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리커버 에디션)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고전"이라는 말만 들어도 어렵다는 생각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하루에도 수십 권씩 책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오래전 출간된 책에 손이 잘 가지 않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언론을 통해, 인터넷 서점에서 보낸 이메일을 통해,
수 많은 출판사의 블로그를 통해 "신간" 정보를 얻는다.
내일은 또 다른 새로운 책이 나타나고,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게 되면 머릿속에서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점점 잊혀진다.
내가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를 읽고 싶었던 이유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고전을 조금이라도 맛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전문을 다 읽지 않았어도 이 책을 통해서 고전 작품 14편을 만날 수 있다.

<청춘의 독서>는 이미 2009년에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이 리커버 에디션으로 출간되면서 나와 만나게 되었다.
책을 받자마자 목차부터 펼쳐봤다.
제목은 익숙하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가득하다.
읽은 고전이 단 한권도 없다는 사실에 조금은 부끄러웠다.
그리고 지금 이 책을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춘이 시작할 무렵, 이 고전들을 봤다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유시민 작가가 소재한 14권의 책 중
내 흥미를 끈 책이 2권 있다.
하나는 리영희 선생님의 『전환시대의 논리』이다.
이 책에 발췌된 부분만 읽었지만 기자에 대한 부분은 놀라웠다.
신념을 가지고 바닥부터 시작했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지위가 높아질수록 권력에 끌려가는 모습은
지금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고전에서 지금 현실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른 하나는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 이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이러한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그의 주장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발상이었다.
전염병을 유행시켜 사망률을 늘리면 인구와 식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끔찍한 주장은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래서일까.
이 무시무시한 <인구론>이 궁금해졌다.

이 책 덕분에 고전을 아주 조금은 맛볼 수 있었다.
아직도 고전은 어렵다.
<청춘의 독서>를 읽으며 어려운 고전과 천천히 가까워질 수 있다면
내가 이 책을 읽을 이유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시작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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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걸어서 여행하는 이유 - 지구를 사랑한 소설가가 저지른 도보 여행 프로젝트
올리비에 블레이즈 지음, 김혜영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내 여행은 주로 걷는 여행이다.
도심으로 여행을 하게 되니 자연스레 생긴 버릇이다.
낯선 도시를 걷다 보면 여행책에서 볼 수 없었던 곳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
짧은 여행일지라도 현지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걷는 여행을 좋아한다. 이런 내 눈에 띈 책이 있다.
<내가 걸어서 여행하는 이유>
이토록 솔직한 제목이라니. 그의 걷기 여행이 궁금해졌다.
저자는 소설가이다.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공쿠르 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왜 걸어서 여행을 하는 걸까? 그것도 나처럼 한 도시를 짧게 여행하는 것이 아니다.
1년에 한달 씩 일정을 잡아 몸집만한 배낭을 짊어지고 걸어간다.
프랑스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그의 여행은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거쳐 헝가리까지 이어진다.
어쩌면 지금도 그는 세계 지도 위에 있는 어느 나라를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의 도보 여행기를 읽고 있으니 문득 오래전 기억이 떠오른다.
처음 뉴욕에 도착한 그날. 그 때문에 나의 걷기 여행이 시작됐다.
3번째 미국 방문임에도 지하철을 타는 것은 여전히 두려웠다.
그래서 하염없이 걸어다녔던 그 시간들.
비록 늦은 밤 호텔에 돌아도면 두 다리는 퉁퉁 부었지만 그렇게 천천히 걸어다닌 덕분에 잠깐이나마 뉴욕커가 된 듯한 기분을 만끽했었다.
그 후로도 내 여행은 늘 걷는 여행이다.
도쿄에서도, 오사카에서도 항상 걸어다녔다. 걸으면서 마주친 풍경, 사람 등.
그 시간과 순간들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그의 여정을 따라 가다보지 마치 유럽 여행을 한 듯한 기분이 든다.
그가 걷기 여행에서 느낀 감정을 다 알 순 없지만 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
걸어본 사람만이 아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휴가철이 다가오는 이맘 때.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저자가 쓴 여행 노트와 함께 걷기 여행을 해보는건 어떨까. 이전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나만의 여행 지도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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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시절부터 책을 좋아했다.
특히 남들 다 자는 늦은 시간, 주황빛 주방 전구 불빛 아래서 읽기를 좋아했다. 눈 나빠진다는 엄마의 꾸지람을 들으면서도 그 순간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꽤 일찍부터 안경을 써야했지만.. 어린 마음엔 마냥 신나기만 했다.

그러나 이런 관심도 학년이 높아지고 대학에 들어가면서 서서히 사라졌다. 컴퓨터라는 새로운 관심거리가 생겼고 그 관심은 스마트폰으로 옮겨갔다. 하지만 책 읽기는 소홀했을지라도 책을 좋아하는 마음은 변함없었기에 책 사기에 몰두했다. 읽지는 않지만 책장 가득한 책들을 보며 마음의 위안을 삼았다.

더이상 책을 놓을 곳이 없어지면서 고민이 시작됐다. 때마침 인터넷 서점에서 중고판매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읽지도 않은 책을 판다는게 내키지 않았다. 그 때문에 다시 책 읽기를 시작하였다. 그저 팔기 위해 읽는다는 행위를 했을 뿐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중고로 팔았을 때만 즐거움을 느꼈다.

많은 책을 팔기 위해서 단 시간에 효율적으로 읽어야 했다. 그래서 집안 곳곳에 책을 두었다. 동시에 여러 권을 읽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책은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기도 했지만 읽다가 중도에 그만두는 책도 많았다. 되팔기 위해 읽는 것이므로 새책 그대로 조심히 읽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문득 내 독서법에 의문이 들었다. 이게 과연 옳은 방법일까? 다독법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독서법도 괜찮은 걸까..?

이게 내가 이동진 작가의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다. 영화 평론가면서 팟캐스트 빨간책방을 진행하는 그의 독서법은 무엇일까. 어쩌면 내가 가지고 있는 의문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빨간 책 표지를 넘겼다. 그리고 난 이 책에서 답을 찾았다.

내 독서법과 무척이나 닮은 이동진 독서법. 기분이 좋아진다. 읽을수록 신이 난다. 내 독서법이 인정 받은 것만 같다. 잘못되지 않았다고 잘하고 있다고 칭찬 받은 기분이다.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읽으라는 명쾌한 답변. 다 읽지 않아도 좋고 중간부터 읽어도 좋고 동시에 여러 권을 읽어도 좋단다. 내 마음을 두르고 있던 답답함이 사라지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동안 많은 책을 만났다. 이 중에는 목차만 읽고 그대로 책장에서 장식용이 된 것도 있고 혼자 읽기 아까워 여러 사람에게 추천한 책도 있다. 책을 접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름의 책을 보는 눈(?)이 생겼다. 잘쓴 글을 고를 수 있는 나만의 안목이 생겨난 것이다. 남들이 좋다는 입소문에만 따라가지 않았기에 가능하게 되었다.

비록 책을 험하게 다루어도 좋다는 저자의 말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읽는 방식은 틀리지 않았다는 말에 용기가 난다. 이 책이 고마운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저자의 주관이긴 하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500권을 추천해 주었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어마어마한 책들 중 내가 읽지 못한 책이 태반이다. 그 중에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늘 깊은 고민에 빠지는터라 이동진 작가의 추천 목록은 무척 고마웠다.

책 읽기에 고민이 있는 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내 고민이 해결된 지금, 내가 해야할 일은 이제 글쓰기다. 이동진 작가는 읽은 책에 대해 말을 하거나 글을 쓰라고 권한다. 책 내용을 토대로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서평을 써야 하는 책외에는 그저 읽고 끝내지만 앞으로는 어떤 책이든 읽기 시작하면 단 한줄이라도 짦게 생각을 정리해야겠다. 나부터 시작해서 우리 사회가 책 읽는 사회가 되길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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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도 괜찮아 - 삶을 바꾸는 일상 유유자적 기술
박돈규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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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이 되면 머리가 아프다.
참아 보려 애쓰지만 결국 두통약을 먹는다.
꽤 오래 전부터 그랬다. 일요일 오후까지도 멀쩡했던 몸은 저녁이 되면 아프다.
매주 인체의 신비를 경험하고 있다.
이런 나에게 월요일도 괜찮다고 하는 이 책이 궁금했다.
어떻게 하면 괜찮을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이 책은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사이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맞서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결국은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25가지 키워드를 뽑았다.
그에 대한 저자의 느낌을 글로 표현한 책이다.
현상을 바라보는 박기자의 글이 때로는 쉽게, 때로는 어렵게 다가온다.
일상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여기지 말고
민감하게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졌다.

내게도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때가 있었다.
애정하는 TV 프로그램이 월요일 밤 10시에 시작했었다.
그 방송이 종영되기전 까지는
늘 월요일을 기다리며 한 주를 시작하고 또 한 주를 보냈다.
언젠가 다시 그런 날이 올거라 기대하지만 한편으로는 영영 오지 않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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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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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설레면서도 슬프다는 생각이 든다.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는 설레임과 기대감. 살아갈 날이 줄어든다는 아쉬움.
우리는 이렇게 나이들어 간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죽음을 눈 앞에 두는 때가 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내가 바라는 끝은 온전한 기억으로 남는 것이다. 그렇게 나를 아는 사람들과 이별하고 싶다.
삶의 끝에 다다를수록 기억을 잃어버리게 된다면..

이 책은 한 남자와 그의 손자, 아버지와 아들의 작별 인사를 이야기해 준다. 이 이야기가 단순히 이야기로만 와 닿지 않았다. 언젠가 내게도 닥칠 현실을 미리 보는 듯했다. 내가 나이들수록 부모님의 시간도 흘러간다. 어릴땐 그걸 몰랐다. 마냥 젊고 건강한 부모님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씩 약해지시는 부모님을 보니 시간이 야속하다.

덤덤히 손자와 이별을 하는 할아버지. 어릴적 일하느라 바빠 아들에게는 미처 알려주지 못했던 것들을 손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주는 할아버지. 수학을 좋아하건 아버지와 글쓰기를 좋아하던 아들. 담담히 이별을 이야기하지만 읽는 동안 마음이 무겁다. 마냥 웃으며 읽을 수 없는 뭉클한 이야기.

끝이 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아직은 매일 이별하는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어서.. 책을 다 읽고는 한참을 멍하니 부모님을 바라보았다. 언제 이렇게 주름이 많아지신걸까.. 더 늦기 전에 이제라도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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