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리커버 도서는 잘 사지 않는 편이다. 이미 읽은 책이라면 더 그렇다. 그런데 요즘엔 책도 (워낙 안 팔리니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공략하려는 의도인지) 소장 가치를 노리는 것 같다. 그래서 출판사마다, 온라인 서점마다 리커버 도서가 정기적으로 선을 보이곤 한다. 그러다 보니 읽은 책인데도 리커버 도서를 갖고 싶어서 안달이 나는 경우가 이따금 있다. 꾹 참고 넘길 때가 많은데.... 이렇게 모아 놓고 보니 알라딘 리커버 도서가 좀 있다.



브레히트, 아라공, 마야콥스키 등의 시를 담은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시는 언어의 예술, 말맛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번역 시집은 거의 읽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은 살 수밖에 없었다. 표지도 아름다웠지만, 이 리커버 판을 살 때 함께 나눠주던 굿즈(유리컵)가 몹시 탐이 나서 질렀던 기억이 난다. 컵도 아름답고, 책도 아름답다. 그 안에 담긴 시는 더 아름답다. 이 책은 금세 절판되었는지, 개정판으로만 만날 수 있다.




카뮈의 <페스트>- <페스트>는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중학생 때 읽었다. 그러므로 성인이 되어 다시 읽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참에 이 리커버 도서가 나왔으니 냉큼 샀다. 쥐를 형상화한 모양이 혐오(?)감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내 생각엔 <페스트>와 정말 잘 어울리는 표지 같다. 그리고 사실, 이 책도 그때 주는 굿즈가 탐나서 샀던 듯..... (그러니까 결국 리커버 도서는 표지보다 굿즈가 중요하다는? 응??)




레이 브래드버리 <화씨 451>- 이건 정말 표지에 반해서 샀다. 실물 받아보고 정말 멋있어서 더 깜놀. 양장본에 손에 잡히는 사이즈. >_< 게다가 같이 주는 굿즈, 책모양 에코백도 완전 마음에 들었다.....(이것 봐라 또 굿즈 타령이다;;). 게다가 이 책은 아직 읽지 않은 작품이라 망설이지 않고 샀다(여전히 안 읽고 있음;;). 책이 불타는 온도 화씨 451도를 실험해볼까 싶기도 하지만 이 책은 너무 아름다우니까 절대 태우면 안 됨!




존 르카레를 좋아한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당연히 읽었다.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도 읽어야지, 하는 참에 이 책이 나왔다. 합본이야. 그런데 가격은 거의 1권 값이야! 그렇다면 당연히 이 책을 사는 게 현명한(?) 소비자의 선택이 아닐까.... 하면서 샀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를 읽고 난 뒤 친구에게 주고 집에 없던 터라 더 망설이지 않고 샀다. 이 책 살 때 알라딘 굿즈가 '존 르카레 usb'였던 걸로 기억한다. 사실 거기에 더 낚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굿즈 없으면 책 안 살 인간)




헤르타 뮐러 <저지대>- <숨그네>를 읽고 홀딱 반한 작가 헤르타 뮐러. 그런데 그녀의 작품은 솔직히 쉬이 손이 가지는 않는다. 너무나도 묵직해서 굳게 마음을 먹고 읽어야 한다고나 할까. 그래서 여태 <저지대>도 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 책 리커버판을 구매했다....... 이때도 굿즈로 뚜껑 있는 머그컵을 줬는데, 사실 그 컵이 좋아보여서.... 쿨럭;;; 근데 그 컵은 정말 좋다. 이 책은 아직도 판매 중이다. 여러분들아, 컵도 받을 수 있어요............... 고양이 키우는 분들은 날리는 냥님털에 뚜껑 있는 머그가 더 필요하지 않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제니친 <수용소군도>- 이 한정판이 출간되었을 때 난리가....(알라딘에서만 ㅋㅋㅋㅋ) 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들 막 숨가쁘게 샀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책 끝까지 읽은 분 아무도 없을 것이라능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또한 그렇다. 책은 소장하는 맛도 있어야지요? 이 책도 그때 굿즈가 정말 탐이 났었지... 담요랑 텀블러. 둘 중 뭘 고를까 고민하다가 둘 다 갖고 싶어서 이 전집을 두 번이나 살까 고민하기도 했던 어리석은 나. 그래도 꾹 참고 하나만 샀다. 장하다.




마거릿 애트우드 <시녀 이야기>- 이분 책을 읽을까말까 늘 망설이다가 이 책으로 입덕했다. 위대하신 애트우드 님. 이 특별판은 지금 보니 절판이다. 왠지 뿌듯?



그나저나 이렇게 알라딘 리커버판 올리고 나니, 디자인보다 함께 껴주는 굿즈 때문에 책을 산 것 같다????? 친구들이 나보고 알라딘 굿즈 MD로 투잡 뛰고 있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정말 그런 거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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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7-17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용소군도 케이스 보니까 또 빡치네요... 제가 저걸 열다가 뽀개서.....ㅠㅠ

잠자냥 2019-07-17 23:29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러게요. 어쩌다 그 지경이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