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방어 -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의 놀라운 비밀
맷 릭텔 지음, 홍경탁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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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의 저자가 쓴 이 책은 면역에 대한 한 편의 소설 같다.

이 책에는 네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갑작스레 호지킨병을 앍게 된 저자의 친구인 제이슨.

핼러윈데이 파티에서 만난 동성 연인으로 인해 에이즈에 걸리게 된 밥.

동료들과의 근사한 저녁 자리에서 발가락이 부어오르는 류머티즘 증상이 나타난 린다.

알 수 없는 고열과 햇빛 알레르기에 고통받으며 자가면역 질환을 앓게 된 메러디스.

이들은 모두 면역의 문제를 안고 있다.

저자는 네 명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면역학이란 무엇인지

외부에서 바이러스가 침입했을 때 우리 몸은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기 쉽게 전해준다.

또한 지난 면역학 역사에서 중요한 발견을 한 과학자들과 그들의 업적을 이야기한다.

평소 면역학에 관심이 없거나 전공자가 아니라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낯선 용어들이 등장하고 발음도 어려운 질병 이름이 등장한다.

하지만 단어들의 어원을 살펴보면 한결 이해하기 수월해진다.

저자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우아한 방어라 칭하며 면역학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말한다.

T 세포와 B 세포, 항체와 항원, 사이토카인 등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기본 용어부터

외부 물질이 몸속으로 침입했을 때 일어나는 다양한 방어기제를 설명해 준다.

이렇게 몸속에서 우아한 방어를 펼치던 물질들이 갑자기 변이를 일으켜

자가면역 질환이 발병하게 되고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이유까지

팬데믹 시대에 꼭 한번 읽고 알고 있어야 할 면역에 관한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학부 과목 중 어렵다고 생각했던 면역학이

이토록 재미있는 학문이라는 걸 이번 기회에 다시 알게 되었다.

언제 어떤 위협이 우리에게 닥쳐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니 평소 각자의 건강 관리에 관심을 기울여보자.

스스로가 방어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게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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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아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북로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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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고 톡 쏘는 사이다 같은 사노 요코 작가의 초기 에세이집이다.

왜 유독 그녀 주변에는 특이한 사람들이 많은 걸까.

그녀를 둘러싼 에피소드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한 번 경험해 볼까 하는 일투성이다.

이 책에서는 그녀가 만났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아버지가 세상에 둘도 없는 의사를 얻고 죽었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꺼이꺼이 울었고,

사노 씨네 개가 옆집 닭을 죽인 사건 이후 미안한 마음에 점심 초대를 했을 때

그녀가 준비한 메뉴가 오야코동이었다는 이야기에 깔깔대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전철에서 만난 술 취한 불량 아저씨 에피소드는 과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의문을 남겼고

하숙생 세리자와의 이야기를 통해 낯선 곳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는 어른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사노 씨는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하지 않고 사람 그 자체로 보고 대화를 해나간다.

지금까지 살면서 나는 어땠을까.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상대를 파악했던 건 아닐까.

누군가 내게 같은 잣대로 평가했다면 불같이 화를 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무의식중에 그렇게 행동했던 건 아닌지 반성해 본다.

가끔 사노 씨의 글이 무서울 때가 있다. 나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게 만든다.

그러다 보면 부끄러웠던 지난 행동에 얼굴이 빨개질 때가 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그런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도 사노 씨의 글을 챙겨 보게 되는 건 어른의 나이가 된 내게

똑바로 살라고 거침없이 말해주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녀의 솔직한 추억담에 함께 울고 웃으며 스스로를 돌이켜보게 되고 조금씩 어른이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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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문지 스펙트럼
사무엘 베케트 지음, 전승화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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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리뉴얼된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인 첫사랑을 선택한 건 작가의 이름이 익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선택은 잘못되었다. 얇고 작은 크기에 짧은 단편이 실려있지만, 상당히 어렵다.

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읽어야 했고, 한 문장에 쉼표도 많고 물음표도 많이 쓰여있다.

이해하는데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마지막 문장까지 다 읽었을 때

스스로가 이 책을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점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뚜렷한 사건도 없고 내가 흔히 알던 소설 형식도 아니며 문장도 매끄럽지 못하다.

작가는 기존의 익숙한 소설 쓰기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창작물을 보여준다.

그로 인해 나는 스스로의 무지함을 깨닫고 좌절할 수밖에 없었고

첫사랑이란 몰랑몰랑한 단어가 두렵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러한 형식 파괴의 소설을 읽으며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던 기존 소설에서 벗어나 글자 하나, 문장 부호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나름의 해석으로 이해하려 애썼다.

이 난해하고 어려운 그의 글을 끝까지 읽은 것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말하고 싶다.


사랑이 당신들을 망친다는 것,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정확하게, 무슨 사랑을 말하는 걸까? 열정적인 사랑?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육감적인 사랑하면 열정적인 사랑이지. 안 그래? 아니면 내가 다른 종류의 사랑과 혼동하고 있나? 사랑에는 정말 여러 종류가 있잖아, 그치? 상대적으로 아주 아름다운 사랑들도 있고 말이야, 안 그래? 예컨대 플라토닉 러브, 이게 방금 생각난 또 다른 종류의 사랑이다.

p. 26

새벽이 어슴푸레 밝아왔다. 나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되도록 빨리 밝은 곳으로 가려고, 어림잡아 해 뜨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나는 바다의 수평선이나, 사막의 지평선을 원했어야 했다. 내가 밖에 있을 때면, 아침에는, 태양을 맞이하러 가고, 저녁에는, 내가 밖에 있을 때면, 태양을 따라, 망자들의 집에까지 간다.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

p. 74

부지불식간에, 아무리 어설프고 허망하게 존재했더라도,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끼는 일은, 옛날 같았으면 나를 감동시키는 선물이었다. 누구나 미개한 존재로 변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자신이 제정신인지 가끔씩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말조차도 당신을 저버리면, 그때는 말 다 한 거지. 그 순간은 아마도 연결관들의 연결이 끊기는 순간일 거다, 당신도 알지, 연결관들.

p.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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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몸 - 몸을 알아야 몸을 살린다
이동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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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요즘,

면역력부터 미세 염증과 호르몬까지 우리 몸의 작동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바이러스, 질병, 그리고 노화를 이기는 몸에 대해 설명한다.

해가 바뀌고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달라지면서 자꾸만 아픈 곳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까지도 이틀에 한번 꼴로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건강 보조제라는 핑계로 하루에 먹는 영양제의 개수가 늘어났다.

아플 때면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건강 상식으로 위기 순간을 넘기고 있지만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한 번쯤은 제대로 알고 싶었다.

이 책은 우리 몸을 알고 쓰고 아껴 쓸 수 있는 지식을 전해주고 있다.

만성 소화 불량과 피로를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며 그저 스트레스가 원인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기는 몸>을 읽으며 몸속 부신 기능이 약해졌을 때 만성피로가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스트레스가 우리 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몸이 보내는 신호는 무시한 채 영양제에 의지했던 나쁜 습관을 반성하며

좋다는 말에 혹해서 먹고 있던 건강 보조제를 다시 확인하고

우선적으로 먹어야 하는 필수 영양제 위주로 바꿨다.

건강에 대해 어설프게 알고 있던 사실을 올바르게 알게 되었고

현재 상태와 가장 적합한 부분을 정독하며 자가 진단하는 방법을 배웠다.

앞으로 50년 이상 함께 할 내 몸을 이해하고 유해한 것들로부터 지켜내어

건강하게 나이드는 삶을 희망해 본다.


면역력이 좋아지려면, 잘 먹고, 잘 자고, 적절히 운동하면서,

마음이 평안해야 된다는 뻔한 결론이 나옵니다.

뻔하고 쉬운 것 같지만 참 어려운 일입니다.

...

영양소의 균형이 잘 맞은 상태에서 마음의 안식과 충분한 휴식이 함께 되어야만

정상적인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p.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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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파도에서 넘어지며 인생을 배웠다 - 넘어져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법
캐런 리날디 지음, 박여진 옮김 / 갤리온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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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서핑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

바다에서 거친 파도에 맞서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파도를 올라탈 기회가 늘어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살면서 수많은 시련의 파도가 닥쳐올 때

우리는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대학 새내기 때 친구들과 바다로 놀러 간 적이 있었다.

수영도 못하고 물도 무서워하지만 분위기에 들떠 신나게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발이 닿지 않자 패닉 상태에 빠져 버렸다.

수영은커녕 물에 뜨지 못한다는 두려움에 양팔로 두꺼운 튜브만 끌어안은 채

'이렇게 죽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끔찍했던 기억은 지금도 나를 힘들게 한다.

이런 나이기에 바다에서 서핑을 하는 그녀가 존경스러울 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마흔 살에 처음 서핑에 도전했다.

그리고 무려 17년 동안 험난한 서핑을 즐기고 있다.

그녀는 이 책에서 서핑을 통해 깨달은 인생에 대한 7가지 교훈을 전해준다.

또한 자신의 서핑 경험과 함께 인생의 크고 작은 순간들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서핑하다 다친 부상으로 트라우마를 겪었고,

허리케인 샌디가 몰아쳤던 어느 날 유방암 진단을 받았으며,

다섯 번의 외과수술과 일곱 달에 걸친 화학요법을 겪고도 감사함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꿈같은 서핑 장소를 찾아 맨땅에 집을 짓기로 한 인생에서 가장

무모하고 위험했던 결정의 순간도 유쾌하게 이야기한다.

삶에서 100% 완벽함이란 불가능할 수 있다. 그러니 저자는 못하는 일을 시도하라고 말한다.

그래야 인생에서 생각지 못한 파도가 닥쳐올 때

현명하게 견딜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해도 끝없이 도전하는 그녀의 용기에 나도 함께 하려 한다.

시작조차 하지 않고 짐작만으로 포기했던 일들을 하나씩 해보려 한다.

분명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아갈 것이다.

플라세보 효과는 아주 강력하다... 의지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준다.

회의적인 생각에는 기회가 자리 잡을 틈이 없다.

그러니 느긋하게 마음먹고 가짜 약 한 알을 먹어보기 바란다.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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