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틱낫한의 일기 - 나를 만나는 길 1962-1966
틱낫한 지음, 권선아 옮김 / 김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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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서포터즈 16기로 활동하면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젊은 틱낫한의 일기


나를 만나는 길 1962~1966

 

 작가_ 틱낫한

 출판_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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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가 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계속 살 수 있겠는가? 살기 위해서 우리는 매 순간 죽어야 한다. 우리는 삶을 가능하게 만든 폭풍우 속에서 거듭거듭 소멸되어야 한다. () 나는 계속해서 성장해야만 한다. 105페이지

 

젊은 틱낫한의 일기'셜록'으로 유명한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제작하고 내레이션을 맡은 영화 <나를 만나는 길 Walk with me>에 책 속 문장이 소개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틱낫한 스님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일기를 통해 전해주고 있습니다. 미국 프린스턴과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연구하던 시절(1962~1963), 베트남으로 돌아와 평화 운동에 헌신하던 중 세계에 평화를 호소하기 위해 조국을 떠나기 직전(1964~1966)까지 쓴 스님의 일기를 엮은 책이지요.

 

안타깝게도 틱낫한 스님은 남과 북 가운데 그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오직 평화를 원했다는 이유로 39년 동안 조국 베트남으로 돌아가지 못하셨습니다. 20221월 입적하시기 전까지 한 평생 평화를 위해 헌신하시며 '참여 불교'를 설파하신 스님의 가르침은 종교를 떠나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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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이라도 스스로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 볼 것


 

숲은 매우 넓었고 우리는 아주 작게 느껴졌다. 나는 우리가 전혀 대수롭지 않은 존재라는 느낌을 극복하기 위해서 그렇게 크게 소리를 질렀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과거에 우리에게 강요되어 온 수많은 사회적 관습에서 해방되기 위한 하나의 몸짓이기도 했다. () 우리는 사회적 규제를 산산조각 내기 위해, 그리고 우리가 자유롭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 달리고 소리쳤다 40페이지

 

나는 전쟁터가 되었다. 폭풍우가 끝날 때까지 내가 살아남을 것인지를 알 수 없었다. 육신의 삶이라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핵심 자아라는 더 깊은 의미에서 말이다. 나는 파괴에 파괴를 거듭 경험했다. () 마침내 폭풍우가 지나가자, 내면의 단단한 층들이 부서져 있었다104페이지

 

틱낫한 스님의 서른 중후반 정도의 삶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깊은 사유를 안겨주리라 생각합니다. 서른에서 마흔 즈음의 우리는 어떤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각자 처한 상황과 위치는 다르지만 생을 살아간다는 대명제는 동일합니다.

 

살아가는 동안 단 한 번만이라도 스스로를 증명해 내기 위해 노력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증명이 아닙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기 위한 증명, 스스로를 제대로 알기 위한 증명이지요. 서른 즈음 그 과정을 거친다면 마흔 이후의 삶은 좀 더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본연의 모습을 깨달아가는데 나이는 상관없습니다. 단 한 번만이라도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중요하겠지요. 처연하고 처절하리만치 냉철한 스님의 시선을 따라 그 과정을 밟아보고 싶습니다.

 

 

 

 

 


 

삶을 더 깊게 누리게 해 줄 자양분이 있나요?

 

얼음같이 찬 겨울은 어리고, 여리고, 불안한 모든 것에게 가혹하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젊음의 불확실성을 넘어 성장해야 한다. 성숙함과 결연함이 필요하다. () 조국은 지독한 폭풍을 뚫고 나아가려고 한다. 탐욕을 채우기 위해 무력에 의존하는 이 억압 체제는 너무도 많은 불의를 낳았다. 82페이지

 

고국의 전쟁과 독재 정부의 탄압 속에서도 내면의 성찰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 틱낫한 스님. 세상의 고통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참여 불교'를 전파하기 위한 위대한 발걸음의 서막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내면의 평화와 사랑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고요와 평온을 유지할 수 있을 때, 세상을 향한 그 어떤 외침도 진실하게 가닿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스님의 가슴속에서 결코 꺼지지 않는 하나의 불꽃, 희망과 꿈을 키워주는 영적인 자양분. '프엉보이' 사원을 떠올려봅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을지언정 마음에서는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성스러운 그곳. 프엉보이를 향한 스님의 절절한 마음이 책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더 깊이 있게 누리게 해줄 '프엉보이'같은 곳을 하나쯤은 마음에 품고 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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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베트남을 위한 스님의 위대한 행보

 

 

베트남은 갈라졌다. 전쟁은 믿음과 희망 그리고 과거의 모든 생산적인 노력을 모두 파괴했다. 사람들은 선한 의도를 가진 모든 행동과 약속된 모든 것을 의심했다. 종교는 통합과 사회적 책임에 영감을 줄 수 있는 유일하게 남은 기관이었다172페이지

 

베트남의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스님의 행보는 그 자체로 끝없는 고행입니다. 언제 평화를 맞이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스님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주저하지도 않습니다. 안으로는 마을 재건 사업을 추진하며 베트남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입니다. 밖으로는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베트남의 평화를 위해 헌신합니다.​​

 

 

 

시대의 어른으로

 위대한 스승으로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준

 틱낫한 스님의 젊은 날의 기록을

 만나 볼 수 있는 젊은 틱낫한의 일기

 

 스스로를 증명해 내고 싶다면

 내 안의 질문에 답을 찾아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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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문장. 덧붙인 생각들.

 

 

이곳에 올 때 책 몇 권을 가지고 왔는데 읽을 시간이 없다. 숲이 이토록 고요한데, 호수가 이토록 푸른데, 새들의 노래가 이토록 맑은데 내가 어떻게 책을 읽을 수 있겠는가? 어떤 날 아침에는 내내 숲속에 머문다. 나무 아래를 느긋하게 걷고, 부드러운 이끼 위에 누워 팔짱을 낀 채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런 순간들에 나는 다른 사람이다. 아마도 '진정한 자아'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리라. 나의 지작, 느낌, 생각은 뉴욕에 있을 때와 같지 않다. 이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더 밝고 기적 같다!​ 15페이지

 

_자연의 깊은 고요 속에 둘러싸여 있는 동안 책에 내어줄 시간이 없다는 스님의 말씀이 놀라웠습니다. 때론 경쟁적으로 책을 읽습니다. 책이 아닌 다른 것에 마음을 내어보지 못했던 날들을 떠올려 봅니다. 책 속 세상이 아닌 눈앞에 펼쳐진 진짜 세상을 느긋하게 바라본 적이 언제였는지 되짚어 봅니다. 세상의 모습에, 변해가는 자연에 마음을 내어보고 싶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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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했습니다. "진리와 같은 화려한 이름을 가졌으니 더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신은 내가 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진리가 물었습니다. 나는 다시 진리를 바라보며 추하지 않다고 인정해야만 했습니다. 그러자 진리가 물었습니다. "이제 당신이 나를 보았으니 오늘 밤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나는 근엄하게 대답했습니다. "배고플 때 먹겠습니다. 고단할 때 자겠습니다." 52페이지

 

_진리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배고플 때 먹고 고단할 때 자는 것처럼 때로는 단순한 진리가 삶을 가치있게 이끌어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배고프지 않은데도 먹느라 잉여 부산물이 몸에 축적됩니다. 고단할 때 쉬지 않아서 여기저기 잔고장이 납니다. 삶은 단순합니다. 삶의 진리를 따라야 할 이유가 명확합니다.

 

 

 

 

베트남 전쟁이 확전되고 있다. 고국의 사람들은 궁지에 몰렸다.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고, 나라는 화염에 휩싸인 채 두 동강이 났다. 프엉보이조차도 안갯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서로가 있는 한 우리는 결코 혼자일 수 없다. 우리는 버림받은 사람들과 함께 서기를 원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가끔씩이라도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생각하기를 바란다. 그들을 동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 대해 생각했으면 하는 것이다. 고통받는 사람들은 동정을 바라지 않는다. 그들은 사랑과 존중을 원한다97페이지

 

마음의 어두운 고립을 쫓아버리는 가장 좋은 처방은 삶의 고통과 직면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불안과 불확실성을 공유하고 그것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외로움은 거짓된 껍데기 속에 자신을 가두는 데에서 기인한다195페이지

 

나는 내일이 무엇을 가져올지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할지라도 내 친구들은 그들의 믿음을 빼앗기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믿음은 흔들리는 토대나 신비한 이해에 바탕을 두고 쌓아 올린 것이 아니다. 그것은 무조건적인 사람의 힘에 대한 믿음이다. 그것은 그 어떤 보답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리고 심지어 배신을 당해도 흔들리지 않는다223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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