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아미 펭귄클래식 108
기 드 모파상 지음, 윤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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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아미 Bel-Ami’는 잘생긴 친구, 아름다운 친구, 혹은 미남 친구 정도의 의미다. 또한 모파상의 장편 <벨아미>의 주인공 ‘조르주 뒤루아’의 별명이기도 하다. 조르주 뒤루아는 그야말로 가진 것이라고는 잘생긴 외모, 그것 하나뿐이다. 부모님은 시골의 가난한 농사꾼이고 조르주 자신도 특출 난 재능이라고는 딱히 없다. 그저 잘생긴 외모로 사람들의 호감을 얻는 일만이 쉬울 뿐이랄까?

그럼에도 그에게는 매우 대단히 큰 욕망이 있다. 누구보다 잘 살고 싶고, 누구보다 유명해지고 싶으며 부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쥐고 싶어 한다. 귀족 출신도 아니고 집안도 가난한 이 남자가 그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이제 불 보듯 뻔하다. 조르주 뒤루아는 그의 잘생긴 외모를 무기로 파리 사교계에 진출하며 여자들의 마음을 쉽게 얻게 된다. 그는 귀족 출신의 잘나가는 여자들만 상대하며 승승장구한다.

여자들은 그를 정부로 두면서 몸과 마음을 주는 것으로도 모자라 경제적인 후원은 물론, 쉽게 얻기 힘든 갖가지 기회를 제공한다. 뒤루아는 이 여자 저 여자 닥치는 대로 이용하면서 자신의 야망을 실현해 나간다. 그가 그토록 원하던 높은 자리에 오르고 부자가 되면 행복할까? 글쎄.... 작은 행운이나 기회에도 크게 기뻐하던 처음과 달리 조르주 뒤루아는 점점 더 만족을 모르게 된다. 더 많이 갖고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는데도 그는 어쩐지 더 큰 욕심을 낼 뿐이다. 이 잘생긴 친구 ‘조르주 뒤루아’의 인생은 그래서 어디까지 질주할 수 있을까?

단편으로 유명한 모파상의 장편으로 <벨아미>는 무척 재미있다. 특히 ‘조르주 뒤루아’의 속물적인 모습, 허영기, 멈출 줄 모르는 욕망을 묘사하는 부분들이 이 작품의 백미이다. 그토록 아름답다는 외모와 달리 어쩌면 이렇게도 못났으면서도 찌질한 인간이 있을 수 있는가! 뒤루아 뿐만이 아니라 그에게 넘어가는 여자들 또한 허영으로 똘똘 뭉쳐있다. 교양 넘치고 정숙한 척은 다하지만 결국 <벨아미>의 여자들은 반반하게 잘생긴 남자 외모 하나에 홀딱 넘어가서 영혼까지 털려버린다. 

물론 여자들만 그렇지는 않다. 뒤루아가 처음 일자리를 얻은 신문사와 신문사에 드나드는 기자들 및 작가들 또한 다르지 않다. <벨아미>에 나오는 인물들은 신분이나 직업의 귀천을 떠나 하나같이 세속적이고 우스꽝스럽다. 돈이나 권력, 성공에 대한 욕망만 있을 뿐 자기 성찰이나 인생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을 하는 인물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문학 작품을 읽다 보면 한 사람쯤은 정신을 차리고 있는 인물이 있기 마련인데(물론 이 작품에도 조르주에게 충고를 하는 사람이 등장하기는 한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미미하다), <벨아미>에는 그런 인물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돈과 권력, 거기에 쾌락만 있으면 그저 좋은 인간들뿐이다. 조르주 뒤루아는 가진 것이 없던 시절, 그런 상류층을 혐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동경했고 결국 그런 삶을 추구하며 쫓아가기 바쁘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면서도 동경하던 사람들과 꼭 닮은, 어쩌면 더 혐오스러운 인물이 된다. 여전히 잘생겼지만 아름다움은 점점 잃어버리는 그런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스탕달의 <적과 흑>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신분 상승을 위해 멈출 줄 모른다는 점에서 ‘조르주 뒤루아’는 ‘쥘리앙 소렐’과 꼭 닮았지만 쥘리앙 소렐보다 조르주 뒤루아 쪽이 한층 더 문제적인 인물이다. 왜 그러한지는 직접 읽어보면 알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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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16-06-0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이 위대해질 수 있었던 건, 지구상 어느 곳보다 잡놈 잡년들이 많아서 그랬다.....는 게 늘 제가 주장하는 바입지요. 조르주야말로 `잡놈` 국가대표고요. ㅋㅋㅋㅋ
전 민음사 책으로 읽었군요.

잠자냥 2016-06-09 13:38   좋아요 0 | URL
하하하. 폴스타프 님 주장 정말 공감가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