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의 질문들 - 우주의 탄생과 진화에 관한 궁극의 물음 15
토니 로스먼 지음, 이강환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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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책이다. 그럼에도 읽고자 했던 건 우주라는 세계를 조금 더 이해하고

싶었다. 우주의 작은 별 중 하나인 지구에 살고 있기에 더 넓은 세계의 탄생과 진화를

알고 싶었다. 물리학자인 저자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빅뱅에 관한 15개 질문을 던지고

그만의 방식으로 답을 풀어나간다.

이 책에는 빅뱅 이론의 기초부터 최신 벌어지고 있는 연구까지 폭넓게 다루며

독자들이 우주와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어렵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일반 독자들을 위해 방정식보다는

비유를 사용하여 우주론을 설명한다고 말한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웠다. 

그래서 더 꼼꼼하게 읽을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자연에 존재하는 중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주 전체의 진화를 결정하는 가장 약한 중력으로 시작하여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으로

확장되며 과거 하나의 점이었던 우주가 빅뱅 이후 팽창하면서 지금의 우주가 되었다는

이른바 빅뱅 이론으로 설명을 이어나간다.

또한 빅뱅 이론의 표준 모형이 탄생한 이후 여전히 계속되는 다양한 논쟁을 이야기한다.

비록 우주와 빅뱅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우주배경복사, 상대성이론, 양자중력 등 평소 접하기 힘든 다양한 이론을 동시에 배울 수 있었다.

책 속에는 다양한 그래프와 그림이 삽입되어 있는데 다소 어려운 이론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저자가 건네는 질문은 때로 철학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가령 어떤 것이 상대적이고, 어떤 것이 상대적이지 않은지,

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뭔가 있는지, 미세 조정 문제는 실재하는 것인지, 철학적인 것인지 등

명확한 답보다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역시 우주의 세계를 담기엔 내 안의 지식 창고가 너무나도 좁다. 그럼에도 저자가 던진 질문과

응답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우주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팽창하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게 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명확하고 간결하게 쓰인 이 책은 현대 우주론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의 흥미를 불러올 것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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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의 철학자들 - 일상에 흘러넘치는 철학에 대하여
나가이 레이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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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어렵다. 그 때문에 이 책을 펼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철학이란 뭘까. 표준국어사전에 따르면 철학이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역시 너무 추상적이라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철학이 의외로 우리의 일상에 고르게 퍼져 있다.

젊은 철학자가 쓴 이 책은 철학이 어렵다는 편견을 단숨에 날려준다.

어려운 이야기가 실려 있을 거란 여기며 마음을 굳게 먹고 한 장 한 장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어?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인 젊은 철학자는 학자이면서 동시에 철학 대화 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다.

철학 대화란 철학적 주제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생각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활동으로,

저자는 이 활동의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촉진자로서 역할을 한다.

이 책에는 저자의 경험을 중심으로 일상 속 철학을 이야기한다.

철학 대화의 주제는 죽음, 인간, 특히 본능과 학교를 가야 하는 이유 등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주제를 바탕으로 오고 가는 사람들의 대화가 재미있다.

특히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철학 수업이 종종 등장하는데

아이들의 시선에서 철학을 바라보는 상황이 꽤 유쾌하다. 고정화된 어른들의 관점과 달리

자유분방하면서도 당연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신선함과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철학을 다루고 있음에도 이 책에는 전반적으로 경쾌한 분위기가 흐른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왜 사는가 등의 고상한 질문 외에도 철학적 문제 제기는 우리 일상에

깊숙이 관여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연인이 있으면서도 왜 바람을 피우고 싶은지,

추운 겨울에도 왜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지 등 자신을 포함한 모든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왜"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이 단순한 과정이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이런 것도 철학이야?라는 물음이 계속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지만 사실은 하나도 모른다고 고백하는 친구,

싫으면 싫어해도 괜찮지 않냐고 답하는 중학생, 왜 친구의 인생을 살아볼 수는 없냐고 물어보는

초등학생, 심지어 머리를 어떻게 손질하고 싶은지 물어보는 미용사의 질문까지

삶의 한 순간이 철학적 세계관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동안 철학에 대해 오해하고 있던 것들이 조금씩 사라졌다.

거대하고 극적이며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철학은 실제로 소소한 삶에서 시작된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할 수 있는 자유를 안겨주는 일련의 과정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과

철학적 삶의 태도란 무엇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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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아민 말루프 지음, 장소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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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연안에 있는 작은 섬 안타키아에는 중년의 만화가 알렉과 소설가 에브,

단둘만이 거주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통신과 전기가 단절되었고 유일한 이웃은

서로를 마주하며 이 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알렉은 미 대통령 측근인 친구를 통해

미스터리한 블랙아웃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된다. 이 사건은 고대 그리스인의 후예라 칭하는

조직의 등장으로 시작되었다.

우리는 예기치 못한 적에 직면했습니다. 그들이 우리의 통신망을 두절시키고 설비를 고장 내고, 우리의 군사력을 마비시켰습니다. 이제 우리는 대항할 어떤 수단도 없는 바, 협상에 들어갈 것입니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마세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들은 우리를 결코 해치고 싶어 하지 않으니까요!

p. 62

인류보다 뛰어난 과학기술을 가진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갑작스레 나타난 발달된 문명을 가진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은 인류를 질병의 고통에서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만든다.

처음에는 섬에 남은 두 남녀의 로맨스를 다루는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SF적 요소가 진해지면서 인류의 질병을 고치고

불멸에 가까운 삶을 보장하는 특별한 사람들의 능력에 점차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신과 맞먹는 능력 앞에서 나약한 인간은 권력과 야망을 포기하면서 영원의 삶에 집착하게 된다.

작가는 대서양의 작은 섬을 배경으로 삶에 대한 인간의 집착과 미래에 대한 비관주의를 그려냈다.

블랙아웃 현상을 지구 멸망 직전이라 생각한다면 이 순간에 우리는 구원자를 기다리게 된다.

더구나 소설에서 일어난 현상은 자연재해가 아니었다. <엠페도클레스>라 불리는 조직에 의해

인위적으로 생겨났으며 사람들은 이들의 절대적인 힘을 추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집단은 죽음을 유일한 적으로 간주하고 죽음을 후퇴시킬 지식과 기술을 획득하게 된다.

단 두 사람만이 거주하던 안타키아 섬은 엠페도클레스가 지원하는 의료 기지 중 한 곳으로 선택되고

고요하던 섬에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엠페도클레스의 의사에게 치료를 받는다는 건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것을 넘어 모든 신체적 결함을 치료받는 것이다.

탐욕과 증오의 전장이었던 세상은 고등 문명을 지닌 엠페도클레스의 등장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모든 위험에서 벗어나 순수한 모습을 다시 찾는다.

작가는 불멸과 고등 문명을 지닌 존재라는 소재를 일기 형식으로 풀어내며 우리가 당면한 위기에

경고를 보낸다. 얼마 전 있었던 카카오톡 먹통 사건과 겹쳐지면서 소설이 현실처럼 느껴졌다.

불멸의 삶과 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예찬, 사라져가는 인류애 등 작가가 던진 철학적 질문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우린 늘 인간들의 맹목적인 욕망을 과소평가하지. 인간은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존재에 대해선, 살아가는 내내 코앞에서 마주치면서도 절대 보지 않는 능력이 있거든.

p. 203

※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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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읽는 시간 - 도슨트 정우철과 거니는 한국의 미술관 7선
정우철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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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여행을 떠날 때면 일정에 미술관을 포함시킨다.

비록 아는 작가보다는 모르는 작가가 더 많지만 마음은 풍족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처음 현대미술에 관심을 갖게 해 준 뉴욕 현대미술관과

고즈넉한 후쿠오카 미술관의 기억이 오래도록 남아있다.

코로나 이후 미술관 나들이를 거의 하지 못했기에 스토리텔링으로 유명한

도슨트 정우철님이 쓴 이 책은 다시 미술관에 가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켰다.

작가는 가벼운 마음으로 직접 갈 수 있는 더없이 근사한 국내 미술관과 화가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며 미술관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낸다.

이 책에는 안 가면 평생 후회한다는 국내 미술관 7곳이 소개되어 있다.

환기미술관,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 수원시립미술관 나혜석기념홀 그리고 이응노미술관까지

최고의 걸작들과 작가들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조곤조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금세 거장의 삶과 작품에 빠져들게 된다.

더불어 미술관을 가는 설레는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소개된 7곳의 미술관은 모두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날씨가 좋은 가을날에 혼자서든 가족과 함께든 나들이 삼아 간다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은 제본 방식이다. 누드 사철 제본으로 엮어 책에 실린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특수 제작되었다. 독자의 편의를 위한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익숙한 화가부터 낯선 화가까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백 7명의 삶에 한 발짝 가까워진 것 같다.

이 책은 미술관을 어렵게 느끼거나 국내의 멋진 미술관을 찾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복잡다단한 삶의 무게에 짓눌릴 때면 장욱진미술관에 가보시길 권합니다. 잠시의 여정이 삶에 들숨 같은 쉼표로 다가올 겁니다.

p. 63


※ 쌤앤파커스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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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교과서 - 한순간에 행복해지는 방법
다케다 소운 지음, 강현숙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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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화가 많아졌다. 나도 모르게 분노 스위치가 켜진다.

특히 뉴스를 볼 때면 욕부터 나온다. 어디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다.

좋은 일만 생각하려 애쓰지만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둠의 기운으로 가득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읽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시큰둥 했다. 매사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스스로가 행복해진다는 걸 알고 있지만 요즘 같은 현실에서는 실천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911 테러를 통해 개인이 행복해야 세상을 평화롭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행복에 다가가는 법칙을 책으로 썼다.

그는 먼저 '감사'라는 키워드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시작한다.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한 세 가지 기본을 제시한다.


첫째, 행복을 줄 것.

둘째, 행복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것.

셋째, 행복하다고 말로 표현하고 행복한 태도를 취할 것.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현재 나는 행복한지 생각해 보았다.

솔직히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껴본 지가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가 제시한 11가지 법칙에 따라 생각을 전환하니

부족하다 여겼던 부분들이 아예 없는 것보다 낫다는 쪽으로 조금씩 변했다.

나름의 사정 때문에 완벽하지는 않지만 가족 모두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점,

불안정한 고용 형태에 놓여 있지만 꾸준히 일을 하고 있다는 점,

내 한 몸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내 소유의 공간이 있다는 점 등

생각보다 내가 가진 게 많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행복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내 기준에서 보면 지금의 나는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다.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는 현실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이제는 저자가 제시한 법칙을

습관으로 만들려 한다. 잊고 있던 자신만의 행복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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