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자들이었구나
하늘이 너무 푸르거든
차라리 눈을 감으려무나
꽃이 보기 싫거든
차라리 송곳으로 눈을 찔러 버리려무나
숨쉬기 싫거든
차라리 숨통을 끊어 버리려무나
진실이 알려지는 게 두렵거들랑
차라리 한겨레 신문 12면을 모두 먹칠해 버리려무나

장님이 된 활자라고 해서
소리도 못 지를 것 같으냐

- 문익환, <뻔할 뻔 짜지>, 1989. 6. 21.

이때는 한겨레가 12면짜리였구나.
이때는 한겨레신문이란 존재가 희망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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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5-09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효...

파란여우 2006-05-09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을 주는 신문으로 대우를 받던 시절

반딧불,, 2006-05-09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가랑비 2006-05-10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간절한 희망이었을지.

로드무비 2006-05-10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국동 로터리 앞에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요.
한겨레 창간을 알리는.....
가슴 두근거렸는데.

가랑비 2006-05-10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님이 된 활자라도 소리를 지를 것이라는 믿음. 그 마음이 애틋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