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책을 좋아하는 책 환자들을 위한 책. '오늘 뭐 먹지?'가 아닌, '오늘 뭐 읽지?' 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펼쳐보라. 우리가 익히 아는 작가들이 그들만의 책장에서 아껴두었던 책들을 소개한다. 물론 그 가운데는 남들이 좋다고 해서 읽었는데 난 별로더라, 하는 책들도 있고 너무나도 사랑해마지 않아 그 책을 쓴 작가를 만날 수 있다면? 난 이런 작가를 만나고 싶어! 털어놓는 작가들도 있다. 세상에 글 잘쓰기로 널리 알려진 '작가'들이지만 사실 난 이런 책은 읽다가 중간에 그만뒀어, 그래? 난 아예 시도도 아직 못했어 하면서 은밀하게 고백하는데 그 리스트가 나와 맞아떨어질 때 묘한 공감과 함께 느껴지는 쾌감이란!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분명 그들의 이야기에 '맞아맞아'하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셰익스피어와 마크 트웨인에 대한 그들의 열렬한 애정, 제임스 조이스, 체호프, 카프카에 대한 꾸준한 사랑 등을 엿볼 수 있었다. 존 어빙이 헤밍웨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크게 웃었다. 하지만 이 책의 또 다른 작가는 헤밍웨이를 최고의 작가 중 하나로 꼽으니, 글 잘 쓰고 책 많이 읽는 이들의 관점도 이토록 다를 수 있구나 확인할 수도 있다.
이 책을 읽고, 읽고 싶은 책이 수두룩하게 쌓이게 되리라는 건 이미 예상한 바인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먼저 장바구니에 담은 책이 있다. 읽어봐야지 하면서 미루던 책인데, 더는 미루면 안될 것 같다. 것봐! 이토록 많은 작가들이 입에 올리잖아! 전에 읽었어야지! 하면서 무릎을 치게 만든 책이다. 그 책은... 바로 조지 손더스 <12월 10일>- 이 책을 장바구니에 담으며, 책장을 덮는다.
끝으로, '자기 계발서'도 읽느냐는 질문에 '문학은 언제나 내게 가장 좋은 자기 계발서'라고 대답한 줌파 라히리의 명대답을 마음속에 되새기며 나는 오늘도 문학 책을 집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