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게네스 변주곡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국어권의 대표적인 미스터리 소설 작가 찬호께이의 작품 활동 10년이 담긴 책이다.

작가가 엄선한 단편을 모아 모음곡 형식으로 출간했다.

각 단편을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을 선곡하여 제목을 붙이고 함께 들으면 좋은 음악까지 선정했다.

이 책은 하나의 장르로 정의할 수 없다. 미스터리, 서스펜스, SF, 호러, 판타지 등

모든 장르 소설이 이 책 한 권에 수록되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의 머리 위에 괴이한 형상이 보이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정수리>나

미발표작인 <커피와 담배>는 현대 사회를 풍자하고 있고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한 <산타클로스 살인 사건>은

크리스마스 동화 같은 느낌을 준다.

다양한 단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시간이 곧 금>과 <추리소설가의 등단 살인>이다.

<시간이 곧 금>은 판타지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고 있다.

힘겹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내일 아침이면 뚝딱 전부 해결되어 있기 바라는

간절함을 경험했던 이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잘 만나고 싶은 마음, 하루빨리 승진해서 돈도 많이 벌고 싶은 마음, 다 이해가 된다.

하지만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과정 또한 결과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귀찮은 마음에 노력은 패스하고 결과만 얻으려 하는 어리석은 이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이 가까워올 때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추리소설가의 등단 살인>은 내 예상을 벗어났다는 점에서 기억에 남는다.

한 편집장이 작가 지망생에게 등단하려면 일단 사람을 죽이고 오라는 제안을 한다.

영혼이 담긴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실제 경험을 해봐야 한다는 꼬임에 넘어간 지망생은 밀실 살인을 계획하게 된다.

익숙한 이야기라 생각했지만 피해자는 내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었다는 점, 그리고 유명 추리 소설가 C의 정체는 내가 찬호께이의 책을 계속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하나 더 추가해 준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읽는 재미와 좋은 음악을 찾아 듣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인간은 말이야, 두 종류로 나뉘지. 타인을 이용하는 사람과 타인에게 이용당하는 사람.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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