면 그 절망과 슬픔이 얼마나 클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내가 기억할게요』에는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 곁에서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작고 예쁜 아이가 등장합니다.
할아버지가 이상한 행동을 할 때면 심술이 나기도 하지만 기특하게도 곧 할아버지를 이해합니다. 아이의 엄마도 등장을 해요. 아버지와 아이의 중간 지점에서 두 사람을 지키고 보듬어 주고 있어요. 할아버지와 손녀가 서로를 마음 깊이 헤아릴 수 있도록 말이지요.
하루가 다르게 노쇠해가는 아버지와 날마다 눈부시게 성장하는 딸을 보는 엄마의 마음은 어떨까요? 저에게도 자라나는 아이들이 있고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시기에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엔 책을 펼치기가 쉽지 않았어요.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가기에 마주하기가 두려웠습니다. 용기를 내어 책장을 넘기는 동안 깨달았어요. 우리의 삶은 결국 이렇게 흘러가리라는 것을. 아이가 자라는 동안 부모님은 또 저만치 멀어져 가리라는 사실을 말이지요.
책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마음 가득 밀물과 썰물이 교차되어 흐르는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유한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기억은 희미해질지라도 서로 사랑했던 시간은 사라지지 않음을 알기에 한 번 더 손을 잡아주고 한 번 더 눈을 마주해야겠습니다.
'지금도 기억을 잃어가는, 조금씩 더 잃어갈 사람들을 위해'.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해 이 책이 소중한 깨달음을 안겨주길 바라봅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605/pimg_7654101463883068.jpg)
서로의 시간이
하나로 이어지는 지점을
소중하게 쌓아갈 수 있기를!
혹여
누군가
기억을 잃어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한다 해도
함께 쌓아 올린 추억의 단층이
꺼져가는 기억의 어느 자리엔가 남아
사랑받고 사랑했음을
마음 가득 느낄 수 있기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한 솔직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