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자들이었구나
하늘이 너무 푸르거든
차라리 눈을 감으려무나
꽃이 보기 싫거든
차라리 송곳으로 눈을 찔러 버리려무나
숨쉬기 싫거든
차라리 숨통을 끊어 버리려무나
진실이 알려지는 게 두렵거들랑
차라리 한겨레 신문 12면을 모두 먹칠해 버리려무나
장님이 된 활자라고 해서
소리도 못 지를 것 같으냐
- 문익환, <뻔할 뻔 짜지>, 1989. 6. 21.
이때는 한겨레가 12면짜리였구나.
이때는 한겨레신문이란 존재가 희망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