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보다 뛰어난 과학기술을 가진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갑작스레 나타난 발달된 문명을 가진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은 인류를 질병의 고통에서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만든다.
처음에는 섬에 남은 두 남녀의 로맨스를 다루는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SF적 요소가 진해지면서 인류의 질병을 고치고
불멸에 가까운 삶을 보장하는 특별한 사람들의 능력에 점차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신과 맞먹는 능력 앞에서 나약한 인간은 권력과 야망을 포기하면서 영원의 삶에 집착하게 된다.
작가는 대서양의 작은 섬을 배경으로 삶에 대한 인간의 집착과 미래에 대한 비관주의를 그려냈다.
블랙아웃 현상을 지구 멸망 직전이라 생각한다면 이 순간에 우리는 구원자를 기다리게 된다.
더구나 소설에서 일어난 현상은 자연재해가 아니었다. <엠페도클레스>라 불리는 조직에 의해
인위적으로 생겨났으며 사람들은 이들의 절대적인 힘을 추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집단은 죽음을 유일한 적으로 간주하고 죽음을 후퇴시킬 지식과 기술을 획득하게 된다.
단 두 사람만이 거주하던 안타키아 섬은 엠페도클레스가 지원하는 의료 기지 중 한 곳으로 선택되고
고요하던 섬에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엠페도클레스의 의사에게 치료를 받는다는 건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것을 넘어 모든 신체적 결함을 치료받는 것이다.
탐욕과 증오의 전장이었던 세상은 고등 문명을 지닌 엠페도클레스의 등장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모든 위험에서 벗어나 순수한 모습을 다시 찾는다.
작가는 불멸과 고등 문명을 지닌 존재라는 소재를 일기 형식으로 풀어내며 우리가 당면한 위기에
경고를 보낸다. 얼마 전 있었던 카카오톡 먹통 사건과 겹쳐지면서 소설이 현실처럼 느껴졌다.
불멸의 삶과 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예찬, 사라져가는 인류애 등 작가가 던진 철학적 질문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