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야행로 창비세계문학 17
시가 나오야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년 전 봄, 나는 물 속 깊은 곳에서 홀로 헤엄치는 것처럼 마음이 가라앉아 있었다. 그 무거운 시간을 유영하는 동안 이 소설이 잠시나마 동행이 되어주었다. 이 소설과 함께 나는 인생의 쓴 맛이 가진 다양한 질감을 천천히 곱씹었다. 그리고 그 시간이 준 힘으로 인해 결국에는 물 바깥을 향하는 방향으로 고개를 일도 정도는 돌릴 수 있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한길그레이트북스 58
야코프 부르크하르트 지음, 이기숙 옮김 / 한길사 / 200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화사 연구의 시조새같은 저작이다. 「고양이 대학살」의 저자 로버트 단턴은 신문기자 시절 교정지 밑에 이 책을 숨겨놓고 읽었다고 한다. 너무 흥미진진해서. 비록 19세기의 낡은 학문일지라도 르네상스 문화에 무지한 나에게는 무척 흥미로웠다. 이탈리아에 두 번이나 다녀왔는데 그때는 이런 걸 하나도 모르고 관광객들에게 떠밀려다니기만 하다가 그냥 왔네 ㅠ.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회학자 시대에 응답하다 - 김동춘의 한국 사회 비평
김동춘 지음 / 돌베개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마지막에 실린 인터뷰는 ˝평범한 생각이에요˝라는 말로 갑자기 끝난다. 이 부분이 가장 좋았다. 세상에서 자기 생각만이 가장 중요하다는 듯 으스대는 교수도 많은데. 이 분은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막상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전혀 평범하지 않다. 매우 정확하고, 지적이고, 치열하다. 그리고 내가 별 생각없이 한 해 한 해 흘려보내는 동안 이 분은 이렇게 진지하게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 쉼없이 생각하고 발언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자신에게 부끄러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딸에 대하여 오늘의 젊은 작가 17
김혜진 지음 / 민음사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당히 삐딱한 태도로 이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부모가 자식 걱정하는 이야기가 마음 설레게 하기는 어렵지 않나. 하지만 이 소설은 나같이 부정적인 독자도 또한 설득하는 데 성공한다. 그것은 무엇보다 담담하고, 간결하고, 정확한 문장 때문인 것 같다. 결국에는 엄마와 딸, 딸의 애인, 그리고 젠의 인생도 나쁘지 않게 느껴진다. 그것도 이 소설의 힘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름, 스피드
김봉곤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동성애가 이성애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면 굳이 동성애에 대해 이야기해야 할 필요가 없어지고, 동성애가 절대적 특수성을 가진다고 강조하다 보면 동성애 배제 담론을 은연중 강화하게 된다. 소수자 문학 전략상의 이러한 해묵은 딜레마가 새삼 날카롭게 느껴졌다. 사랑과 섹스가 새로운 주제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동성애는 우리 문학에서 지나치게 희귀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