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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의 민낯

단절된 기성세대와 청춘세대 사이의 오해과 소통 가능성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청춘세대로서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다.


* 소소한 하루

봄을 맞아 연애를 하고 싶어지는 사람들, 그리고 아직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에 그냥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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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좀 많습니다 - 책 좋아하는 당신과 함께 읽는 서재 이야기
윤성근 지음 / 이매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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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히 내가 언제 최초로 책을 펼쳐서 읽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책 읽기를 좋아했던 나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언제나 책을 손에 쥐고 있었다. 어디를 가더라도 나는 가방에 책 한 권은 넣어서 다녔으며, 책 없이는 어디를 가지도 않았다. 책 읽기는 그렇게 26년의 내 삶의 기둥이 되어왔다. 책 없이는 이 인생이 없었고, 책이 있기에 이 인생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책을 꾸준히 읽는다고 하더라도 내가 막 전문가처럼 어려운 책을 독파하는 것은 아니다. 고전 중 열심히 읽었다고 말할 수 있는 건 마키아밸리의 <군주론>과 <논어> 두 권밖에 없고, 그 이외에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과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같은 도서가 있다.


 그 이외에도 몇 권의 책이 있는데, 대체로 대학 수업을 통해서 우연히 읽게 되었거나(군주론) 그저 읽었던 책에서 소개한 책(논어), 혹은 서평단 활동을 통해 만나게 된 책이었다. '책을 좀 읽는다.'고 말하는 입장에서 부끄럽지만, 나는 독서 편식이 상당히 심한 편이다. 나는 내가 끌리는 책이 아닌 이상, 아무리 잘 팔리는 책이라도 읽지 않는다. 그냥 읽어보고 싶은 책만 언제나 읽는다.


 그래서 나는 지금 블로그를 운영하게 우연히 접하게 된 여러 도서 서평단 활동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독서 편식이 강한 내게 좀 더 다양한 책의 맛을 맛볼 수 있게 해주었고, 미처 내가 좋아하는지 몰랐던 책의 맛을 맛보고 공유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단지 우물 안의 개구리였던 내게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맛의 책을 만나는 일상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얼마 전에 책을 읽고 글을 쓰던 중에 '한 번도 글을 쓰는 것이 싫은 적이 없었니?'이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아니요.'이다. '예'라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쓸 때 종종 '이건 어떻게 글을 써야 할까?' 고민하다 '아, 이건 글로 쓰기 귀찮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은 비슷하지 않을까?


 오늘 쓰는 글도 몇 번이나 쓴 글을 지우고, 다시 쓰는 일을 반복하면서 쓰고 있다. 이 글은 알라딘 서평단 활동을 통해 만나게 된 <책이 좀 많습니다>이라는 책을 소개하기 위해서 쓰게 된 글인데, 글을 쓰기 전에 미리 노트에 정해둔 느낌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키보드가 텍스트를 입력하고 있어 상당히 놀라고 있다. 그래서 글을 몇 번이나 지우다가 그냥 막연히 두드리고 있을 뿐이다.


 <책이 좀 많습니다>이라는 도서는 헌책방을 운영하는 저자 윤성근 씨가 헌책방을 통해 만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평범히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도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역시 책을 배치할 곳이 부족해 고민하는 모습부터 책을 대하는 자세 모두가 '역시'이라는 느낌이었다.



 책은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책을 만나는 사람도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법이다. 그래서 헌책방 같은 곳에 들러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독특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법인데, <책이 좀 많습니다>는 그 이야기를 편하게 읽어볼 수 있었다. 아마 나만 아니라 책을 좋아하는 다른 사람도 상당히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 책의 소재로 사용된 헌책방을 하다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과거 재미있게 읽은 <비블리아 고서당의 사건수첩>을 떠올릴 수 있었다. <비블리아 고서당의 사건수첩>은 고서점을 운영하는 고우다 다이스케와 시노미아 시노부가 헌책을 팔려오는 사람의 이야기에 엮이게 되는 소설인데,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추리 소설이었다.


 <책이 좀 많습니다>는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그들이 책에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읽는 건 <비블리아 고서당의 사건수첩과> 즐거움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책, 나도 '책' 하면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여기서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역시 책 좋아하는 사람 중에서 특별한 한 책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이야기가 없는 사람은 없는 듯했다.


 나는 <책이 좀 많습니다>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나만의 서재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어느 책벌레나 꿈꾸듯이 나도 나만의 서재를 갖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그 꿈을 위해서는 돈을 모을 필요가 있지만 대체로 책을 구매하느라 돈을 잘 모으지 못한다. 책에서 읽은 아래의 말이 정말 공감 가는 이유는 그래서였다. 아마 다른 책 바보도 비슷하지 않을까?


 위대한 책벌레들의 우상 릭 게코스키(Rick Gekoski)가 한 말이 맞다. 책 많은 사람치고 넓은 집에 사는 이가 없고, 넓은 집에 사는 사람이 책 수집가가 될 가능성은 많지 않은 모양이다.


 뭐, 지금 이 글을 마지막으로 편집하게 되는 내 책상 뒤에 있는 3단과 2단 책장 두 개를 살펴보면 일반 도서와 함께 내가 읽는 라이트 노벨이 정말 많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책의 수가 수납 가능한 수를 넘었기에 가지런히 꽂아두는 것은 포기하고, 눕히거나 이중으로 꽂거나 등 여러 방식을 통해 책을 보관하고 있다. 정말 좀 더 넓은 공간에 책장을 두고, 정리하고 싶다. 언젠가는.


 글이 어떻게 시작했는지도 잘 모르겠고,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나와 같은 책벌레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잠깐이나마 즐거웠다고 말하고 싶다. 책 <책이 좀 많습니다>에서 만날 수 있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가까운 서점이나 도서관을 찾아보자. 책을 좋아하는 우리는 다른 사람이면서도 정말 닮았다. 아하하. (아니, 난 오타쿠인가?)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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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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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이 글을 쓰는 3월 3일은 밖에서 고요히 비가 내리고 있다. 조용히 책을 읽으면서 깊숙이 생각하기 좋은 이런 날씨에 나는 책장에 꽂힌 <금요일엔 돌아오렴>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금요일엔 돌아오렴>이라는 책은 작년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사고의 유가족 육성기록이 담긴 책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블로그 활동으로 하는 한 서평단의 활동 때문이었다. 좀 더 일찍 이 책을 읽어볼 기회가 있기도 했었지만, '도저히 책을 읽을 자신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나는 일부러 그 기회를 포기했었다. 도무지 책을 읽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너무 힘들 것 같았다. …….


 그런데 만나게 되는 인연은 항상 찾아오는 법이라고, 한 번은 피했던 그 책을 이렇게 다시 만나서 읽게 되었다. 책을 펼쳐 읽기 전까지도 나는 '너무 아플 것 같아서 읽고 싶지 않다.'이라는 마음과 '그래도 읽고, 글을 이야기하는 게 내 역할이다.'이라는 마음이 더해지면서 책의 무게가 정말 무거웠다.


 그런 무거움 속에서 나는 책을 펼쳐서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나는 도저히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없어 그만 멈추고 말았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너무 안타까웠다. 책을 읽는 동안 연신 훌쩍이는 코를 휴지로 닦아야 했고, 눈물이 맺혔다가 흘러내리는 것을 도저히 조절할 수가 없었다.


 <금요일엔 돌아오렴>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무능한 우리 정부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화가 나는 것보다 유가족의 이야기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 점점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세월호 유가족은 여전히 정치적으로 이용만 되고 있을 뿐, 제대로 된 배려와 대책이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인양 문제는 여전히 논란이 되는 문제다. 특히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와 함께 정치적으로 세월호 사건이 이용되면서 이미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고 말았다. 지금은 그저 몇 명의 유가족이 세월호 인양을 요구하는 것과 적은 시민의 관심, 그리고 메마르지 않은 눈물이 가까스로 남아있을 뿐이다.


 나는 <금요일엔 돌아오렴>의 책을 펼쳐 읽다가 도저히 계속 책을 읽을 수 없어 이렇게 글을 먼저 쓰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이 책을 읽어보세요. 정말 우리가 꼭 읽어야 합니다. 세계에서 우리 한국처럼 이렇게 바보 같은 나라가 또 있을까요?'이라는 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한 영향력을 가지기도, 글을 잘 쓰지 못하는 내가 겨우 블로그에 이 글을 올리는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늘 블로그를 방문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블로그 글이 공유되는 SNS를 통해 한 사람이라도 더 여전히 현재진행형 문제를 볼 수 있으면 충분하다.


"처음 후지TV 기자가 인터뷰하자고 연락했을 때는 안 하려고 했어요. 산 애들은 그렇게 한다지만 죽었는데 인터뷰 하면 뭐하나. 그리고 지난 기억들 다시 떠오르는 게 싫었거든. 그런데 기자란 분이 '생존학생들이 하는 말이 반장이 선장 역할을 다 했다, 걔 떄문에 살았다, 그래서 학생들이 너무 많이 울더라' 그러더라구. 어차피 딸은 죽어서 살아오지 않지만 그런 일은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게 괜찮지 않겠나 싶어 인터뷰에 응하게 됐지. 일본 입장에서는 이웃나라 일일 뿐이고 자기네하고는 아무런 관련도 없잖아. 그런데 사람들은 열과 성의를 다해서 보도해주더라구. 우리나라 같이 이런 게 아니야. 해설위원하고 기자들이 진지하게 대화를 많이 하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솔직한 말을 다 하더라구. 우리나라는 감추기에만 급급한데…." (p57)


 위에서 인용한 두 개의 글은 <금요일엔 돌아오렴> 책을 펼치면 먼저 읽어볼 수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 중 일부분이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지난해 볼 수 있었던 우왕좌왕하는 우리나라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전원구조부터 시작해서 현장을 방문한 정치인의 행동과 말까지 스르륵 지나갔다.


 하지만 어느 것도 지켜진 것이 없었다.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은 일부 세력에 의해서 자식으로 맹목적으로 돈을 번다는 식으로 유족을 비판하는 색을 띠게 되었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인사들이 말한 세월호 대책과 안전 불감증을 비롯한 인양에 대한 논의도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


 이러니 우리가 어떻게 정부를 믿을 수 있겠으며, 정부를 신뢰하면서 그들의 정책을 지지할 수 있겠는가. 아직 우리는 세월호 사건이 보여준 우리나라의 거짓된 모습을 바꾸지 못했고, 그저 일부 사람들에 의해서 조금씩 무뎌지고 있을 뿐이다. 세월호 기사에 연예인 뉴스가 덧칠되어 점점 잊히고 있다.


"이웃들은 아직도 안 끝났냐고 해. 그러면 설명을 다 해주지.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어떻게 끝내냐고. 그런데 바깥에서는 그게 아닌가봐. '너희들 보상 많이 받았잖냐. 너희들 10억씩 받았는데 더 받으려고 그런 거 아니냐?' 이런 말 나오면 기가 막히지. 보상의 보자도 모르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얘기하고 나면 그제서야 사람들이 아, 그랬느냐고 해. 언론 플레이가 진짜 무서운 거야. 우리도 사고 나기 전엔 언론에 나온 거 다 믿었어, 100퍼센트. 그런데 직접 당하니까 하나도 믿을 수 없는 거야. 왜 이렇게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야당도 못 믿으니 유가족 힘으로 다시 뭉쳐보자고 했어.

사실 유가족들도 지금 많이 지치긴 했어. 벌써 몇 개월이 지난 거야. 유가족들도 반반이지. 끝까지 가자는 사람도 있고, 우리가 정부를 싸워 이기겠느냐, 계란으로 바위 치는 거다 하는 사람도 있지. 너무 힘드니까. 근데 누구 하나 이탈하는 사람은 없어. 그렇게 힘들어도 같이 가는 거지. (p63)


 세월호와 돈의 문제는 지금도 떼어 놓고 말할 수 없는 문제가 되고 있다. 그 많은 국민 성금이 다 어디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정부는 '비용 문제'를 거론하면서 세월호 인양2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 이는 이탈리아의 세월호 사건과 너무 비교되는 모습이다. 이러니 나라에 정이 떨어질 수밖에!


 우리나라가 세월호 사고 이후 한 것은 세월호 문제를 이용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여당이나 야당이나 그저 똑바로 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세월호 진상과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항의하자 "유가족이면 가만히 있으라." 하고 고함만 치는 정부 수준에서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서울시에서는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에게 천막을 제공해줬다는 이유로 박원순 시장을 경찰이 입건해서 조사하고 있다. 겨우 이 수준이다. 태극기 달기 운동을 생각하는 대한민국이 돌아가는 수준이 겨우 이 정도 수준이니 대체 무엇을 바랄 수 있겠는가? 불통, 고집, 외면, 은폐, 조작. 다섯 개뿐이다.


장례식장에서 엄마가 마지막으로 동생 얼굴 보라고 그랬는데 무서워서 못 봤어요. 부어 있는 동생모습이 다시 보기 싫어서, 그래도 마지막이니까 봐야 하는데 못 보겠는 거예요. 그러고 내가 왜 장례식장에 있어야 하나 그것도 싫고, 사람들 우는 것도 짜증나고... 장관이나 그런 사람들이 장례식장으로 보낸 화환을 집어던졌어요. 부하들 시켜 꽃 보낸 것도 싫고 슬픈 마음도 없는 것 같은데 그냥 꽃만 냅다 던져주고 힘내라고 그러는 것 같아서 기분 나쁘고. 또 '이제 네가 큰언니니까 엄마 아빠 잘 돌보고 잟해야 한다'라는 말들도 싫고. 어쩌다가 이런 날에만 오는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니 자기들이 뭔데 나한테 그러나 싶고. 저한테 무책임한 말들을 하는 게 싫었어요. 힘내라는 말도 짜증났어요, 위로도 안 되고. (p89)


 이 이야기를 읽은 이후 나는 도저히 <금요일엔 돌아오렴> 책의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못한 채, 바로 글을 쓰기로 했다. 글을 쓰는 것도 그냥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뿐인데, 지금 키보드를 두드리는 이 순간에도 마음이 너무 아련하다. 이 아픔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먹먹하다.


 한 번은 '도저히 책을 읽을 자신이 없다.'고 생각해서 읽을 기회를 피했었지만, 다시 내 앞에 놓인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고 있자니 그냥 이게 내 운명인가 싶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다른 사람처럼 세월호가 가진 가슴 아픈 이야기를 외면했을지도 몰랐을 테니까.


 단순히 '꼭 책을 읽어보세요. 우리가 알아야 하는 이야기입니다.'이라고 말하면서 책을 권해주고 싶지는 않다. 마음으로 읽지 않는 건, 읽지 않는 것보다 못할 테니까. 대신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우리의 아픔입니다. 왜 아직도 모른 척하시나요?' …이라고.


 글을 마무리하려는 오후에도 오늘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읽는 동안 느꼈던 감정이 이 비 때문에 더 강하게 느껴진다. 이 비가 마치 세월호 유가족의 눈물인 것 같고, 당시에 울었을 희생자의 눈물 같고, 글을 쓰는 내 눈에 맺힌 눈물 같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눈물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아픔에 익숙해지면서 잘못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며 체념하고 있다. 거리에는 현 정부를 비판하는 풍자 포스터가 뿌려지고, 경찰은 그 범인을 잡아서 취조를 한다. 도대체 우리는 어떤 나라에서 사는 걸까?


 <금요일엔 돌아오렴>은 특정한 정치적 목을 가진 책이 아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아픔을 견디는 부모와 그 가족의 이야기와 아픈 눈물을 함께 흘리면서 기록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에서 흐르는 눈물은 우리의 눈물이며, 책에서 제시한 과제는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비 오는 오늘의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해본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우리 마음속의 우중충한 비가 계속 내리게 하는 것일까……?' 하고. 유독 오늘 손에 집은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진다. 그리고 글을 쓰기 위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손이 떨린다. 아아…… 젠장.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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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서, 다가오는 봄을 맞아 읽어보고 싶어지는 제목과 표지를 가진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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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
이동진.김중혁 지음 / 예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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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스마트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이 책을 비롯한 여러 콘텐츠를 접하는 방식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나는 아직 종이책의 질감을 좋아해서 종이책을 고집한다. 주변에서 전자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지만, 나는 도저히 불편해서 읽을 수 없었다.


 또한, 이제 책은 전자 문서로 읽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말하는 언어로 읽을 수도 있게 되었다. 오디오 책 같은 것이 아니라 팟캐스트라는 하나의 통로를 통해 개인 라디오 방송처럼 색다르게 책의 내용에 접근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아마 이동진의 <빨간책방>이 그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그런데 전자책과 종이책 두 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선호하고 한 가지를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이런 팟캐스트도 선호하는 사람과 불편해하는 사람이 나누어진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팟캐스트 방송에 익숙하지 못해서 불편해하는 사람이다. (들으려고 해보았는데, 도저히 무리였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라이트 노벨 장르는 일본 원서로 구매할 때 종종 '드라마 CD'라고 해서 애니메이션과 달리 성우들의 목소리로만 들을 수 있는 연기 이야기가 있다. 이 '드라마 CD'는 목소리만 있어도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머릿속에서 바로 소설 속 혹은 애니메이션의 이미지가 그려지기 때문이다. (좋아하기도 하고.)



 그러나 팟캐스트는 '자기들끼리 왜 이렇게 웃고 떠들고 난리지? 도저히 들을 수가 없어.'이라는 느낌이라 도저히 들을 수가 없었다. 뭐,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편차라 어쩔 수가 없는데, 두 번이나 시도했음에도 나는 두 손 두 발 다 들어야 했다. 아무래도 과거 트라우마 때문인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한때 W 출판사 서평단 활동 부분에서 팟캐스트 방송을 듣고 글을 쓰는 부분을 제외해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덕분에 두 번째 지원때에는 선정이 되지 않은 것 같았는데, 이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한국어를 쓰는 사람들이 목소리로만 떠드는 건, 왜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는지.


 아무래도 나는 아직도 놀림을 받던 과거 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 같다. 책으로 읽는 건 어떤 사람의 이야기라도 대체로 잘 읽는 편이지만, 문장 없이 소리만 들으면서 사람들의 목소리만 듣는 건 정말 부정적으로만 느껴지지 않는 건 내가 앞으로 이겨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뭐, 이런 내 개인적인 변명에 어떤 사람은 '팟캐스트 방송은 재미있는데, 왜 그런 생각을 해?' 하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게는 정말 어려웠다. 그저 '언젠가 책으로 저 이야기가 나오면, 그때 읽을 수 있겠지.'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그 빨간 책방의 이야기를 책으로 읽을 수 있었다.


 책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은 이동진과 김중혁 두 평론가가 어떤 소설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과거 <이동진의 빨간책방>이라는 팟캐스트에서 나왔던 부분도 인용된 것 같은데, 나는 그 팟캐스트를 딱 두 번 듣기를 시도하다 포기해버리고 말았기에 알 수 없다.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은 알리딘 신간 평가단으로 활동하다 만나게 되었는데, 드디어 과거에 생각했던 '그래도 언젠가 책으로 읽을 날이 오겠지.'이라는 말이 실현된 순간이었다. 처음 이 책을 펼쳐서 읽을 때는 '어중간하다?'이라는 느낌이었지만, 읽을수록 두 화자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팟캐스트가 그렇게 인기 있었던 이유와 이 책이 내게 준 느낌은 분명히 비슷할 것으로 생각한다. 책을 통해 읽을 수 있는 두 화자 이동진과 김중혁의 이야기는 한 권의 책을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전혀 몰랐던 부분을 들춰내거나 혹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에서 생각할 수 있게 해줬다.


 이건 과거 책을 읽었거나 읽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상당히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나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팟캐스트는 들을 수 없지만, 이렇게 책으로 읽으면서 '와, 이런 접근도 가능하구나.' 하면서 책을 읽는 다양한 재미에 대해 읽을 수 있어 좋았다.


A : 그렇습니다. 우선 1999년에 쓴 소설 속 소설이라는 것도 반전입니다. 그리고 롤라를 강간한 사람에 대한 예상도 뒤집고 있죠. 소설의 독자들은 철저하게 로비나 세실리아의 입장을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실 종반까지 우리는 이 저택 사람들의 일을 도와 주던 남자 대니를 강간범으로 생각하고 있었잖아요. 어쩌면 브리오니의 식구들이 로비를 범인으로 확신했던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말이죠. 하지만 그 범인이 레온의 친구로 저택에 초대되었던, 초콜릿을 군에 납품하던 사업가 폴 마셜이라는 게 밝혀지는 것도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이죠.

B : 그 장면도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었어요.

A : 네, 3부에 간호사로 일하고 있던 브리오니가 누군가의 결혼식에 가는 장면이 나와요. 알고 보니 롤라와 폴 마셜의 결혼식이잖아요. 말하자면 강간의 피재하와 가해자가 결혼한다는 것인데 그 부분을 읽으면서 놀랄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은, 일단 3부의 내용으로 요약해볼게요. 브리오니가 언니 세실리아의 집에 찾아갑니다. 언니한테 정말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전하면서 이제라도 자기의 잘못된 과거 증언을 바로잡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런데 마침 그 집에 로비가 있었어요. 5년 만에 세 사람이 극적인 만남을 갖게 된 겁니다. 로비는 처음에 브리오니를 보고 엄청나게 화를 내죠. 왜 안 그러겠어요. 자신의 인생을 망친 사람인데, 그러다가 곧 진정하고 네가 증언을 번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저러한 절차를 밟으라고 차근차근 냉정하게 이야기해줍니다. 그리고 세 사람은 기차역에서 헤어졌다는 건데요. 하지만 제일 마지막에 드러나는 진실은, 세 사람이 만난 것, 브리오니가 두 사람을 만나서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속죄했던 일 자체가 픽션이었다는 것입니다.

B : 사실은 두 사람 모두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였죠. (p43)


 위에서 읽을 수 있는 부분이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초반부 내용이다. 소설 <속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이 부분만 읽더라도 이 책이 어떤 느낌으로 적혀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책을 읽다가 나는 그들의 이야기에 몰입하며 책을 상상해보았는데, 이게 재미있었다.


 책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은 총 7권의 책 '속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호밀밭의 파수꾼', '파이 이야기', '그리스인 조르바',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이었는데, 내가 읽은 책은 '파이 이야기'와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딱 두 권이었다.


 아마 이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책에서 나오는 책을 읽은 후에 이 책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을 읽게 된다면, 더 책을 읽는 즐거움이 커지지 않을까 싶다. 내가 소설을 읽을 때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 전혀 다른 각도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 그것이 읽는 재미를 더 해줄 테니까.


 김중혁은 '빨간 책방 덕분에 책을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었고, 더 꼼꼼하게 하게 읽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에는 그 흔적이 녹아있는데, 책을 읽는 사람들은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불가능하지만, 혹시 기회가 된다면 <빨간 책방> 팟캐스트도 읽어보기를 바란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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