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문화가 있는 날' 행사는 조금 솔깃했다. 2월 중에 이용한 공연·전시·영화 유료 관람권을 도서로 교환해주는 ‘도깨비책방’이 열린 것이다. 송인서적 부도 사태로 피해를 입은 1인 출판사 도서를 유료 관람권과 교환해주는 행사였다. 나처럼 게으른 사람을 위해서 서점온 사이트(www.booktown.or.kr)를 통해서도 신청받고 배송해주기도 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영화는 꼭 보니까 <컨택트>를 보고 버리지 않았던 영화표를 사진으로 찍었고, 도서 리스트를 훑어본 뒤 원하는 책을 골랐다. 뜻밖에도 괜찮은 책들이 꽤 있었다. <나쁜 페미니스트>처럼 핫한 책은 금세 동났다.


내가 선택한 책은 ㅋㅋㅋㅋㅋ 정말 인기가 없었다. 며칠이 지나도록 마감이 뜨기는커녕 신청 인원 숫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아마 이 책은......... 끝까지 마감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어제 드디어 책이 집에 왔다. 물론! 배송비도 무료!





선택할 때도 참 표지 디자인이 구리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받아보니 더 구렸다.ㅋㅋㅋㅋㅋㅋ 활자 조판도 뭔가 너무 올드한 느낌이랄까. 번역은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이 책을 보는 순간 뭔가 레어템 느낌을 감지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고르지 않은 까닭은, 1. 표지가 너무 구려서. 2. 다니자키 준이치로를 잘 몰라서 -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우연히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내 친구도 이 행사를 통해 하필이면! ㅋㅋㅋ 이 책을 선택했다는 게 아닌가! 이런 격하게 반가운 느낌이라니. ㅋㅋㅋㅋㅋ 이 책을 고른 그 드문 사람들 가운데 내 친구가 있었던 것이다. 근묵자흑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영화티켓으로 이런 책 한 권을 건졌고, 서로 말한 적도 없는데 친구도 똑같은 책을 고른 것을 알았으니 뭐랄까 뿌듯함과 기쁨이 두 배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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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0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춘금초》를 가지고 있어요. 줄거리가 흥미로워서 중고매장에서 보자마자 구입했습니다. ^^

잠자냥 2017-03-09 13:35   좋아요 0 | URL
부럽습니다! 이 출판사에서 다니자키 준이치로 책이 3권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 여기서 나온 <다니자키 준이치로 단편집>은 나왔을 때 신나서 서점으로 달려갔는데... 그 조악한 편집을 보고 믿음이 영 안 가서 결국 사지 않았거든요. 근데 결국 품절 ㅠㅠ 사둘 걸 그랬습니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