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9월 한달간 원·달러 환율은 10% 가량 뛰었고, 주식시장과 펀드에서 10조원 가까이 증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신용경색으로 은행·증권사 등 금융회사와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풀어 달러 유동성 공급에 나섰으나 시장불안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 구제금융 법안의 의회 통과 이후에도 국내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환율 한달새 10%급등 = 5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가장 불안한 모습을 보인 곳은 외환시장이다. 지난 9월5일 1117.8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급등세를 보이며 10월2일에는 1223.5원까지 올라 한 달새 105.7원(9.5%) 급등했다. 추석 연휴 다음날인 지난달 16일에는 미국 투자은행(IB)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신청의 충격으로 환율은 하루동안 무려 50.5원이나 폭등했다.

 올초부터 약세를 보이던 주식시장도 미국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요동쳤다. 국내외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총액이 한달새 6조원이 감소했고, 주식시장 시가총액 감소분을 합쳐 모두 10조원 가량이 사라졌다. 

◇달러·원화 동시 자금난=‘9월 위기설’로 불안감이 고조되자 정부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기금) 발행을 추진했으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병설, 국제 금융시장 신용경색 여파로 발행에 실패했다. 이 여파로 국책은행과 공기업들의 해외채권 발행을 통한 달러 조달이 무산되면서 금융시장의 달러 자금난이 가중됐다. 여기에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증권사들이 투자손실을 입으면서 단기 원화자금 시장까지 얼어붙기 시작했다. 증권사들은 현금확보를 위해 보유하고 있던 은행채 등을 처분했고, 이는 은행들의 자금난을 키우는 주요 요인이 됐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국고채 대비 은행채 AAA등급의 스프레드(채권간 금리차)는 3년물을 기준으로 1.85%포인트를 기록해 지난달 5일에 비해 0.62%포인트 확대됐다. 스프레드가 확대된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시장 자금난이 심화되자 정부는 지난달 26일 외화자금시장(스와프시장)에 100억 달러를 공급키로 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미국 하원의 구제금융법안 부결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치솟자 외환시장에 외환보유액을 필요한 만큼 풀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환율이 급등하고 시장불안이 지속되자 정부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달러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시중은행과 수출 중소기업에 50억 달러를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가 시중은행에 달러를 직접 공급하는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외환시장 불안 지속될 듯=외환당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본격화하면서 9월 한달간 외환보유액은 35억3000만달러가 감소했지만 외화 유동성 부족현상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외환보유액 감소 추세가 오히려 외환시장 불안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부)는 “정부가 외환시장 움직임에 성급하게 반응할 경우 오히려 투기세력에게 기회를 주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정부가 외환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 시장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최선의 해법”이라고 말했다.

2008-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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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의 금융정책은 금융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금융에 가해진 빗장을 최대한 벗겨내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참여정부 때부터 추진돼온 금융규제 완화흐름을 계승, 한국에서도 글로벌 금융플레이어가 나오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의 정책 목표이지만 미국발 금유위기로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 등 모델로 추종해온 대형 투자은행(IB)들이 줄줄이 몰락하면서 정책추진의 타당성에 근본적인 의문이 일고 있다. 정부의 금융정책이 금융의 특수성에 대한 고려보다는 일단 파이를 키우고 보자는 산업정책적 편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전철 밟을 우려 큰 금융정책=산업은행을 민영화,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미국 투자은행들의 몰락이전에도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국내에는 투자은행의 주 수입원이 되는 인수합병시장이 성숙하지 않은데다 주식이나 채권발행시장도 활발하지 않는 등 투자은행의 토양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우선 제기된다. 산업은행을 민영화할 경우 중소기업 등에 대한 정책금융 기능이 약화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산업은행의 지분매각으로 조성되는 한국개발펀드(KDF)를 통해 중소기업 지원금융 등 정책을 간접금융(On-Lending)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독일식 주거래은행 등 간접금융의 토양이 없는 상태에서 도입할 경우 중소기업 지원금융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신용파생계약을 활용한 유동화 등 다양한 자산유동화를 활성화하겠다는 금융위의 방침은 미국 금융위기에서 드러나듯 신용리스크(위험)를 키워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헤지펀드의 활성화도 단기 투기성 자본이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넘는 금융규제 완화=이명박 정부는 비은행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비금융회사를 허용하는 방안 등을 통해 재벌기업의 금융및 비금융계열사 동시지배를 허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산업자본의 금융지배를 금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을 뒤흔들 것으로 지적된다. 세계 100대 은행중 산업자본이 실제 은행경영을 지배할 정도로 지분을 보유한 경우는 4개에 불과해 금산분리는 대다수 국가에서 엄격히 지켜지고 있는 정책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을 통해 증권사에 지급결제 기능을 허용키로 한 것도 과도한 규제완화의 사례로 꼽힌다.

 이명박 정부의 이같은 금융정책에 대해 금융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금융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성장론적’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소비자와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는 노력을 강조하기 보다는 무조건 파이를 키우고 보자는 식으로 접근할 경우 미국식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이승희 사무국장은 “이명박 정부는 복잡다단한 금융산업 발전문제를 규제완화→투자확대→일자리창출 식의 산업육성 정책적 시각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면서 “금융산업에서의 무분별한 규제완화는 제2의 외환위기라는 파국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8-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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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발 금융위기를 신자유주의 또는 금융 자본주의의 종말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모든 자동차 사고를 엔진(신자유주의) 결함으로 속단할 수 없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운전자 과실(경영자의 도덕적 해이)과 교통신호의 문제(잘못된 감독체계), 과속을 단속하지 못하는 경찰(감독기관)이 야기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금융규제 완화를 추진 중인 이명박 정부의 금융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22일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강연’에서 이렇게 말하며 미국발 금융위기를 감독소홀이나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수준의 문제로 축소시켰다.
 그러나 정부의 금융정책이 감독차원을 넘어 금융시스템 자체의 개편을 꾀하고 있는데다 미국도 엄격하게 지키고 있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원칙까지 허물어 금융시장을 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규제완화 이후 금융산업을 제대로 감독할 역량을 갖췄는 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MB식 규제완화 미국 수준을 초월=미국이 22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금융 지주회사로 묶기로 한 것은 은행업은 물론 증권업까지도 건전성 규제를 포함해 철저히 규제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금산분리 원칙을 철저히 지켜오고 있고, 특히 은행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보다 더 강력하게 규제해왔다.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가 미국 금융당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외환은행 미국 지점을 팔아버리려 했을 정도로 미국 금융당국의 은행에 대한 규제는 철저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산업자본이 투자하는 사모펀드와 연기금의 은행 소유 규제를 완화하고, 재벌기업 등 비금융업주력자의 은행지분 보유한도를 현행 4%에서 8~10%로 확대하는 쪽으로 은행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증권 또는 보험회사가 중심이 되는 비은행 지주회사가 제조업체를 자회사로 거느릴 수 있도록 하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도 올해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규제완화이후 금융감독 제대로 할 수 있나=금산분리 완화 등 금융규제 완화가 추진되는 것에 대해 금융전문가들은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을 부추기고, 금융의 공공성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도 최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요즘은 재벌들이 잇따라 금융업에 진출하면서 제조업 대신 금융업으로 손쉽게 돈을 벌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금융당국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발생한 신용파생 상품 손실액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대대적인 규제완화 이후 금융당국의 감독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지도 회의적이다.
 홍익대 전성인 교수는 “이명박정부 출범이후 국제금융은 기획재정부, 금융정책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은 금융감독원으로 분리돼 국내 금융감독 시스템이 통합적인 위기관리 능력을 상실했다”며 “이런 감독체계를 그대로 두고 규제완화를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예측불가능한 위기상황에서는 시장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며 이를 위해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건전성 확립을 위한 금산분리 규제 등은 오히려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8-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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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의 등급을 말하며 주로 신용이 낮은 저소득층에게 빌려주는 대출이다. 서브프라임의 한단계 위에 알트에이(Alt-A)등급이 있고, 프라임 등급이 신용도가 가장 높은 계층을 상대로 한 대출이다. 2006년말 기준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1조4000억 달러, 알트에이는 1조2000억 달러, 프라임모기지는 7조8000억달러 정도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대출이 전체 대출의 13.5%를 차지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대출은 담보가치에 비해 대출액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금리가 높은 편이다.
▲주택저당증권(MBS), 부채담보부증권(CDO)
 주택담보대출을 해준 은행이나 회사들은 돈을 빌려줘 현재 융통할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돈을 빌려주고 받은 채권을 현금화하려는 성향이 있다. 이에 따라 채권을 제값보다 싸게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데 이를 유동화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현금을 주고 채권을 받은 유동화 전문회사들은 이 채권을 담보로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한다. CDO는 이 주택저당증권을 담보로 발행하는 2차 증권이다. 
▲헤지펀드
 증권 및 외환시장에 투자해 단기차익을 올리는 민간 투자기금을 말한다. 헤지펀드는 파생금융상품을 교묘하게 조합해서 도박성이 큰 신종상품을 개발하는데, 이것이 국제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가 대표적인 헤지펀드로 알려져 있다.
금융기관에서 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다. 신용경색 현상이 발생하면 기업들은 자금 부족으로 인해 정 상적인 경영이 어려워지고 무역업체들도 수출입 활동에 큰 제약을 받 게된다.
▲신용경색
 금융시장에 자금이 부족하거나 자금이 제대로 유통되지 않는 상황을 가리킨다. 경제에 돈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 기업들이 턱없이 높은 이자를 주고 은행에서 돈을 빌려야 하며 신용이 낮은 기업들은 자금을 구하지 못해 도산하는 등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극심한 신용경색으로 상당수의 기업들이 도산한 경험이 있다.
▲신자유주의
 작은 정부와 큰 시장, 민영화와 규제완화 등을 핵심 개념으로 하는 경제 이념. 정부의 시장 개입을 중시하는 케인즈 이론이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을 계기로 후퇴하면서 경제학의 신주류로 등장했다. 1980년대를 전후로 미국의 레이건 정부, 영국 대처정부가 신자유주의를 적극 채택했고 금융 규제완화, 자유무역의 확대 등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투자은행과 상업은행
 상업은행(Commercial Bank)은 우리나라의 시중은행과 비슷한 개념으로 예금과 대출이 주요 업무다. 돈을 저축하고 싶은 사람에게 예금을 받아 돈이 필요한 기업이나 개인에게 빌려주는 역할을 한다. 주요 수입원은 예금과 대출 금리차에서 발생하는 예대마진과 각종 수수료다. 반면 투자은행은 기업공개(IPO), 기업 인수합병(M&A), 사모펀드투자, 주식이나 채권 인수·중개, 부동산투자 등의 업무를 한다. 최근 대형 투자은행들이 서브프라임모기지 관련 채권과 파생금융상품을 취급하다 위기를 맞게 됐다.
▲공매도
 유가증권(주식·채권)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 또는 빌려서 파는 것을 말한다. 없는 유가증권을 판 뒤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안에 주식이나 채권을 구입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면 된다. 예를 들면 현재 주당 2만원인 ㄱ사의 주식을 공매도한뒤 3일 뒤 결제일 주가가 1만5000원으로 떨어졌다면 투자자는 1만5000원에 사서 주식을 갚고 주당 5000원의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 주가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회피하기 위해 주로 헤지펀드들이 활용하는 방식이다. 한때 ‘선진금융기법’이라며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최근 과도한 공매도가 전세계적인 주가폭락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세계 각국이 공매도 금지에 나서고 있고 우리 금융감독도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정리신탁공사(RTC)
 미국 정부가 1989년 저축대부조합 사태 당시 도산 업체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됐던 부실채권정리기구다. 현재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유력한 방안이 RTC(Resolution Trust Corp)와 비슷한 기구를 만들어 금융회사를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의회 승인을 받아 공적자금이 조성되면 이를 RTC에 투입한 뒤 이 자금으로 금융회사들이 보유한 부실채권을 사주는 방식이다.
▲신용부도스와프(CDS)
 부도가 발생해 채권이나 대출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에 대비한 신용파생상품의 한 형태. 돈을 빌리는 채무자 처지에선 부도위험만 따로 떼어낼 수 있기 때문에 자금조달이 쉬워지고,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는 ‘프리미엄’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보험료를 지급하면 채무불이행 위험을 줄이거나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위기 상황을 맞아 CDS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때는 자금조달 시장 전체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 수도 있다.
▲구제금융
 기업파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제공하는 자금. 신규대출을 해 주거나 기존 대출상환을 연장시켜 주는 방법이 있다. 과거 우리나라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것이나 이후 정부가 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등을 통해 도산 위기의 대기업과 대형 금융기관 등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이 구제금융이다. 미국 정부는 올들어 베어스턴스의 JP모건체이스 피인수 중재과정에서 290억달러,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국유화 과정에서 2,0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했고, 16일 AIG에도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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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4위의 투자은행(IB)인 리먼 브라더스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파산신청을 낸 지 열흘이 됐다. 지난해 3월 미국 주택담보 대출업체들의 부실이 표면화되면서 시작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1년 반이 넘도록 세계 금융시장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는 한 차례 엄청난 충격이후 진정되는 ‘대폭발’ 형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여진이 되풀이되는 대지진의 양상을 띠고 있어 과거 금융위기와 달리 파장이 장기화되고 있다. 금융의 세계화로 세계 금융시장이 큰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엮어 있는 상황에서 첨단 금융공학으로 설계된 파생금융상품이 위험을 곳곳에 흩뿌려 놓은 탓에 부실이 어디에 얼마만큼의 규모로 숨겨져 있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은 미국식 투자은행으로 대표되는 금융 자본주의의 한계와 모순을 여지없이 드러내며 30여년간 전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의 몰락을 예견하게 했다. 특히 미국식 금융자본주의 모델을 추종해왔던 국내 금융시장에도 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전세계 금융시장을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던 미국발 금융위기가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경로를 거쳐 전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됐는 지를 10문10답으로 알아본다.

 1.미국발 금융위기의 발단이 된 서브프라임 사태는 어떻게 시작됐나.
 2001년 9·11사태 이후 미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연 1%까지 낮췄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사람들은 이자 부담없이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살 수 있게 됐고, 집 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 금융기관은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은 물론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에게도 주택담보대출을 크게 늘렸다. 소득이 적거나 빚이 많아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에게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라고 한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또 2006년부터 주택경기가 나빠지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연체율의 높아져 지난해말에는 20.2%로 급등했다.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린 사람들이 금리가 오르자 이자를 제 때 갚지 못하는 연체율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경우 처음 2년은 낮은 고정금리로 돈을 빌려주다가 이후 28년간은 변동금리로 전환하게 돼 금리 인상에 더욱 취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미국 2위의 주택담보대출 회사인 뉴센추리 파이낸셜이 영업을 중단한 것을 기점으로 1년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 파산에 이어 주택담보대출을 기초로 만든 각종 채권과 유동화 증권을 갖고 있는 전 세계 투자은행, 헤지펀드 등이 차례로 부실로 쓰러지면서 신용경색이 전 세계로 확산됐다.

 2.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나.
 모기지 업체들은 대출자들에게 돈을 빌려준 뒤 확보한 채권을 할인해서 현금으로 바꾸는데 이를 유동화라고 한다. 모기지 업체는 대출채권들을 자산유동화 회사(SPC)로 할인해 팔고 대신 현금을 받는다. 자산유동화 회사들은 모기지 채권을 담보로 주택저당증권(MBS)이나 부채담보부증권(CDO) 등을 만들어 은행들에게 판매한다.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은 이를 일반 투자자들이 가입하는 펀드 등의 형태로 만들어 전 세계의 투자자에게 판다. 이처럼 신용의 연결고리가 아슬아슬하게 이어진 셈인데 대출자들이 착실하게 빚을 갚는 구조라면 문제가 없지만 어느 한 고리가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가 모두 위험에 빠지게 된다. 고금리와 주택경기가 나빠지면서 대출자들이 빚을 갚을 수 없게 되면서 담보대출로 시작된 금융 파생상품 전체가 연쇄적으로 부실해지는 결과를 빚게 됐다. 결국 주택가격 하락→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헤지펀드 도산→국책 모기지회사 위기→대형 금융기관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3.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지 1년반이 넘었는데 왜 부실규모가 완전하게 파악되지 않나.
 파생금융상품의 특성 때문이다. 보통의 채권은 발행한 회사나 금융기관의 경영이 건실한지, 부실한 지를 보면 안전성 여부를 곧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부채담보부증권(CDO)과 같은 파생상품은 수 십개의 채권들을 쪼개서 합성시키는 경우가 많아 안전성 여부를 알 수 없다. 첨단금융공학에서는 이렇게 쪼개고 합치는 과정을 통해 위험성이 ‘제로’가 될 수 있다는 논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위험을 잘게 쪼개긴 했지만 기초자산이 부실화되면 결국 위험은 모두에게 확산될 밖에 없다. 위험을 없앤다는 첨단금융공학의 이론은 현실에선 ‘폭탄 돌리기’ 게임이 돼 버린 것이다.
 투자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파생된 CDO를 만들어 팔며 막대한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헤지펀드들은 특히 위험이 큰 대신 그만큼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CDO들을 대거 사들인 뒤 이를 담보로 투자은행에 돈을 빌려 새로운 투자에 나서고, 투자은행은 헤지펀드로부터 수수료를 챙기는 등 여러 투자자간에 얽히고 설킨 금융거래가 발생했다. 여기에 채권의 위험만을 따로 떼어내 상품화하는 식의 첨단금융기법으로 본래 채권의 값어치와는 무관한 금융상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게 된 것도 부실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다. 

 4. 이번 금융위기로 미국내 금융기관들이 입은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지난해 3월부터 본격화하면서 뉴센추리 파이낸셜 등 미국의 모기지 업체 중 93개 업체들이 파산하거나 다른 금융기관에 팔렸다. 또 미국 5위의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세운 헤지펀드가 파산했다. 프랑스의 글로벌 투자은행인 BNP파리바는 자금난으로 펀드의 환매를 중단했고, 9월에는 영국의 노던락 은행이 파산했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들의 부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서 골드만 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리먼 브라더스, 베어스턴스 등 미국의 5대 투자은행 중 3곳이 부실로 간판을 내리거나 인수·합병(M&A)되는 운명을 맞았다.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했고, 베어스턴스가 지난 3월 JP모건 체이스에 인수됐다. 세계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합병됐다. 1, 2위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도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정부의 규제를 받는 은행지주회사로 전환했다. 미국의 양대 국책 모기지 회사인 페니매이와 프레디맥은 국유화됐다. 또 세계 최대의 보험회사인 AIG도 미국 행정부가 공적자금 850억 달러를 투입하며 정부관리체제에 편입됐다. 미국 금융위기는 대형 투자은행을 넘어 지방은행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모기지 관련 손실이 늘고 있는 산매전문 금융기관인 워싱턴뮤추얼이 ‘제2의 리먼 브라더스’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 연방예금공사는 부실 가능성이 높은 문제 은행은 117개에 이르고, 부실규모도 783억달러에 달해 올 연말까지 약 15개 이상의 중소형은행이 파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5. 파산 신청은 리먼 브라더스가 했는데 왜 한국 주가와 환율이 요동을 치나. ‘9월 위기설’과 미국발 금융위기가 관계있나.
 국내 보험·증권사는 올 상반기 리먼 브라더스에 7억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은 투자액의 상당액을 날리게 됐다. 뿐 만아니라 아주 복잡한 경로를 통해 국내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은 리먼 브라더스가 설정한 펀드에 가입해 있는데 이 펀드는 한국의 삼성전자 등 우량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이 금융기관의 추가파산을 걱정해 펀드를 중도환매할 경우 미국 금융기관들은 갖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아야 한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사태가 발생한 다음날인 16일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코스피지수가 90포인트나 폭락한 것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6000여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에서 주식을 판 돈을 본국에 송금하기 위해 달러화로 바꿔간다. 이 때문에 증시 폭락은 달러 수요를 촉발시켜 원화 가치가 폭락하고 달러값이 급등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퍼졌던 ‘9월 위기설’은 외국 투자자들이 9월중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모두 팔고 빠져나가면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제2의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위기설이 퍼지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 심리가 확산돼 주가는 하락하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9월 위기설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이 늘어 국제수지 적자가 늘어난데다 이명박 정부 초기 고환율 정책을 펴는 바람에 달러가치가 급락하는 등 정부 정책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탓이 컸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시장국’에서 돈을 빼내 선진국의 채권이나 금 같은 안전 자산에 투자하려는 경향을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외국의 투자자들은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세계 12위권에 들었지만 남북분단과 북핵문제 등으로 지정학적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6. 리먼 브라더스 파산에 따른 한국 기업과 투자자들의 피해는 얼마나 되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우선 리먼 브라더스 관련 채권이나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한 국내 금융기관들은 ‘리먼 사태’의 직접적인 피해자다. 일부 증권사는 1000억원 어치 이상의 리먼 브라더스 관련 채권을 갖고 있어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게 됐다. 또 국내 금융회사들은 리먼 브라더스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 등의 파생금융상품에 7억2000만 달러를 투자해 이중 상당액이 손실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는 신용경색을 낳는다. 어떤 기업이 어떤 부실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서로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자금난을 겪게 된다.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은 현금과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대출이나 투자는 꺼리기 때문이다. 회사들은 연 7~10%의 높은 금리를 주고, 돈을 빌려야 하기 때문에 경영난이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7.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규모는 얼마나 되나. 구제금융 조치를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한국상황과 비교해보면.
 미국 행정부는 앞으로 2년간 7000억 달러의 자금을 들여 금융회사를 사들이기로 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도 자산관리공사와 예금보험공사 등을 통해 도산위기에 처한 대기업과 대형 금융기관 등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한국이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모두 168조5000억원으로 1997년 국내총생산(GDP)의 28.7%에 달했다. 미국이 투입할 공적자금 7000억달러는 지난해 미국 GDP의 5%로 그 비중은 훨씬 낮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금융위기는 한국의 외환위기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부실 규모를 추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수 있다.

 8. 유럽·일본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미국발 금융위기의 공동대응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세계 금융시장이 촘촘히 엮여 있기 때문에 한 곳에서 부실이 터지면 다른 나라로 전파되기 마련이다. 이른바 금융 세계화의 영향 때문이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진 것은 세계 각국 금융기관들이 리먼 브라더스와 다양한 형태로 거래해 왔기 때문에 추가 피해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이 공조에 나서는 또다른 이유는 미국의 자금경색이 자국으로까지 확산돼 중소기업의 대규모 도산과 경기침체라는 최악을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인 미국 정부가 달러화를 지나치게 많이 풀게 되면 달러가치 하락이라는 새로운 경제위기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세계 각국 은행이 파국을 막기 위해 함께 공조할 수 밖에 없다.

 9. 금융위기는 언제쯤 마무리되나. 부실의 남은 ‘뇌관’은.
 미국 정부의 대규모 구제금융안이 발표되면서 금융위기가 가닥을 잡아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구제금융의 효과가 회의적이라는 지적과 재정적자 확대 등에 따른 부작용이 거론되면서 다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980년대 후반에 불거진 미국의 부실 저축대부조합(S&L) 사태처리에 6~7년이 걸렸던 점을 감안한다면 위기해소에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더구나 과거 국제 금융위기는 충격이 한차례에 그쳤고, 부실 규모도 어렵지 않게 파악됐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오랜 시간을 두고 간헐적으로 충격이 나타나고 부실 규모도 파악하기 어려워 장기적인 전망이 어렵다. 또 신용카드, 자동차할부금융, 학자금 대출시장 등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영향권에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10.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어떻게 달라지나.
 지난 30여년간 세계경제는 시장의 자유를 극대화하는 신자유주의 방식이 주류로 자리잡아 왔다. 특히 실물경제의 보조적 역할에 머물던 금융산업이 우위에 서는 금융 자본주의가 경제질서를 변화시켰다. 강도높은 금융 자유화와 M&A 등을 통해 초대형 금융기관에 권력이 집중되고, 이들이 제조업 등 실물경제를 쥐고 흔드는 일이 많아졌다. 금융이 권력화되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는 양극화의 부작용을 초래했다. 자금을 끌어들여 손쉽게 돈을 버는 ‘머니게임’이 확산되면서 기업도 본래의 사회적 역할에서 벗어나 금융투자자에게 수익을 전달하는 통로로 전락했다.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는 자본주의 역사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식 금융자본주의가 작동불능의 사태를 맞았기 때문이다. 리처드 실러 뉴욕대 교수는 “과거 자유시장 경제의 기본정신은 ‘정부는 해결책이 아니라 오히려 정부가 문제’였다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꺼꾸로 ‘시장이 문제고 정부가 해결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는 벌써부터 주식시장의 공매도를 금지하는 등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에 착수했다. 세계 금융을 쥐락펴락하던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투입으로 국영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중국의 인민일보가 최근 사설에서 “세계는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금융질서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듯이 새로운 금융질서와 경제질서를 세우려는 움직임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본격화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근본적인 틀이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008-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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