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일기
마가렛 쇼 지음, 이혜경 옮김, 이유미.이동규 감수 / 해바라기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어느 날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하다가  아주 아름다운 책을 만났다. 제목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일기' 라고 했다. 8절 스케치북크기의  붉은 파스텔톤의 그 일기장 속에는 소중한 한 분의 일기가 날짜별로 기록되어있었다.  바로  '마가렛 쇼'라는 자연주의자가 쓴 일기장이었다.

 

첫번째 일기는 1926년 10월 22일 부터 1927년 12월31일까지 씌여진 것이었고, 두번째 일기는 1928년 1월1일부터  1928년 12월31일까지 씌여졌으니 한 권으로 묶인 일기장은 약 2년넘게 쓴 기록이라고 볼 수있다. 자연 속에서 만난 새와 자연, 동식물 등을 직접 그림으로 그리고 일기로 썼는데, 비교적 짤막하게 적혀있어 부담없이 읽다보니 나의 마음도 어느새 자연으로 들어가 있는듯했다.

 

6월15일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에 들장미가 많이 피어있었다.

8월23일 화창한 날이었다. 밤에는 별들이 눈부시게 반짝였다. 바람 한 저 없이 고요했다.

12월 22일 밤새 폭우가 쏟아지더니 낮에는 간헐적으로 내렸다. 꽤 따뜻한 날씨였다. 정원에 첫 은종나무가 피었다.(본문 중)

 

이런 짤막한 일기들은 누구나 쓸 수 있을 법하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그려진 세밀화는 흉내내기 어려운 작품들이다. 그리고 아주 긴 일기도 있다. 내가 알지못하는 무수한 새들과 꽃의 이름도 있다. 개밀, 블랙베리는 무엇이며, 위성류나무, 디기탈리스, 핑크빛 동자꽃, 노랑촉새, 유럽붉은 가슴울새... 이런 보도 듣도 못한 새나 꽃 나무들의 이름은 그녀의 가족이 살았던 성 레오나르드 농장이나 셀본의 '웨이크' 라는 웅장한 저택의 자연속에서 살았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지금은 박물관이 되었다는 그 저택에서 마가렛쇼는 자연일기를 썼던 것이다.

 

아니 누구나 그런집에 산다고 다 이런 자연일기를 쓰지는 못했을 것이다.그녀는 젊었을 때부터 대부분의 시간을 스케치와 그림을 그리는시간으로 보냈다고 한다. 이 책은 그 녀 마가렛 쇼의 스케치북 일기장을 복사한 것이고 복사한 사람은 그녀의 어머니 '그레이스'씨라고 한다. 마가렛 쇼의 어머니는 딸의 출생을 상세하게 기록해둘 정도로 열심히 일기를 쓰시는 분이었고 딸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 후일 마가렛 쇼의 뛰어난 관찰력과 빈틈없는 손길은 영국의 야생세계에 관한 놀라운 기록물을 창조해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한개인의 일기가 사회에 영향을 준 것이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자연... 혹은 사물을 기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이 책을 통해서 배운다. 기록하기를 좋아하는 나도 이제부터라도 사소한 주변의 것들을 잘 기록하여 마가렛쇼의 어머니처럼 자녀들에게 영향을 주는 좋은  엄마가 되어야겠다.   그리고 이런 책은 한 권쯤 소장해두는 것도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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