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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12 ㅣ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이혜영 그림 / 국일아이 / 2022년 10월
평점 :
나의 첫 탐정,
셜록 홈즈를 다시 만나다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쯤은 명탐정 셜록 홈즈를 만나게 됩니다. 책이나 영화, 혹은 누군가의 이야기 속에서 종종 이 탐정을 만나게 되지요. 제가 그를 만난 건 아마 초등학생(국민학생) 때였을 거예요. 그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빡빡한 줄글로 된 책. 낡고 빛바랜 세계명작 스무 권과 위인전 스무 권 속에 셜록 홈즈도 있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책을 덮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조마조마하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도무지 결말까지 다다르지 않고는 궁금해서 견딜 수 없던 이야기들. 그림 하나 없는 책이었지만 읽을수록 상상이 더해져 몹시도 무섭고 또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묘한 긴장감에 재미까지 더해져 결국 다 읽게 되는, 그게 바로 셜록홈즈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어린 저에게는 다른 어떤 책보다도 흡입력이 강했던 책. 스토리텔링의 끝판왕을 그 시절 만나게 된 셈이지요. 얼마 전 어린이 버전의 셜록홈즈 알게 되었답니다. 국일아이 『명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6학년인 아이를 생각하니 안 읽어볼 수가 없겠더라고요. 몇몇 시리즈 책을 소장하는 데 재미를 붙인 아이에게 좋은 선물이 되어줄 것 같았거든요. 벌써 13권까지 나왔다고 하는데 모르고 있었어요. 일단 최신간 먼저 읽어보는 걸로 :)
셜록 홈즈를 처음 만나는 아이들을 위한 친절한 소개가 먼저 등장합니다. 무려 1887년 아서 코난 도일이 추리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등장한 셜록 홈즈는 어른인 제가 생각해도 대단한 소설 주인공이 아닐까 싶어요. 호기심을 자극하면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추리의 끝판왕을 만나게 될 아이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것 같아요. '사건의 열쇠를 찾아 눈부신 활약'을 선보일 홈즈의 어떤 이야기들이 등장할까요.
두둥~~ 셜록 홈즈의 시그니처를 책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저의 첫 탐정에 대한 향수를 스멀스멀 되살아나게 해주는 반가운 대목이었답니다.
반드시 알아야 할 홈즈와 왓슨에 대한 소개가 먼저 등장합니다. 각 이야기별 핵심 등장인물 소개를 읽으며 대략적인 이야기를 파악해 보는 것도 재미있지요.
녹주석 보관, 블랙 피터, 토르교 사건 등 총 세 가지 이야기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전부 소개해 드리고 싶지만, 얼마 간의 스포를 하지 않고는 이야기를 진행할 수 없어 첫번째 이야기를 중심으로 소개해 드릴까 해요.
책 속으로 ~ '녹주석 보관'
사건은 홀더씨가 이 녹주석 보관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집으로 가져 가면서부터 시작됩니다. 집안에서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녹주석 보관. 과연 누가 범인일까요? 이 사건을 이야기하기 위해 홀더 씨 주변 인물에 대한 묘사가 이어지는데요, 이미 이때부터 긴장감이 맴돌기 시작합니다. 집중해서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동안 과연 누가 범인일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더라고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지만 탐탁지 않은 아서 홀더, 아서의 절친이자 평판이 좋지 않은 조지 번웰 경, 홀더씨의 수양 딸 메리, 어린 하녀 루시까지 이들 모두 녹주관 보관이 없어지던 날 밤의 행적은 수상하기만 합니다.
한 토막의 영화 장면처럼
길고 복잡한 이야기를 담은 발자국
'한 토막의 영화 장면처럼 길고 복잡한 이야기를 담은 발자국'이란 표현에 감탄 또 감탄! 과연 이 발자국 속에 담긴 이야기가 무엇일지 몹시도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이 발자국들로 기가 막힌 추리를 해낸 셜록 홈즈의 혜안을 알고 나면 또 감탄할 수밖에 없지요. 좀 더 자세한 추리 과정과 결말은 책을 읽으실 독자분들을 위해 생략하고 여기까지만 소개하겠습니다.
- 홈즈에겐 범죄를 수사함에 있어 나름의 공식 같은 것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을 하나씩 제거하면, 마지막 남는 하나는 아무리 믿을 수 없는 것일지라도 분명한 진실이다'라는 것입니다. 국일아이, 『명탐정 셜록 홈즈』 p.79
세상을 살아가는 진리까지 자연스레 녹아들어 간 탐정 이야기.
국일아이의 어린이 버전으로 만난 『명탐정 셜록 홈즈』 는 원작과 같은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전개 방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풀어내려는 노력이 엿보여 흐뭇하게 읽을 수 있었어요. 현재 13권까지 출간된 이 시리즈는 모두 개별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어느 권을 사서 읽어도 상관없답니다.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
흥미로운 스토리에 곁들여진 그림을 좀 보세요.
마치 영화처럼 디테일한 감정의 표현들이 현장감과 긴장감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목차를 읽고 그림을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긴장감 백배! 스토리와 잘 접목된 그림들은 사건을 함께 추리해나가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두 번째 이야기에 등장하는 하나의 그림이 다소 충격적이었어요. 이미 글에서도 끔찍한 장면이 연상되는데, 마치 확인 사살을 하듯 그림으로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어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싫더라고요. 이 책이 어린이 책으로 출간되었기에 표현의 수위가 조금은 더 신경 쓰였던 것 같아요. 물론 더한 자극에 노출되는 것이 다반사인 요즘이지만, 또 이런 장면에 신경 쓰지 않을 부모님도 계시겠지만, 책 속에서 만난 끔찍한 장면이 각인되지 않도록 저는 일단 이면지로 가려놓았습니다.
이 부분만 빼고는 아쉬울 게 없었던 국일아이 명탐정 셜록 홈즈. 어른인 제가 읽어도 흥미롭게 빠져들 수 있었답니다. 아이도 물론 재미있게 잘 읽었고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그와 함께 여러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본 시간. 이 책은 단순히 활자를 읽는 게 아니라 주인공과 함께 '추리'해 나가는 과정에서 무한한 상상력과 호기심을 펼치기에 충분하답니다.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도 여전히 반가운 셜록 홈즈. 저의 첫 탐정이 되었듯 아이에게도 잊지 못할 최고의 탐정이 되어주길 바라봅니다.
_ 해당 출파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