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시는 송하원이라는 어린이가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 사이에 쓴 것들이다.
팽이
돌고 도는 팽이
때려야만 도는 팽이
때려야만 돈다니
팽이가 불쌍하다
세상에......
이 세상에 때려야만
하는 것이 나 말고
또 있다니......
(푸핫. 웃고 말았는데, 갈수록 더 재미있다.)
거울
그냥 쳐다봤는데
왜 째려보냐고 한다
그래 나 여우 눈이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적에 잘 듣던 소리다. ㅎㅎ)
오줌
오줌 싼 뒤
진동이 온다
나 핸드폰 없는데
두시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고
집에 왔다
새벽 두시였다
새벽 두시를 시계로
처음 보았다
새벽 두시가
신기하고 놀라워
(매일 잠자던 시간에 깨어 그 시간을 처음 '보는' 경험. 오. )
팔다리
나는 TV에서
전쟁으로
팔과 다리가 잘린
아이들을 보았다
괜히 미안했다
내 팔다리는 멀쩡해서
이 시들을 읽고 서재지인들께 소개하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主式會社 드림’이라는 유령출판사에서 나온
송하원 송호일 시집 [개똥아빠 개똥딸]에서 옮겨 온 것이다.
유령출판사 드림에 대해서는 여기를 보세요 ☞ http://www.aladin.co.kr/blog/mypaper/82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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