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동물원
진 필립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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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이 많아 너무 기대했기 때문일까, 섬세한 묘사가 나와 맞지 않는 걸까. 세세하게 공들여 그려내고 있는데 머릿속에서 전혀 그려지지 않아서 당혹감이 컸던 책. 다행히 후반부는 몰입감 있다. 아이는 마냥 사랑스럽지 않은 존재이고, 그럼에도 그걸 품어내는 엄마라는 존재의 위대함에 다시 감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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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라기 - 며느리의, 며느리에 의한, 며느리를 위한
수신지 지음 / 귤프레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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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이에게 2권씩 선물하고 싶어지는 책, 한권은 부부를 위해, 한권은 시댁을 위해. 그러고보니 추석 이스 커밍... ㅠㅠ 시댁마다 한권씩 보내기 캠패인이 필요하다. 모든 책을 소장하게 만드는 수신지 작가님 다음 책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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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1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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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해 말하기 전에 이재명 지지자가 아님을 밝혀야 한다는게 슬프고, 작가의 글을 좋아했었는데 그 장점이 모두 사라져버려 더 슬펐던 책. 다 읽고 검색해보고서야 작가와 관련있던 사건들이었다는 걸 알고는 차라리 르포였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의자놀이‘는 정말 최고였었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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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책을 읽고 있고,

그만큼 많은 책들이 잊혀져가는 날들.

 

짧게라도 기록해둬야지

매번 생각하면서도

이내 귀찮아져서 다른 책을 집어든다.

 

그런 날들이 오래되다보니

짧게라도 쓰겠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누구를 위한 걸까, 그런 질문을 마주하곤 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런 모든 건

결국,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는 말로 이어져

편해지기도, 슬퍼지기도.

 

삶은 고통이다,

이 명제를 받아들이는 때가 오고 나면

평온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라는 걸 깨닫고 만다.

 

주인공인 츠치다가 마지막 하는 나레이션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우리들의 이 흔해빠진 일상은 실은 아주 망가지기 쉬워서

끝내 잃어버리지 않는 건 기적이다.

우리의 생활은 매일이 일상

세이가 웃고 있다는 것,

내가 웃고 있다는 것.'

 

일상에서 시작된 만화는 많은 일을 거친 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끝을 맺는다.

츠치다가 생활비를 더 벌기 위해

레오타드 펍(그건 어떤걸까??)을 부업으로 뛰다가 몸까지 팔았다가

들통이 나서 그만뒀다가 예전 무척 사랑했던 남자와 바람도 피웠다가

써보니 참으로 지독한 일들이었구나 싶은데

키리코 나나난이란 작가는 무척이나 평화롭고 잔잔하게

그런 모습들을 그려놓은 것이 인상적.

읽고 있으면 잔잔한데도 어떤 감정이 차올랐다가

서서히 가라앉는다.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건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서로 함께 웃는 일상이야말로 의외로 흔치 않은 일이란 걸 깨닫는 요즘.

끝내 잃어버리지 않는 건 정말,

기적일 것이다.

그걸 깨닫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기적을 이룰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책을 덮으며 잠깐 했더랬지.

 

다니구치 지로 작품을 모두 모았다가

하나씩 팔고 있는데,

다시 읽어보면 팔기 싫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최흡 만화전문가의 추천글에서

정작 일본에서는 다니구치 지로가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던데

의외라는 생각이.

 

지로의 만화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다시 읽으면 더 좋은 만화란 생각이 든다.

중년부터 노년의 주인공들이 많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삶이란 건 괴롭히기 일쑤다.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그런 고민은 여전하지만

좀더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

나이의 축복이란 걸

지로의 만화를 읽으면서 다시금 생각하곤 한다.

 

청소하기 힘들다는 이웃들의 불평에도 오래된 나무를 지킬 줄 알며,

자식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끝까지 자기 힘으로 서려고 하며,

늙어서도 설레는 연애를 멈추지 않는

그런 고집불통 노인네로 늙을 수 있길.

 

 

 

 

 

 

  

 

 

 

 

 

 

 

무슨 우연인지 이와오카 히사에 작품을 연달아 세 권 읽게 됐다.

토성맨션은 뮤지션이자 작가인 오지은 번역이라 해서 집어들었고,

고양이동네는 주문이 들어와서 다시 읽다보니 그림체가 익숙하네, 확인해보니 같은 작가.

아아, 이 작가 그림체는 동글동글 너무 귀여우면서도

이야기도 잘 만드는데다

종종 빵빵 터지게도 훌쩍거리게도 만들어서 너무나도 애정하는 작가가 되어 버렸다.

고양이동네도 너무 애정하던 만화책이었는데 다시 봐도, 아아 ㅠㅠ

아마도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던 시점부터

지금까지를 돌아보며 아아, 그랬었지 하며 흐뭇한 웃음을 가득 머금고

따뜻함이란 걸 마음껏 품을 수 있게 만든다.

팔기 싫어, 팔기 싫어, 다시 사야할려나.

히사에 작가는 전작을 달려보겠다고 일단 위시리스트에 써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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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갈 생각을 하니

빽빽히 꽂힌 책들이 무서워졌다.

짐을 줄이자 마음먹고

오래된 책들과 안 볼 것 같은 책들, 금방 볼 수 있는 책들부터 솎아내

중고책방에 열심히 등록하고 있는 날들.

 

일단 올려두고,

주문이 들어온 책부터 읽어나간다.

대부분 한 권씩 주문이 들어오는 걸 보면서

이렇게 다들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구나 감탄하곤 한다.

나는 왜 그토록 무료배송이나 사은품이나 적립금의 노예로

살았던건가요.

지름신과 사랑에 빠진 자신을 반성하곤 하지만

여전히 내겐 너무 먼 당신, 배송비,

배송비 낼 바에 책을 한 권 더 사겠어요,

그러다 이 꼴이 났지만요, 흑흑 

 

어쩌다 한번에 여러권 주문이 들어오면 비상사태.

여러 권을 얼른 다 읽어야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리기 시작하면

계속 딴 짓을 하다가 피곤해져서

결국 그냥 팔아버리는 일도 다반사.

그렇다면 나는 왜 그 책을 사놓았던 것인가,

택배기사 손에 실려가는 책에게

우리 이어지지 못한 인연을 슬퍼하며 뒤돌아설때

인생은 참으로 쓸쓸한 것이라지.

하지만 뒤돌아선 그 앞에는 다시 수북한 책이, 룰루랄라.

 

내가 가보지 못한 곳들로

배송되는 책을 보고 있으면 묘한 기분이다.

전국으로 한권씩 한권씩 퍼져가는 책들을 상상하고 있으면

전염병이 퍼져가는 지도가 나오는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이상한 기분이 든다.

내 영토가 이렇게 넓어지고 있는데,

이거 참, 가볼 시간이 없구먼.

 

빨리 솎아내는 책들로는 역시 만화책이 으뜸.

그 덕에 요즘은 계속 틈만 나면 만화책들을 보고 있다.

죽죽 보고 팔기에는 아까운 책들도 많아서

짧게라도 써놔야지 마음을 먹긴 했는데,

아직도 한 줄도 못 쓰고 있다니,

이건 또 며칠이나 갈려나..

 

사실 갑자기 쓰고 싶어진 큰 이유는

이 책 때문인데,

꼬마비가 꼭 내야한다고 해서 나온 책으로

꼬마비 팬이니 사긴 했다만

 

아내가 참 엉뚱한데

보고 있으면 귀엽기도 하고,

이렇게 사는 것도 의외로 재미있겠다 싶기도 하고,

이런 엉뚱함을 다 받아주는 남편을 보며

아아, 역시 누구나 제 짝은 있기 마련이란 생각을 하며

위안을 얻기도 하고,

 

아니아니, 그러니까 아이러니한 것은

책 내용보다

책 뒤편 옮긴이 정은서 소개가 어쩐지 끌렸기 때문인데,

이렇게 소개하고 있었다.

 

'책과 커피, 컴퓨터만 있으면 사시사철 행복한 번역가,

덕분에 혈관 속에는 피 대신 커피가 흐르고 있다'

어쩐지 부러워졌다, 이 번역가.

이런 것에 흔들리고 있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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