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담배 - 어느 사랑의 이야기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5
브루노 프라이젠되르퍼 지음, 안성찬 옮김 / 들녘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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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래서 새해가 시작될 때마다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담배를 필 수 없는 짧은 시간, 예를 들면 영화를 보거나 온통 금연인 건물에서 일을 보거나, 혹은 3시간 이상 비행을 해야 하는 경우가 죽도록 싫다는 흡연가들의 하소연을 이해하지 못한다.

브루너 프라이젠뒤르퍼의 [마지막 담배]는 흡연과 금연을 반복하는 주인공과 그의 여섯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결국 그는 마지막 담배를 선택하지만, 그 마지막은 또 다른 마지막을, 그리고 마지막, 마지막을 외쳐대며 일생 선택하며 살게 될 지 장담할 수 없다.

식후연초 불로장생,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담배를 피고 또 피운다.

나 역시 연기자욱한 골방에서 세미나를 하고 드라이아이스가 깔린 듯한 재즈바에서 음악을 듣는다. 그리고 담배를 피지도 않으면서도 광화문 콩다방의 흡연석에서 마시는 커피가 가장 맛있고 행복하다.

흡연자든 금연자든  소설의 주인공들이든 그의 수많은 여자들이든 담배와는 마지막이면서 마지막이 아닌 관계선에 연속적으로 놓이게 될 것이다.

그래도 담배피는 친구들을 만나면 건강 생각해서 끊으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젠 이 책을 권해야겠다. [마지막 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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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킴 스페셜 앨범 - Love Chapter. 1
바비 킴 (Bobby Kim) 노래 / 지니(genie)뮤직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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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누군가의 애잔한 발라드 곡에 끈적거리는 목소리로 피처링을 해주던 가수가 있었다. 힙합계의 대부라고도 하고 음악한다 하는 사람들은 다 실력있다 말하는 그, Bobby Kim. 하지만 내겐 그렇게 큰 느낌을 주진 않았다. 

어느 날 텔레비젼에서 어느 프로그램의 마지막에 단 15초 흘러나왔던 뮤직비디오 속, "사랑...그 놈" 때문에 덜컥 CD를 사고 말았다. 제멋대로 왔다가 자기 맘대로 떠나가는 사랑 때문에 가슴아파하는 그의 노랫말이 그의 끈적거리는 목소리와 애잔한 멜로디에 뒤섞여 온통 가슴속을 휘저었다. 이 세상 사랑 노래란 모두 내 노래같다고들 하지만, "사랑..그 놈"만큼 내 것인양 받아들일만한 노래가 또 있을까? 도대체 Bobby Kim, 이 남자의 노래는 왜 이런거야? 

혹여, 그의 노래를 아직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사랑..그 놈"과 더불어 "천번을 더해도"를 권하고 싶다. 다만 지금 사랑 앓이를 너무 심하게 앓았던 사람들, 혹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려는 초보자에게는 마음을 단단히 하고 그의 노래를 들어주길 권한다. 안 그러면 사랑 몸살이 너무 심해 숨조차 쉬기 힘들어질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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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2-23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발이 유난히 적습니다만 ㅎㅎ
마음을 흔드는 리뷰입니다. 생투남깁니다.
 
죽음의 중지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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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로이]에서 아킬레스는 프리세이예스에게 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신은 인간을 부러워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죽기 때문이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현재의 삶이 소중한 것이며 그 죽음으로 인해 새로운 삶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인간들로부터 죽음이 사라져 버렸다. 신의 질투가 극에 달한 것일까? 

사라마구의 소설 [죽음의 중지]는 "다음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로 시작된다. 갑자기 모두 눈이 멀게 되거나 나무를 툭 쳤더니 이베리아반도가 유럽으로부터 떨어져 나왔다거나 단어 하나 때문에 역사가 뒤바뀔 수도 있다거나 하는 그의 기상천외한, 그러한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생각으로부터 [죽음의 중지] 역시 시작되었다.  

불로장생을 열망하는 인간의 헛된 욕심을 꾸짖기라도 하듯 죽음이 갑자기 활동을 멈춰버렸다. 더 이상 아무도 죽지 않는다는 행복감은 시간이 흐를수록 삶의 두려움으로 바뀌어가고 죽음 앞에서 무기력한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인위적 죽음을 의도한다. 어차피 세상은 돌고 돌아야 하는 것이니까. 생각하는 인간이 살아남는 가장 큰 이유는 생각과 더불어 망각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처럼 살아있는 인간이 있다면 죽어야 할 인간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음이 왜 활동을 멈춰버렸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리고 왜 다시 활동을 시작했는지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고민하지만 그들의 고민은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들이, 혹은 자신들이 속한 사회가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만을 고민할 뿐이다. 사라마구의 소설은 결국 세상을 휘감고 있는 부조리와 모순으로부터 인간이 얼마나 인간답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지독한 고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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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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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의 소설은 단숨에 읽어내야만 한다. 잠시라도 멈춰버리면 다시는 그의 세상으로 돌아가기 어려워진다. 그것은 작가 스스로 소설 속에서 이미 예정된 운명 앞에서 시간에 쫓겨 숨가쁘게 뛰어다니듯 독자 역시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발표된 기욤 뮈소의 소설 여섯 편을 한 달만에 숨가쁘게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내게는 시간과 사랑에 대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한 작가의 이미지로 남았다. 이미 예정된 운명을 거슬러 보고자 하지만, 결국 그 운명 앞에 무릎꿇고마는 나약한, 그럼에도 사랑만큼은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인간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내게 말을 걸어왔다.

그의 전작들 모두를 단숨에 읽어내릴 수밖에 없었듯,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를 단숨에 읽어버렸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에단처럼 나 역시 사랑에 이끌려 주어진 짧은 시간 속에서 숨차게 뛰어다녔음을 느끼며, 헐떡이는 심장을 두 손으로 지그시 눌러 가라앉혔다. 과거로의 회귀를, 현재로의 안주를, 미래로의 도약을 모두 끌어안은 채 쉴새 없이 시간은 뒤죽박죽 요동친다. 하지만 그 시간은 사랑을 찾기 위한, 혹은 사랑으로 돌아가기 위한 한 사람의 일생이며, 혼돈 속에서도 혼돈을 느끼지 못하고 모든것을 명쾌하게 드러내도록 이끈다. 

[사랑의 블랙홀]의 주인공은 여러 날 반복되었던 동일한 시간 속에서 결국 자신의 운명을 바꿨고 사랑을 찾았다.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의 에단은 3일동안 반복된 동일한 시간 속에서 운명을 바꾸고자 애썼지만, 자신의 운명만은 바꿀 수 없었다. 그런 그의 행동이 의미가 있었던 것일까? 그가 정말 사랑을 찾아 돌아오긴 한 걸까? 

순간 나 역시 시간과 사랑에 대한 강박증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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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죽음
기욤 뮈소 지음, 이승재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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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죽음....

사실 기욤 뮈소 라는 작가가 누군지 몰랐다. 죽음에 대한 소설들을 찾아 읽다가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소설을 읽는 내내 작가가 흘려보내는 생각의 흐름에 나도 모르게 빠져버려 단숨에 읽어버릴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그의 또 다른 작품들을 손에 움켜쥐게 만들었다. 우연은 끊을 수 없는 인연을 만들고, 그 인연 속에서 뭔가 새로운 우연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서....완전한 죽음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소설을 읽으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했다. 누군가를 휘감고 있는 아우라의 발견, 그리고 죽음에 대한 예감.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제목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온 후배에게 물었다. 원제의 본뜻을... 그랬더니 "그리고나서.."란다. 그 제목을 듣고 나니 소설이 갖는 의미와 이미지들이 하나둘씩 풀려나갔다. 누군가의 생명을 구해주면서 우연의 실타래 속에 묶이게 된다. 그리고나서...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고 이별을 하고 다시 만나게 되고... 그리고 나서.. 우리는 무엇을 하게 되는 것일까?

결국 그 마지막 종착역은 죽음일 것이다. 하지만 죽음은 끝이 아니라 이제까지의 삶에 온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며, 잊혀진 의미를 되찾게 해 주는 것이며, 새로운 의미를 찾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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