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구하기 - 삶을 마냥 흘려보내고 있는 무기력한 방관주의자를 위한 개입의 기술
개리 비숍 지음, 이지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을 설득하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나는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어느 순간 한 발짝 물러서는 내 모습에 깊은 절망감을 느끼곤 한다.

잠재의식에 숨어 있던 두려움이 갑자기 튀어나와 결정적인 순간에 허를 찌른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들을 이야기하며 내 안에 감춰져 있던 문제들을 하나씩 꺼내보게 해준다.

문제들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며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누구나 각자의 사정으로 힘든 시기를 겪는다.

내 인생에도 힘겨운 고비가 몇 번 있었고 그때마다 아슬아슬하게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과거의 고통스러운 경험은 현재를 살아갈 때도 가끔씩 떠오른다.

씩씩하게 오늘을 살아가다가도 스스로 과거에 묶여 앞으로 나아가길 주저하게 된다.

내 안에 쌓여 있는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들이 나는 제자리에 가둬 놓는다.

저자는 내 잠재의식 때문에 이런 갈등을 반복하는 것이라 말한다.

뻔한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저자의 속 시원하고 직설적인 화법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든다.

스스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아 답답했던 요즘,

제대로 한 방 맞은 듯한 기분이다. 내 안에 아직 계발되지 않은 무한한 가능성을

스스로가 한계라는 울타리에 잡아놓았던 건 아닌지 돌이켜본다.

더 이상 스스로를 의심하지 말자. 인생에서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핑계는 이제 그만두자.

과거의 성공했던 기억을 다시 일깨워 도전하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또다시 도전하자.

그게 바로 나니깐.


당신 인생에 '딱 맞는'게 무엇일지 걱정하느라 가만히 앉아 있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놀라운 발견들이 계획이 아닌 우연에 의해 이뤄졌다. 하나를 시도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다른 걸 시도하라. 인생은 살아 있다는 게 무엇인지 탐구하는 일이다.

p.2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매기 앤드루스.재니스 로마스 지음, 홍승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두 명의 영국 여성학자가 영국 여성의 참정권 획득 100주년을 기념하여 쓴 책이다.

역사 속에서 대부분의 여성들은 그저 조연에 불과했다.

승자와 남성 위주의 역사를 살아오면서 지금도 세계 어딘가에서 여성들은 숨죽이며 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페미니즘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여성의 역사를 제대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삶에 영향을 끼쳤거나 여성에 의해 탄생한 100가지 상징들을 소개한다.

여성의 본능, 사회가 기대하는 아내와 가정주부로서 역할, 과학과 기술의 발달, 스스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

사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도와준 것들, 일과 문화, 그리고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물건이 가진 의미를

여성의 입장에서 풀어낸 점이 흥미롭다.

세탁기, 실리콘 가슴, 코르셋, 피임약과 같은 것들은 여성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쉽게 이해할 있고,

난생처음 본 괴상한 물건들을 보면서 여성들의 참혹했던 삶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잔소리꾼 굴레라는 것이 있다.

16세기 스코틀랜드에서는 여성들이 불손하게 말을 했다는 이유로 혀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입에 재갈을 씌웠다.

가부장적인 시대에 여성을 침묵 속에 가두어 사회에 어떠한 목소리도 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남성들의 의지가 무섭게 느껴지는 물건이다.

바클리 카드라는 것도 있다. 영국 바클리 은행에서 출시한 카드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여성의 권리가 남편이나 아버지에게 종속되어 있었던 당시 신용카드는 여성에게 자유를 안겨주었다.

이렇게 물건을 통해 여성의 지위가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재봉틀, 세탁기 그리고 냉장고가 발명되자 여성은 고단한 노동에서 조금은 해방될 수 있게 되었고

기차나 지하철에 여성 전용칸이 생기게 되면서 성희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무겁지 않고 가려져 있던 여성사에 한발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성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세상은 호기심 가득한 세상이었다.

자유와 권리를 위해 투쟁했던 모든 여성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유쾌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 단순한 삶이 불러온 극적인 변화
에리카 라인 지음, 이미숙 옮김 / 갤리온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니멀 라이프를 살겠다고 다짐한 건 꽤 오래전부터다.

집 안 곳곳에서 같은 물건을 여러 개 발견하고 물건에 갇혀 있다는 기분이 들면

기부할 수 있는 것과 버릴 것을 구분해서 처분한다.

한동안은 비어있는 집을 둘러보며 만족하지만 무엇인가 계기가 생기면 또 물건을 사게 된다.

그래서 내 인생에서 미니멀 라이프는 평생 동안 끝내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배경에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손에서 포스트잇을 놓지 못했다. 모든 구절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싶었다.

이 책의 저자인 에리카 라인은 '중요한 것에 많은 에너지를 쏟으며 덜 중요한 것은 지워버려라'라고 말한다.

이는 물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관계, 돈, 시간, 가족 등 살아가면서 필요한 모든 것들을 뜻한다.

욕심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현명하게 설정해서 삶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읽지 않은 메일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메일은 과감하게 수신 거부를 하고

끊임없이 울리는 스마트폰 알림을 끄는 작은 행동부터 시작하면 된다.

어느 순간부터 불필요한 것들이 내 삶에 가득 차게 되면서

정작 나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채울 공간을 잃어버린 건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삶을 단순하게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 저자는 각자에게 주어진 한정된 삶의 시간을

현명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에서 제시한 50가지 가치를 천천히 읽고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를 골라 우선순위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저자는 바쁘게 돌아가는 복잡한 세상에서 단순함이야말로 스스로를 지켜줄 수 있는 힘이라고 말한다.

작은 변화를 꾸준히 성실하게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한 순간이다.

미니멀리즘이란 자신에게 꼭 맞는 삶을 살겠다는 선택이다. (p.16)

무언가를 살 때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합리화하지만 정말 그런가? 그것은 약간의 해방감을 느끼고 도파민을 분출시키며 기분을 전환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p.31)

소비를 모조리 중단하자는 것이 아니다. 좀 더 의식적으로 소비하고, 소비를 통해 기쁘고 만족스러운 삶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p.36)

진정한 미니멀리스트의 방식이란 일상적인 선택에도 자신이 진정으로 소망하는 것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p.63)

돈을 몽땅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어울린다고 느끼는 방식으로 돈을 지출하는 것. (p.164)

미니멀리즘은 사고방식이다. 서서히 자신에게 적합한 삶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결심이다. (p.237~23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행이 은유하는 순간들
김윤성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주머니 속에 낡은 지도 한 장을 넣고 틈틈이 세계를 여행하는 삶.

꿈꾸던 삶을 실제로 살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20여 년 동안 30여 개국 100여 개의 도시들을 누비며 경험했던 소중한 추억을 읽으며

지금 당장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나는 여행지의 폭이 무척 좁았다.

관심사 때문이기도 하지만 장시간 비행과 낯선 곳에서 마주할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늘 익숙한 곳으로 떠났고 조금이라도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두 발이 이끄는 대로 무작정 걸어 다녔다.

익숙하지만 낯선 골목에서 느꼈던 설렘과 해방감을 이 책을 읽으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저자가 여행지에서 예기치 못한 행복을 발견하고 그 순간을 음미하며 위로를 받았듯이

나는 이 책을 통해 내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22편의 이야기는 현실을 잊게 만들어 주면서도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소중함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영국 런던에서 만난 하이파이브 하는 고양이를 보며 평온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고,

이태리 아말피에 있는 절벽에서 마주한 장관은 지금 당장 직접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들었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풍경은 잠시나마 버스킹을 만끽할 수 있는 여유를 주었고,

독일 퓌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전생에 내가 살던 곳이 아닐까라는 착각에 빠져들게 해주었다.

내가 직접 경험했든 타인의 경험이든 여행지의 이야기는 늘 설레고 재미있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같은 여행지를 가게 된다면 저자가 전해준 소소한 이야기들이 생각날 것 같다.

20년 여행 고수가 전해준 행복한 여행 이야기를 통해 내 삶에도 행복의 기운이 스며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오게네스 변주곡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국어권의 대표적인 미스터리 소설 작가 찬호께이의 작품 활동 10년이 담긴 책이다.

작가가 엄선한 단편을 모아 모음곡 형식으로 출간했다.

각 단편을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을 선곡하여 제목을 붙이고 함께 들으면 좋은 음악까지 선정했다.

이 책은 하나의 장르로 정의할 수 없다. 미스터리, 서스펜스, SF, 호러, 판타지 등

모든 장르 소설이 이 책 한 권에 수록되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의 머리 위에 괴이한 형상이 보이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정수리>나

미발표작인 <커피와 담배>는 현대 사회를 풍자하고 있고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 <산타클로스 살인 사건>은

크리스마스 동화 같은 느낌을 준다.

다양한 단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시간이 곧 금>과 <추리소설가의 등단 살인>이다.

<시간이 곧 금>은 판타지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고 있다.

힘겹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내일 아침이면 뚝딱 전부 해결되어 있기 바라는

간절함을 경험했던 이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잘 만나고 싶은 마음, 하루빨리 승진해서 돈도 많이 벌고 싶은 마음, 다 이해가 된다.

하지만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과정 또한 결과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귀찮은 마음에 노력은 패스하고 결과만 얻으려 하는 어리석은 이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가까워올 때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추리소설가의 등단 살인>은 내 예상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다.

한 편집장이 작가 지망생에게 등단하려면 일단 사람을 죽이고 오라는 제안을 한다.

영혼이 담긴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실제 경험을 해봐야 한다는 꼬임에 넘어간 지망생은 밀실 살인을 계획하게 된다.

익숙한 이야기라 생각했지만 피해자는 내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었다는 점, 그리고 유명 추리 소설가 C의 정체는 내가 찬호께이의 책을 계속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하나 더 추가해 준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읽는 재미와 좋은 음악을 찾아 듣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인간은 말이야, 두 종류로 나뉘지. 타인을 이용하는 사람과 타인에게 이용당하는 사람.

p.19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