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매기 앤드루스.재니스 로마스 지음, 홍승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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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두 명의 영국 여성학자가 영국 여성의 참정권 획득 100주년을 기념하여 쓴 책이다.

역사 속에서 대부분의 여성들은 그저 조연에 불과했다.

승자와 남성 위주의 역사를 살아오면서 지금도 세계 어딘가에서 여성들은 숨죽이며 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페미니즘을 외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여성의 역사를 제대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삶에 영향을 끼쳤거나 여성에 의해 탄생한 100가지 상징들을 소개한다.

여성의 본능, 사회가 기대하는 아내와 가정주부로서 역할, 과학과 기술의 발달, 스스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

사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도와준 것들, 일과 문화, 그리고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물건이 가진 의미를

여성의 입장에서 풀어낸 점이 흥미롭다.

세탁기, 실리콘 가슴, 코르셋, 피임약과 같은 것들은 여성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쉽게 이해할 있고,

난생처음 본 괴상한 물건들을 보면서 여성들의 참혹했던 삶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잔소리꾼 굴레라는 것이 있다.

16세기 스코틀랜드에서는 여성들이 불손하게 말을 했다는 이유로 혀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입에 재갈을 씌웠다.

가부장적인 시대에 여성을 침묵 속에 가두어 사회에 어떠한 목소리도 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남성들의 의지가 무섭게 느껴지는 물건이다.

바클리 카드라는 것도 있다. 영국 바클리 은행에서 출시한 카드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여성의 권리가 남편이나 아버지에게 종속되어 있었던 당시 신용카드는 여성에게 자유를 안겨주었다.

이렇게 물건을 통해 여성의 지위가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재봉틀, 세탁기 그리고 냉장고가 발명되자 여성은 고단한 노동에서 조금은 해방될 수 있게 되었고

기차나 지하철에 여성 전용칸이 생기게 되면서 성희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무겁지 않고 가려져 있던 여성사에 한발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성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세상은 호기심 가득한 세상이었다.

자유와 권리를 위해 투쟁했던 모든 여성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유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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