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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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의 소설은 단숨에 읽어내야만 한다. 잠시라도 멈춰버리면 다시는 그의 세상으로 돌아가기 어려워진다. 그것은 작가 스스로 소설 속에서 이미 예정된 운명 앞에서 시간에 쫓겨 숨가쁘게 뛰어다니듯 독자 역시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발표된 기욤 뮈소의 소설 여섯 편을 한 달만에 숨가쁘게 읽어내려갔다. 그리고 내게는 시간과 사랑에 대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한 작가의 이미지로 남았다. 이미 예정된 운명을 거슬러 보고자 하지만, 결국 그 운명 앞에 무릎꿇고마는 나약한, 그럼에도 사랑만큼은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인간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내게 말을 걸어왔다.

그의 전작들 모두를 단숨에 읽어내릴 수밖에 없었듯,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를 단숨에 읽어버렸다.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에단처럼 나 역시 사랑에 이끌려 주어진 짧은 시간 속에서 숨차게 뛰어다녔음을 느끼며, 헐떡이는 심장을 두 손으로 지그시 눌러 가라앉혔다. 과거로의 회귀를, 현재로의 안주를, 미래로의 도약을 모두 끌어안은 채 쉴새 없이 시간은 뒤죽박죽 요동친다. 하지만 그 시간은 사랑을 찾기 위한, 혹은 사랑으로 돌아가기 위한 한 사람의 일생이며, 혼돈 속에서도 혼돈을 느끼지 못하고 모든것을 명쾌하게 드러내도록 이끈다. 

[사랑의 블랙홀]의 주인공은 여러 날 반복되었던 동일한 시간 속에서 결국 자신의 운명을 바꿨고 사랑을 찾았다.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의 에단은 3일동안 반복된 동일한 시간 속에서 운명을 바꾸고자 애썼지만, 자신의 운명만은 바꿀 수 없었다. 그런 그의 행동이 의미가 있었던 것일까? 그가 정말 사랑을 찾아 돌아오긴 한 걸까? 

순간 나 역시 시간과 사랑에 대한 강박증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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