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 살로메 - 자유로운 여자 이야기 삶과 전설 7
프랑수아즈 지루 지음, 함유선 옮김 / 해냄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루살로메. 이 책은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책이다.

책을 소개 받아도 그저 그렇게 지나가는 책이 있는가 하면 기억해 놨다가 나중에라도 꼭

읽어야지, 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당장 읽지 않으면 못 배길 것 같은 책이 있다.

이 책은 당장 찾아 있지 않으면 못 배길 것 같은 책이었는데 이미 읽어야 하는 책이 좀

있었던지라 그 책들 좀 읽어주고 곧바로 도서관에서 찾아 읽었다.

내가 이 책을 이렇게까지 궁금해 한 까닭은 일단 여자이야기. 자유로운 여자라 불리는

여자 이야기. 그것도 니체, 릴케, 프로이드와 지적 유희를 즐겼다는 여자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관계가 서로에게 생산적이었다는 것.

예를 들면,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가 루살로메에게 차인 덕분에 나온

작품이라던지, 릴케의 아름다운 시들 중 루살로메를 향한 시들이 있다던지, 등등.

막상 책을 읽어보니, 그들의 관계는 생산적이기도 했지만 파괴적이기도 했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남자를 만나게 된 루살로메는 그 남자들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그들만의 유희를 즐기게 되지만 막상 그 보석들을 다 빼앗고-남자들이 그들이 가진 걸

다 빼앗기게 되면-나면 루살로메는 이내 실증을 느껴 그들을 차버리곤 했다.

그 남자들의 이후 생산물들이 가치가 높긴 했으나 그러한 것들을 생산해 내기 위해선

루살로메가 안겨준 좌절을 딛고 일어 서야만 했고-그들 중 끝내 자살한 사람도 있다-

일어선 자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던 보석보다 더 큰 보석을 가지게 됐다. 이런 측면에서

그녀와 그들의 관계는 파괴적이기도, 생산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루살로메의 창작물들은 그런 가치를 지니지 못했다. 그녀는 남자들로 하여금

영감을 불러 일으켜 줄 수는 있었으나 자기 스스로가 뛰어난 작품을 생산하지는 못했던 것.

어찌 보면, 남자들이 루살로메를 성장시켰고 그 성장의 결과물로부터 영감을 얻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루살로메라는 매력적인 여성은 그 매개체 였던 것.

참, 여기서 흥미로운 건, 역시나 미모와 지성을 모두 갖춘 여자라는 것이다.

문학 작품 속에서도 이런 여성들은 대개 미모와 지성을 두루 갖추기 마련인데

이미 현실이 그러하니 문학작품에서도 비범한 여인네들은 하나 같이 예쁘고 똑똑하고

한가 보다. 뭐, 여기서 잠깐 좌절한번 해 주고.

그리고 루살로메는 결혼이나 성적인 문제에 대단한 결벽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남자들을 애타게 했고. 하지만 그녀는 결혼을 하기는 했는데 성생활이 없는

결혼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그리고 그걸 지켜냈다. 후에, 성의 즐거움을 깨닫고서는

어린 남정네들과 어울려 다니기도 했는데 자신이 신념에 따라 결혼에조차 그런 조건을 달 수

있었고 또 자신을 지켜 냈으며 또한 자신의 신념에 따라 젊은 남정네들과 유희를 즐기며

살아갔던 정말이지 자유로운 여자라는 말이지.

여자라면 누구나 꿈틀거릴 것들을 어쩜 그리 오로지 자신의 통제 아래 두었을까.

정말이지, 뛰어난 미모와 지성과 남자들을 홀딱 반하게 해 버릴 매력이란 게 있어야

가능한 일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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