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휘소 평전 - 한국이 낳은 천재 물리학자 이휘소의 삶과 죽음
강주상 지음 / 럭스미디어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먼저, 쓴소리 부터 하고 넘어가자.

이 책의 저자는 이제라도 이휘소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야 하고, 또 널리 알리려 이 책을 썼다.

하지만 그런 것에 반해, 이 책은 이휘소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보다 물리학에 대한 이야기가

지나치게 많다. 그래, 이휘소라는 사람이 물리학에 기여한 바가 높아서 그를 논하는 데

물리학이 빠질 수 없다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물리학적 역사와 흐름, 그리고 이휘소가 연구했다던 소립자니, 게이지 이론이니, 이런 것들을

지나치게 상세하게 기술 할 필요가 있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저자의 의도는 그만큼 이휘소가 뛰어난 인물이었고 물리학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했었다는

걸 알리려는 데 있었음을 이해는 하겠다. 게다가 이휘소가 그의 은사라니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또 다른 책을 쓸 생각이 있다면 모든 독자들이 나 처럼 관대하지 만은

않으리란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어찌됐건, 나는 흥미로워 하면서 끝까지 읽었으니까.)

 

앞에서 이야기 한 대로 이 책은 물리학적 지식이 지나치게 기술되어 있어 이휘소라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만으로 이 책을 들었던 독자들은 심히 지루하고 따분할 것이다. 만약, 이 책을 집어

든 사람이 물리학도 이거나, 이공계열의 연구원으로서의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오히려 흥미로울

수도 있겠고, 그의 지식에 기여하는 바도 있겠고, 생각하는 바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물리학도들의 전공서적도 아니고, 물리학도들의 길잡이로 나온 책도 아니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휘소에 대해서 제대로 알리고자 해서 나온 책임을 감안하면 무척이나

아쉽고 또 그만큼의 기대감도 심어 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아쉽다고 함은 이 책만으로는 저자의 의도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에 있다.

기대감이라 함은 이 책을 통해 다른 매체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다.

어찌 됐건 이 책은 이휘소 가까이에 있던 한 인물이 쓴 책이고 그로 인해 이휘소 주위 사람들로

부터 신빙성 높은 자료들을 수집할 수 있었으며 이휘소를 다룬 다른 소설들과 비교해 볼 때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점이다. 이를 활용하여 영화가 나올 수도 있겠고, 이를 좀 더 재밌게

각색한 또 다른 책이 나올 수도 있겠고 아이들을 상대로 한 위인 만화 같은 것이 만들어 질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그로 인해, 저자가 하려던 것, 즉, 이휘소를 제대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작업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다.

 

그리고 이 책의 또다른 의도는 그동안 이휘소에 대해 떠돌던 소문에 대한 해명에 있다.

나는 이휘소라는 이름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 책 속에 묘사된 이휘소의 모습이 내가 이 책을 읽기 전 이휘소에 대해 알고 있던 것의 전부이다.

물론, 소설임을 감안하여 그것이 모두 사실이라고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그런 정황 정도는

있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소설속의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평소 한국 정부에 대한 이휘소의 생각, 그 한국 정부를 대한 태도, 심지어 한국에 억류

당할까 염려하여 한국 일시 귀국조차 꺼려 했다는 증언 등을 실음으로써 그 소설 속의 내용이

모두 거짓임을 밝혀 놓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해명을 책의 시작부터 끝까지 해 놓고 있다.

유가족들에게 아주 중요하고도 민감한 문제임은 이해하지만 책 중간중간에도 직접적으로

거론하고 있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론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큼 이 해명작업을 설싱히 행하고

있다. 이 책의 의도에는 충실한 것이었겠지만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내용에 나중엔 은근히 짜증이

나기도 했음을 고백한다.

 

어찌됐건, 이 책의 결론은 이휘소는 한국이 배출한 가장 뛰어난 이론물리학자라는 것이다.

이것만은 그 누구의 주관적인 주장도, 날조된 소문도 아닌, 이휘소라는 사람에 대해

내려진 그 시대의 객관적인 평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의 시대에까지 진실이 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