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 자본주의의 빈틈을 메우는 증여의 철학
지카우치 유타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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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받기가 관계의 기본이 된 시대에 돈으로 살 수 없으면서 대가를 바라지 않는 행위인 ‘증여’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비트겐슈타인, 마르크스, 주기율표, 홈즈 등을 엮어 설명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인간은 결국 무언가를 받아 전달하는 존재라는, 이 세계 구성원으로서의 도리를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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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9-23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대를 사랑하더라도 상대의 사랑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면, 즉 그대의 사랑이 사랑으로서 상대의 사랑을 산출하지 못한다면, 사랑에 빠진 사람의 삶의 발현을 통해 그대를 사랑받는 사람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그대의 사랑은 무력하며 하나의 불행이다.

마르크스의 말을 ‘증여’로 바꿔 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증여는, 증여를 만들지 못하면 무력한 것이 된다.’
(마르크스, <경제학, 철학 수고>, 필로소픽, 2024, 202면.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에서 재인용, pp.33~34)

교양이란 오배송을 깨닫는 것
단적으로 말해서 교양이란, 오배송을 깨닫는 것입니다. 아무리 지식이 많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교양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내가 받아들인 지식과 견문 자체가 증여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그 지식과 견문에 기초해 세계를 바라보며 이 세계에 얼마나 증여가 가득한지 깨달은 사람이야말로 교양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교양인은 증여의 전달자가 되어 타인에게 무언가를 건네주는 사명을 짊어질 수 있습니다. 사명감이라는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p.269)

건수하 2025-09-25 1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이 책 읽은 경험을 증여해주셔서 참 좋습니다.

(라고 <한국의 능력주의> 읽으시라고 얘기하자마자 씁니다)

잠자냥 2025-09-25 13:48   좋아요 1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