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채우는 인문학 - 문득 내 삶에서 나를 찾고 싶어질 때 백 권의 책이 담긴 한 권의 책 인문편
최진기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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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채우는 인문학

문득 내 삶에서 나를 찾고 싶어질 때

최진기 지음 / 이지퍼블리싱 펴냄

- 한 권의 책에서 만나는 100권의 인문학 이야기 -

불완전했던 이십 대를 지날 땐 서른만 되면 어느 정도 근사한 사람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커리어 면에서든 경제적으로든. 십 년을 더 살아 마흔 해를 넘어가고 있는 지금 깨달은 게 있다.

삶은 어느 한순간도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 살아간다는 건 늘 불분명하며 불완전함의 연속이라는 것 말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매 순간을 '처음' 살아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 이 나이는 누구나 '처음'이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대부분 잘 살아내고 있다. 속은 어떠하든

 겉으로는 그런대로 잘 버텨내고 있는 듯하다. 종종 길을 잃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때면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부딪쳐도 보고 외면도 해본다.

저마다 나름의 해결책을 강구할 텐데 나 같은 경우 결국에는 책을 찾게 된다.

 

누구나 살다 보면 책 한 권 꼭 필요한 순간이 있다

나를 지탱하고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마음 깊은 곳에 꽂아 두었던 책 한 권, 그건 인문학이었다

 

『나를 채우는 인문학』, 최진기

 

 

『나를 채우는 인문학』이라는 한 권의 책 속에는 무려 100권의 인문학 도서가 수록되어 있다.

도서 기획 2년, 추천도서 선별 기간 1년, 집필 기간 1년!

인문학 강사 최진기는 독자를 위해 집필을 시작한 이 책 덕분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한다. '사실은 저에게 쓴 글이었습니다'라는 띠지에서부터 나는 이미 책을 신뢰한 것 같다.

책을 구매하는 족족 다 읽지도 못하면서 결국에는 또 다른 책을 사고 만다.

읽고 싶은 책이 쌓여 갈수록 정리벽에 부딪쳐 골머리를 앓곤 하는데 그래서 내린 결론.

다시 꺼내 읽을 것 같은 책과 내 아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만 남겨두고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하기로.

예전에는 층층이 쌓인 책들 속에 갇혀 사는 게 좋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꼭 소장하고 싶은 책만 아껴두고 싶다.

내 마음이 이렇기에 최진기 작가의 마음도 진실되게 와닿았다. 그가 기획하고 선별하고 집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책들을 고르고 또 골랐을지를. 마침내 나를채우는인문학 속에 수록된 책들은 얼마나 반짝반짝 빛날지를.

 

백 권의 인문학 도서를 담고 있기에 책은 550페이지에 육박한다. 적지 않은 분량이다.

분량의 압박에 첫 장을 넘기기까지 약간의 부담감이 있었는데 막상 읽기 시작하면 흥미롭게 빠져든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0가지 주제하에 각 주제별로 10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사랑, 직장, 사회, 마음, 음식, 여행, 미술, 교육, 역사, 인물'을 주제로 한 책 들인데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다.

현재 자신의 상황에 맞춰 원하는 주제를 골라 어디서부터 읽든 상관없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지점이다.

처음에는 순서대로 읽기 시작하다 '교육' 파트로 훌쩍 건너뛰어 읽었다.

앞서 추천한 도서들을 보고 있자니 현재 나의 최대 관심사인 교육 파트를 더 빨리 만나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며칠 있으면 첫아이가 3학년이 되고 작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한글 떼는 것만 봐도 두 아이는 공부하는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아직까지는 기초적인 부분들을 직접 가르치고 있다. 교육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게 아니다 보니

공부의 ' 정도'와 객관적인 '기준'에 대해서 늘 고민하곤 하는데 해답이 될 만한 책을 찾은 것 같다.

『나를 채우는 인문학』에서 소개한 책 중 「EBS 학교란 무엇인가」를 우선적으로 읽을 예정이다.

한정된 페이지 안의 소개 글만 읽었을 뿐인데 속이 뻥 뚫리고 복잡한 생각들이 명쾌하게 정리되는 느낌이다.

아이가 3학년이 되는 시점에서 잠시 혼란스러웠던

 복습과 예습에 대한 고민부터 한 방에 정리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나는 또  

얼마나 많은 교육서들 속에서 헤매었을지. 집에 두고도 챙겨 읽지 않았던(엉엉 ㅠㅠ) 추천 도서부터 읽기 시작해야겠다.

 

 

쏟아지는 수많은 책들 속에서 광고에 휘둘리지 않고, 고민 없이 뽑아 들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최진기 작가는 추천도서가 어떤 책인지 명확하게 알려주고 확장해서 읽을 수 있는 책들까지 곁들여 놓았다.

그의 책 소개는 맛깔스러우면서 과장되지 않았다. 분명 개인의 취향이 반영되었을 텐데 감정적이지 않다.

주관적이지만 객관적으로 느껴져 신뢰가 간다. '음~ 믿고 한 번 읽어 봐야겠는 걸'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치 옆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구어체 문장들은 분량의 부담을 내려놓게 만든다. 때로는 살갑고 따뜻하기까지 하다.

주제별로 차이가 있지만 서너 권의 책을 심도 있게 소개해 주고 나머지는 서평으로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백 권의 책이 『나를 채우는 인문학』 한 권 속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든든하다.

 

 

 

오늘 내가 처한 상황이 다르고 내일의 내가 다르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현실 속에서 스스로를 제대로 붙들고 살려면 명확한 기준과 강건한 의지가 필요하다.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는 동안 지칠 대로 지쳤더라도

곁을 내어주는 다정한 책 한 권 있다면 그래도 다시 살아갈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몸에 병이 생기면 약 처방을 받듯

마음에 병이 생기면 책 처방을 받자!

책을 좋아한다면

책 속에 길이 있다 생각한다면

책에 기댈 줄 안다면

문학 강사 최진기가 추천하는 100권의 인문학 책들을 찬찬히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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