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단하게 살 것이다 -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나를 만드는 법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소영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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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산다는 것은 고민한다는 일이다. 고민을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묻고, 스스로 답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흔들리는 삶 속에서 '바로 서야 할 이유'를 찾게 되며, 스스로 단단해질 수 있게 된다. 스스로 묻고 답하지 않는 삶은 결코 단단해질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 삶은 대게 그런 시간을 갖지 못한다. 학교와 가정에서는 쓸데없는 고민하지 말고, 좋은 곳에 취업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라고 한다. 직장에서는 쓸데없는 시간 보내지 말고, 실적을 올릴 궁리를 하거나 자기계발을 통해 승진할 생각이나 하라고 한다.


 우리는 스스로 묻고 답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 '내가 좋아하는 일은 뭐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뭐지?' 같은 당연한 질문도 하지 못하고, 내 삶에 내 의지를 갖지 못한다. 항상 남이 말하는 대로 이리저리 끌려다니면서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했기에, 우리는 다른 곳에서 답을 찾을 수가 없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는 시간도 갖지 못하는 대신, 술을 마시면서 현재를 잊어버리는 일만 했다. 그런 과정 속에서 허무함, 절망을 반복해서 겪으며 몸이 망가지기 전에 마음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사이토 다카시의 <나는 단단하게 살 것이다>에는 우리의 그런 마음을 돌아보는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마음을 단단하게 할 수 있는 20가지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리는 방법도 있었고, 지금 당장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읽어볼 수 있었다.


 그 20가지 방법 중에서 개인적으로 취미를 만드는 일을 추천하고 싶다. 한국 사람 중 취미 생활을 가진 사람이 정말 적다. 집에서 TV보기가 취미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런 건 그냥 일상 생활일 뿐이다. 취미라고 말하는 것은 열중하면서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사람에 휘둘리는 일보다 혼자서 시간을 보내더라도 의미있게 보낼 수 있는 취미를 나는 추천하고 싶다. 대표적으로 책 읽기가 그런데, 책을 읽는 사람은 읽지 않는 사람보다 훨씬 마음이 단단하다. 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고, 스스로 질문해보고 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당장 책 한 권을 통해서 오랜 시간 동안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은 어느 순간 우리가 답을 떠올릴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독서는 언제나 많은 사람이 추천하는 가치 있는 취미 활동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서예도 마음을 정리하는 데에 꽤 좋은 취미 활동이다.


 <나는 단단하게 살 것이다>에서 저자는 마음을 단단하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도대체 왜 사는 걸까?'라며 심각히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조금만 달리 접근하면, 우리는 흔들리는 마음을 다시 바로 세울 수 있는 단단한 지지대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스포츠든 음악이든 잘 해낸 순간을 몇 번이고 재현할 수 있도록 반복해서 연습화는 과정은 그 자체로 선의 수행과 통하는 면이 있지 않을까요. '형식을 익힘으로써 상황에 맞는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해진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지점입니다. (본문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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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책 -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이 카피다 카피책 시리즈
정철 지음, 손영삼 이미지 / 허밍버드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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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우리는 점차 PC, 책을 통해서 글을 읽는 일이 드물어졌다. 우리가 읽는 글은 스마트폰으로 포털 모바일 화면에 들어가면 눈에 띄는 글이고, 페이스북에서 친구가 열심히 좋아요를 눌렀거나 공유한 글이다. 우리가 읽는 글은 모두 하나같이 '눈에 띄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바로, 카피다. 우리는 글의 제목을 보고 글을 읽을지 말지 판단한다. 여기에는 5초의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남자라면 여자 연예인 사진이, 여자라면 남자 연예인 사진과 함께 아찔한 제목이 함께 붙어있으면 지체없이 우리는 일단 누르고 본다. 그리고 글을 읽거나 광고를 만나게 된다.


 더 모바일화가 되면서 우리 시대에는 짧은 글로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일이 중요해졌다. 나처럼 티스티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아도 트랙픽이 줄어서 걱정인데, 이제는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 따로 적은 매력적인 짧은 글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짧은 글로 사람들의 마음 훔치는 데에 광고계의 카피라이터만큼 도가 큰 사람들은 없다. 그들은 '마법사'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짧은 글로 사람의 마음을 훔친다. 다른 사람의 눈을 사로 잡고, 어느 사이에 손가락을 들어서 광고를 클릭하게 한다. 기업 홍보, 제품 광고, 정치 선전… 모두 분야에서 그렇다.


 <카피책>은 카피라이터 정철이 쓴 카피와 그가 카피를 쓰는 데에 주의해야 할 점을 정리한 책이다. 수 많은 카피 사례를 보면서 감탄이 나오기도 했고, 그가 말하는 '카피는 창조하는 게 아니라 찾는 것이다.'이라는 말에서 주변 사례를 활용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었다.


 점점 더 짧은 글만 읽는 독자들을 상대로 블로그 글을 읽기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카피라고 말할 수 있는 글의 제목이다. 제목을 매력적인 카피로 잡아놓고, 글을 카피처럼 재미있게 구성하는 것이다.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지금 시대에 블로그가 살아남기 위해선 그 방법이다.


 나는 아직 그런 쪽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만약 내가 멋진 카피를 생산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적는 블로거였다면, 나는 진작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을 테니까. 정철의 <카피책>은 당신은 카피라이터 고수로 만들어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카피에 대한 힌트는 얻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짧은 글 한 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스마트폰으로 포털 모바일 화면만 끄적거리고 있는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카피 쓰는 35가지 방법은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남은 것은, 우리가 직접 써보면서 경험을 늘려가는 것만 남았다. 제발, 나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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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랑을 쓰다
아뜰리에 소피 지음 / 별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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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라는 감정은 정체불명의 감정이다. 때로는 무조건적인 감정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굉장히 조건적인 감정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무한의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이제는 그런 말을 하는 것조차 죄송스러울 정도로 우리 청년 세대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점차 '사랑'이라는 단어를 말하기 어려워졌다. 부모님께 '사랑합니다.'이라는 말을 드리려고 하면, 그저 가슴이 먹먹해지는 기분 속에서 '죄송합니다.'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우리 청년 세대는 취업난과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로 부모님께 큰 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혼자서 스스로 살아보려고 발버둥치지만, 세상이 제시하는 잔인한 조건은 우리의 발이 떨어지지 못하게 한다. 점차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합니다.'이라는 말을 하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우리에게 있어 사랑은 점차 부담이 되었고, 가질 수 없는 감정이 되어가고 있다.


 <오늘, 사랑을 쓰다>는 그런 오늘과 달리 잠시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손글씨 형태로 쓰인 한 줄의 문장, 그리고 떠오르는 사랑에 대한 감정과 생각. 그 과정만으로 나는 잠시 잊었던, 불편하게 느낀 '사랑'이라는 감정을 곱씹어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점차 사랑이라는 감정, 아니, 사람에 대한 느끼는 감정이 '혐오'로 변하는 우리 사회에서 과연 '사랑'이라는 말이 진정 '사랑'의 뜻으로 지켜질 수 있을까? 책을 읽은 후에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여기저기서 넘쳐나는 '혐오'는 우리 사회의 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사랑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맹목적인 폭력과 집착이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일마저 벌어졌다. 과연 우리에게 사랑은 무엇일까. 뭐, 딱히 이렇게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더라도 <오늘, 사랑을 쓰다>를 무심코 읽거나 종이에 글을 적다보면, 분명히 떠오르는 '사랑'과 연결된 주제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따뜻함이든, 그리움이든, 부정적이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자신이 느낀 게 사랑이라는 감정의 진실이니까.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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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명언 200선 - 풍요로운 삶의 긍정
알프레드 아들러 지음, 정의석 옮김 / 북씽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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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마음은 워낙 복잡해서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글 재주가 없는 사람이 글로 내 마음을 표현하려고 한다면, 엉뚱한 글이 될 뿐이라 사람은 언제나 자신의 마음을 다 전달하지 못한다. 그래서 종종 의사소통 사이에서 갈등이 생기고, 오해가 생기는 일이 발생한다.


 사실, 그 정도의 문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일이다. 그런 일은 대화를 통해서 해결이 가능하지만, 삶을 살아가면서 '도대체 사는 의미를 모르겠다.'는 자조섞인 말이 나오는 상황은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하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이건 중요한 문제인데, 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뒤로 미뤄두고 있다.


 내 삶에 대한 고민을 하기 전에 먼저 다른 사람이 가는 대학에 가야 하고, 다른 사람이 치는 토익 시험을 쳐야 하고, 다른 사람이 좋다고 추천하는 기업의 취업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내 삶을 고민하기보다 먼저 다른 사람이 하는 대로 따라는 방식을 선호한다.


 그래서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 걸까?' '내 꿈은 뭐지?' '나는 도대체 왜 사는 걸까?' 같은 살아가면서 주춧돌이 되어야 하는 질문의 답을 구하지 못한다. 아니, 애초에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 자체를 좋게 보지 않는다. 그 시간에 일하거나 영어 단어 한 개를 더 외우라고 한다.


 그저 바쁘게 살아가는 게 좋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그렇게 살다간 인생을 도둑맞고 만다. 인생을 살아가다 문득 멈춰서서 '내가 도대체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거지?'이라는 질문을 하면서 자괴감에 빠지고, 술을 마시면서 정신을 잃어버리는 행동이 습관이 되면서 몸와 마음에 병이 들기 시작한다.


 우리는 때때로 한 번은 마음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한때 많은 방법이 유행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필사하는 것을 추천해주고 싶다. 어떤 책을 읽을 때 '마음이 잠시 멈춘' 문장을 옮겨 적어보는 것이다. 문장을 옮겨 적어보는 행동만으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가라앉는다.


 이 책 <아들러 명언 200선>은 필사 노트를 겸용한 책으로, 아들러의 짧은 문장을 읽어보면서 아래에 글을 쓸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글을 베껴쓰는 일이 제법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그럴 때는 그냥 하루에 한두 페이지의 글을 따라 적어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TV 앞에 앉아서 막장 드라마를 보는 게 아니라 책을 펼쳐서 잠시 글을 적어보는 것이 우리에게 훨씬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마음을 움직이는 말이 많은 아들러의 명언이기에 분명히 마음에 와 닿는 말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에 드는 문장은 지갑이나 스마트폰 화면에 입력해두어도 괜찮다.


 그리고 <아들러 명언 200선>은 어디까지 '문장'을 모아놓은 책일 뿐이다. 이 책은 짧은 문장을 읽고, 필사를 하며 마음을 정리하기 좋은 책이지만, 좀 더 근본적인 방법을 얻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단지, 문장을 필사할 때 아들러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을 덧붙여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오직 행동의 힘을 믿으세요. 삶은 말보다는 행동의 힘으로 변화됩니다.'이라는 문장을 옮겨 적었다면, 그 밑에 '나는 언제나 말만 한 것 같다. 행동으로 실천한 일은 너무 적다. 지금 이렇게 필사를 하는 것은 작은 행동이지만, 글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다면 멋져질 것이다.'는 글을 적는 거다.


 이런 과정으로 책을 읽으면서, 글을 적다보면 복잡한 마음이 정리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앞에서 말했지만, 우리는 자신의 마음에 있는 말을 다 하고 살지 못한다. 종종 우리 스스로도 우리의 마음을 모를 때가 있다. 그래서 글쓰기는 더욱 중요하다.


 글을 쓰다 보면 문득 '어? 내가 이런 생각도 했었나? 내 마음이 이랬어?'이라며 자신도 몰랐던 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일이 복잡하고, 왜 살아야 하는지 자괴감이 든다면, 지금 잠시 하는 일을 멈추고 어떤 책이라도 펼쳐서 글을 옮겨 적어보자. 다른 사람의 일보다 자신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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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 - 그리움을 안고 떠난 손미나의 페루 이야기
손미나 지음 / 예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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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새해를 맞아 많이 사람이 올해 꼭 실천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바로 여행이 아닐까. 여행은 우리의 버킷리스트에 항상 들어있는 단어로, 좀처럼 일상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가 항상 상상하는 일 중 하나로 가슴 속에 남아있다. 아마 이 글을 쓰는 나와 글을 읽는 당신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나는 올해 대학교에 돌아가기 전에 반드시 여행을 한번 떠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년에 100만 원을 정기 예탁을 해놓았다. 이번 4월에 그 100만 원을 찾게 되면, 벚꽃이 피는 일본으로 꼭 여행을 가보고 싶다. 교토와 오사카, 그리고 아키하바라. 오타쿠인 내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그 장소에 말이다.


 그러나 말은 이렇게 '갈 것이다.'라고 말하더라도 막상 그때가 되면, 또 어떤 선택지를 고를지 모른다. 우리는 항상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하고 떠날 것이라 말하지만, 사람들은 마음처럼 훌쩍 떠나지 못한다. 내 마음은 이미 가벼운 한 줄기 바람이 되어 저곳을 떠돌지만, 내 몸은 TV 앞에 있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곳의 관광지만 둘러보는 패키지 투어도 매력적이지만, 본디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혼자서 낯선 곳을 걷는 기분을 만끽하고 싶을 것이다. 말은 쉽게 나오지만, 그런 여행을 떠나는 일은 용기가 없으면 좀처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게 아니다.


 오늘 나는 여행을 떠나는 용기를 다시금 곱씹어줄, 여행이라는 게 왜 매력적인지 말해주는 한 권의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손미나 전 아나운서(현재는 작가 겸 허핑턴포스트 담당자)가 집필한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이라는 책이다.


 나는 '페루'라는 나라를 솔직히 잘 몰랐다. 페루는 남반구에 있는 우리나라와 계절이 정반대인 곳이라고 한다. 브라질과 함께 남아메리카에 있으며, 그곳에는 우리가 익히 한 번은 들어보았을 '마추픽추' 유적과 함께 '나스카 문양'이 있는 나라였다. (역시 사람의 지식은 아는 것만 알 수밖에 없다.)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는 페루를 여행하는 손미나의 여행기다. 그녀는 파트너 레이나와 함께 그곳을 방문했는데, 책을 통해서 그녀와 레이나가 겪은 고산병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페루의 생생한 모습을 그대로 읽어볼 수 있었다. 아주 담백한 여행기라는 느낌이라고 생각한다.


 여행기를 저술한 책이지만, 이 책은 한편의 에세이집이다. 나는 책을 통해서 그녀가 페루에서 만난 한 명의 친구와 그곳에서 우연히 인연이 된 한 명의 택시기사와 친구가 되는 이야기를 읽었다. 그리고 현지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통해서 '이래서 여행은 멋진 것 같다.'라며 감탄했다.


소박하지만 행복했던 우리의 만찬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갈 시간. 아주머니는 땀으로 얼룩진 얼굴을 서둘러 훔쳐내고 다정하게 포옹하며 볼에 키스를 해주었다. 달빛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진정한 기쁨으로 가득했지만, 분명 삶의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도 함께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한마디가 새어 나왔다.

"아주머니, 행복하세요?"

그녀는 잠시 무언가 생각하더니 이내 내 손을 꼭 쥔 채로 이렇게 말했다.

"젋은 아가씨, 우리의 땀이 곧 우리의 삶이에요. 인생은 그런 거지요. 어디에서 살든 부자든 가난한 자든 똑같아요. 중요한 건 가슴에, 그리고 우리의 영혼에 있죠. 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요. 당신도 부디 행복하세요."

그 순간 아주머니가 용맹한 아마존의 여전사처럼 멋져 보였다. 우리의 땀이 곧 우리의 삶이다... 어둠을 가르며 달리는 택시 안에서도, 낯선 호텔 방에 누워 잠을 청하면서도 그녀의 한마디가 계속 귓전에 울렸다. 갑자기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로 인해 마주하게 되는 일들이 얼마나 값진가 하는 생각에 이르자 비행기가 결항된 것이 고맙기까지 했다. (본문 92)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기 위한 목적이 전부가 아니다. 비싼 돈을 내고,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도 어떤 사람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일일 것이다. 하지만 '여행을 떠난다'는 의미는 내가 가진 것을 잠시 내려놓고,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손미나의 페루 여행기에서 그런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우연한 만남이 무척 소중한 인연이 되고, 친구가 되어 집에 초대를 받기도 하고, 여행을 떠나는 계기가 되었던 고인이 된 아버지의 넋을 위로받기도 했다. 사람이 여행을 떠나 사람과 만나고, 같은 하늘을 다른 곳에서 바라보는 일은 이래서 멋지다.


 우리가 여행을 동경하는 이유도 분명히 여기에 있을 것이다. 매일 같은 곳에서 하늘을 바라보지만, 우리가 쳐다보는 하늘은 그 장소에 따라 다른 의미를 지닌다. 내가 방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은 자유를 꿈꾸는 하늘이고, 내가 자전거를 타며 바라보는 하늘은 강하게 페달을 밟으며 손을 뻗게 하는 하늘이다.


 낯선 저 페루의 하늘은 어떤 하늘일까? 내가 서보지 못한 저 땅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어떤 하늘일까? 무척 궁금했다. 책을 통해서 컬러로 선명하게 인쇄된 사진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책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눈으로 보아야 우리는 그 하늘이 우리에게 주는 감명을 받을 수 있어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나는 겁쟁이다. 매해 목표로 여행을 한 번은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종이에 까만 샤프로 쓴 글로 옮겨 적어 다짐했다. 그러나 떠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매번 나는 똑같은 변명을 했다. '돈이 없다'는 상투적인 변명을 하며 그곳에 떠나지 못하는 나를 감쌌고, 나는 언제나 제자리다.


 오늘도 여행을 다니는 블로거의 글을 읽어보았다. 부럽다고 생각했다. 떠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슴 한편으로 '나는 저렇게 떠날 수 있을까?'는 질문을 던지면서 현실적인 고민을 했다. 당장 책을 사느라 통장에 6천 원밖에 남지 않은 잔액을 보며 한숨을 쉬었고, 내 가슴에 몇 번이고 되물었다.


"나는 정말 일본에 가고 싶은가? 일본에 간다면, 부족한 일본어로 길을 묻거나 찾을 수 있는가? 일본에서 정말 살아갈 수 있는가?"


 어정쩡하게 인생을 살았던 나는, 스스로 질문을 하면 항상 어정쩡하게 대답한다. 나는 잘난 체 하면서 글을 쓰지만, 스스로 잘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냥 여느 20대와 마찬가지로,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오늘을 고민하면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나의 고독을 글로 옮기며 몰래 눈물을 훔친다.


 비록 낯선 곳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소중한 인연을 찾는 여행을 떠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는 지금 떠날 수 있는 인생이라는 여행에서는 겁쟁이가 되어선 안 된다. 책 <페루, 내 영혼에 바람이 분다>를 읽으며 다시금 여행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어 좋았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읽은 글 일부를 남긴다.


"그때가 참 좋았지. 근데 지금도 좋아. 미나야, 네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인생은 모든 순간이 그 고유의 가치가 있는 거란다. 겉으로 보이거나 소유하고 있는 것들과 상관없이 의지를 가지고 추구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 법이며 그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단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기쁘다. 늘 행복해라." (본문 283)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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