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일 조금씩 쓰는 습관이 들기까지는

아무래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쓰겠다고 매일 마음을 먹고 키보드에 손을 올리지만

잠시 텅 빈 화면을 바라보다 이내 클릭클릭, 다른 곳에서 놀고 있거나

미드나 영화의 세계에 생각없이 빠지는 편한 길을 택하고 만다.

의지박약자.

 

2

오늘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소설이 필요할때>를 펼쳤다가 이내 밀쳐두었다.

 

 

 

 

 

 

 

 

 

 

 

출간됐을때 언론과 알라딘 서재에서도 떠들썩했었던 것 같은데,

물론 소설 좋아하는 이로서 매력적인 책이라 기대 만발,

하지만 늘 그렇듯 사놓고 한쪽에 방치ㅜㅜ

 

몹시 기대했던 브런치 작가놀이를 다행히 시작할 수 있어서

어떤 주제로 할까 고민하다가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아 펼쳤는데

몹시도 당황스러웠다.

처방전 느낌인데다,

글을 읽어봐도 그 상황에서 그 책이 읽고싶어질 꺼란 생각이 도무지 들지 않았다.

더군다나 추천하는 소설 대부분이 유럽, 고전 분야 쪽에 치우쳐있으니

딱히 선호하는 분야도 아니고, 으흠.

차라리 알라딘 서재 글들이 내게는 훨씬 값진 소설 처방전 되겠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시간날때 다시 한 번 읽어보기로...

 

그리하여 돌아간 책은 <유골의 도시>

 

 

 

 

 

 

 

 

 

 

 

 

보슈 시리즈의 새 개정판 표지보다 예전 판이 훨씬 마음에 든다.

요즘 보슈에 빠지기시작한 건 미드 <보쉬> 때문.

(수사물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꼭 보세요!)

 

보쉬 역의 타이터스 웰리버은 매력 폭발.

늦은 밤 전경이 기가 막힌 저택에서 재즈를 들으며 수사자료를 보는 모습은 그야말로 술을 부른다.

얼마 전 보기 시작한 <굿와이프>에서

주인공 부부와 대적하는 검사 역할로 나왔을때

이상하게도 시선을 사로잡더니 아아, 적역을 만났다.

 

더군다나 미드 흐름이 빠르지 않고 문학적이어서

원작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다.

시즌 1의 바탕이 되는 작품은 '유골의 도시'와 '콘크리트 블론드'

 

영상은 책을 방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원작을 먼저 보는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때때로 어떤 작품들은 원작은 원작대로, 영상은 영상대로 각자 빛을 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보쉬가 그 경우여서 기쁜 마음으로 보슈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다.

하루종일 딩굴거리면서 책만 읽고싶은 심정이지만,

늘 그렇듯 현실은 흑흑.

 

3

 

오늘도 많은 책이 도착했고,

무엇보다 가장 기대했던 16주년 기념 북스탠드도 도착.

 

어제 사려했던 북스탠드들이 10여분만에 차례로 품절되는 걸 슬프게 지켜보며

타이밍 운도 없는 자신을 한탄하다가

결국 고양이낸시 표지를 겨우 택했다.

 

도착한 자태는 마음에 들었는데

건전지를 끼우면서 든 생각은 '이건 뭔가 좀 허접하지 않나'

그러니까 이건 뭐랄까, 기대와는 달리 싼티 나는 느낌.

불 들어오니 나름 괜찮아보이긴 하지만

모두 다 받겠다는 충동은 사라져서,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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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5-07-03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드가 있군요! 보슈이야기인건가요?? 출산 후에 챙겨봐야겠어요^^;;;
저도 갠적으로 구판디자인이 더 좋아요^^

느긋느긋 2015-07-06 03:04   좋아요 0 | URL
네, 보쉬가 주인공인데 드라마가 문학적이라고 할까요, 푹 빠져서 봤었어요,
임신 중이신가보네요, 축하드려요!!
아이와 보기에는 절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ㅎㅎㅎ
건강히 아무일없이 순산하시길 멀리서 기원해요!^^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 산티아고 순례기
서영은 지음 / 시냇가에심은나무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지치지 않는 여행동반자 비판과 슬그머니 자신을 추켜세우는 글에 읽다가 몇 번이고 던져버리고 싶던 책은 처음이다. 산티아고를 걸었다고 해서 인간적인 치유가 되는 것도 아니고, 글을 쓴다고 해서, 나이가 든다고 해서 깊은 성찰을 얻게 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준 훌륭한 반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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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7-26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이 있었군요.

Mocharai 2016-04-19 0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정말 격하게 공감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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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힌다. 그게 전부다. 아이를 잃은 큰 상처를 대하는 방식이 전형적이고 관습적이다보니 상처에서 벗어나는 방식이 전혀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작품을 내면 낼수록 작가의 밑천이 떨어져간다는 게 보여 어쩐지 서글픈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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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 2016-03-18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힌다 그게 전부다는 확실히 마음에 드는 말이네요. 작가 밑천도 떨어져 가는것 같긴 하구요.
그래도 기요미 소설은 읽기 편한게 참 좋죠! ㅎㅎ
 

 

6월 29일 <화가의 집을 찾아서>를 읽다.

 

 

 

 

 

 

 

 

 

 

 

표지를 추가하고 보니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표지.

젬마님, 미인형이긴 하지만 이건 좀 너무 부담스럽잖아요.

 

12명의 한국화가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행기.

미술계의 거장들인데도

반 정도는 이름을 들어봤고 반은 처음 듣는 화가였다.

한국미술계는 너무 모르는구나 싶었다.

 

이런저런 소셜네트워크를 최근에야 접하면서 드는 생각은

각기 다 다른 세상이라는 점이었다.

페이스북이라는 세계가 있고, 블로그 세계도 있고, 알라딘 서재라는 세계도 있다.

한 세계에서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이도 다른 세계에서는 무명이 된다.

다 같은 소셜세계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각기 독립된 세계라는 점이

요즘 알게된 흥미로운 점이었다.

 

일제 치하에서도 천재 화가 추앙받던 이인성 화가는

술 먹고 늦게 귀가하던 중 경관에게 검문을 받을때 이렇게 소리쳤다.

"천하의 이인성을 모르다니!!"

당연히 그를 몰랐던 경관과 시비가 붙었고,

결국 그 경관의 오발탄에 목숨까지 잃었으니

한 세계에서 명성을 얻었다고 우쭐해하다보면

한방에 훅 갈 수도 있다.

(아니, 하려던 건 이 말이 아닌데)

 

그처럼 미술계에서는 거장들로 추대받고 있어도

세상에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게 현실.

한젬마가 그들의 흔적을 좇아가는 여행기를 보고 있으면

그야말로 고생담이다.

 

이 땅에 제대로 남아 있는 예술가의 집이 도대체 몇이나 되던가.

경제 논리에 의해 폐기되고 세월에 의해 개조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소설가 현진건의 집도 문화 예술적 의미가 없다고 해서 헐어 버리지 않았던가.

우리 문학사에 길이 빛날 훌륭한 작품을 탄생시킨 공간이라는 것 외에

무슨 문화예술적 의미가 따로 필요하단 말인가.

 

2006년에 쓰여진 글이니 거의 10년이 지났건만

우리는 자본이 더 지독하게 지배하는 시간들을 견뎌내왔으니

지금 상황은 전혀 나아진 게 없을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림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박수근 화백의 경우

박수근미술관이 그림과 닮은 분위기로 주변과 잘 어우러지게 지어졌지만

개관 시 박수근의 유화 작품이 한 점도 없었다는 점이다.

물론 비싼 그림 값 때문이었겠지,

(주)영창의 조재진 대표가 <빈 수레>를 기증함으로 비로소 원화를 소장할 수 있게 됐고,

이어 3점의 그림들이 기부되었다고 한다.

조재진 대표는 이 비싼 그림을 기증할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세속적인 나는 이 글을 읽을때 그런 것이 무척이나 궁금했다.

 

거대한 체구에 머리는 치렁치렁, 빨간 양말을 신고 귀가 들리지 않는

운보 김기창의 작품은 우리가 매일 보고 있다 했다.

1만원권에 그려진 세종대왕이 바로 그의 작품.

새삼 만원짜리를 꺼내 한참동안 세종대왕을 들여다보았다.

이 초상화가 누군가 그린 그림이란 걸 처음 생각해보던 시간이었다.

돈을 세다 가끔 세종대왕이 보이면

난 앞으로 운보 김기창이란 이름을 떠올리겠지.

내 세계는 좀 더 넓어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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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잠깐만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날, 세상이 달라집니다
이인경.장연선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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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로 들을 때는 가끔 가슴을 치는 말들이 있어 구입했지만, 글로 엮어놓으니 그 빈약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말하는 사람의 스토리가 그 말 안에 담겨있어 말 이상의 것을 들을 수 있었지만, 육성이 빠지니 사람마저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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