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1
주강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서점에 갔다가 두세시간 정도 있을 생각으로 역사 코너에서 두껍지 않은 책을 골라 들었다. 나의 짧은 생각일줄은 알지만, 어쨌든 유홍준씨가 공중파 방송을 통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원래 유명하셨나;;) 그리고 최근 문화재 환수 움직임도 활발해지면서,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물은 말할 것도 없고, 화인열전이라든가 국보순례 등의 책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사가 안 보면 하나도 모르고, 읽어서 알게 된 것 같으면 또 금방 까먹는.. 그런 특징이 있어서 많이 접하는 것이 일단 중요한 것 같다;;ㅋ 암튼 그래서 집어 들게 된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1>.
중딩들 몇몇이 기말고사 공부하고 있는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서 읽기 시작했다.
1권은 총 16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번째, 두번째 주제가 '성적 제의와 반란의 굿', '남근과 여근의 풍속사'다. 중딩들 틈에서 남근과 여근을 상징하는 자연석, 조각품, 토우들이 마치 그림책 처럼 크게 등장하는 책을 보고 있으려니 괜히 눈치보이고, 밝히는 사람 취급 받을 것 같아서 신경쓰였다;;ㅋ 월경서답을 장대에 걸어 놓고 재해를 막는 제의를 올렸다는 건 여성만의 성적 특징이 이런식으로도 이용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성황당', '서낭당' 구분 없이 썼던 용어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성황은 두가지 기능을 지닌다. 하나는 국가적인 성황을 의미하며, 다른 하나는 민간적인 음사를 의미한다. 둘은 이름은 같고 의미는 다른다. 민간에서 음사는 두가지 이름을 지닌다. 하나는 성황이요 다른 하나는 서낭이다. 둘은 이름은 다르고 의미는 같다."는데 이게 무슨 말장난 같은 소린지..;; 기원에 있어 다르긴 하나 서낭이든 성황이든 그 이름과 관계없이 내용상으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데...
서낭당의 돌무더기는 마을을 지켜주는 결정적인 무기였을 거라는 주장이 기억에 남는다. 돌을 쌓아 두는 풍습은 보편적인 민간 신앙일 뿐이라는 반론도 있다고 한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청룡사'를 저자는, '광대들의 메카'라고 했다. 장동건, 원빈, 이효리 등 연예인들에게 순례 메카로 권하고 싶다고..ㅋ
저자는 조선후기의 유랑 예인이 현대에 계승되지 못했음을 한탄했다.19세기 이들이 사라지자 일본에서 들어온 대중 오락물이 그자리를 차지했는데, 일제시대를 풍미했던 곡마단, 신파극단, 여성가극단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새로운 집단들이다.
그 중 남사당패는 남색사회였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중국 패왕별희에서도 드러나듯이 경극패에게도 있었던 남성 예인집단만의 특이한 성문화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문화가 자리잡게 된 이유중 하나는 그들이 억눌린 성적 배출구가 없는 하층민이었기 때문이라는 것., 영화 <왕의 남자>가 떠올랐다;
기억에 남는 또다른 주제는 '배꼽문화와 혁명, 혹은 구멍'이라는 주제이다. 옛날부터 엄마와 아기를 연결해주는 '태'를 신성시여겼었는데, 민간은 주로 태를 강에 버렸다고 한다. 저자가 어렸을 때 개울가에서 놀고 있으면 태가 떠내려와 기겁하기도 했다고 한다.
왕실은 그것을 태항아리에 담아 태실에 보관했다. 금줄까지 쳐서 신성하게 보관했다. 안태사라는 관리를 두기도 했단다. 그러다가 일제시대때 일제는 모든 태실을 모아들여 고양시 서삼릉에 집결시켰다. 여기 저기 말뚝을 박았던 것 처럼 민족정기를 진압하려 했던 것이다.
가슴은 드러내도 배꼽은 드러낼 수 없는 신성한 신체 부위였고, 그런 인식은 선운사 석불 비결의 위치가 배꼽이었다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 실제 석불에는 배꼽이 없다는데.. 그 비결이 정약용의 경세유포나 목민심서라는 설도 있다는 데 몰랐던 사실이다.
■ 성적 제의와 반란의 굿
■ 남근과 여근의 풍속사
■ 금줄과 왼새끼의 비밀
■ 미륵의 손가락에 숨은 뜻은?
■ 우리 민족은 왜 흰옷을 입었을까
■ 브리지드 바르도와 황구의 비밀
■ 숫자 3의 비밀
■ 돌하르방은 어디서 왔을까
■ 솟대, 하늘로 비상하는 마을지킴이
■ 서낭당이냐 성황당이냐
■ 그 광대들은 어디로 갔을까
■ 배꼽문화와 혁명, 혹은 구멍
■ 동성동본, 혼인과 불혼의 수수께끼
■ 똥돼지의 내력을 묻는다
■ 매향의 비밀문서를 찾아라
■ 장례, 놀이와 의례의 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