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자
실비아 플라스 지음, 공경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2006.5.8

 

가스오븐에 머리를 처 박고 죽은 한 천재작가의 소설 <벨자>

천재작가라 불리는 실비아 플라스.

근데, 하필이면 가스오븐이라니-

죽을 때 조차도 자신을 철저하게 파괴시키고 싶었나

이 천재작가가 신경증에 빠져드는 과정을 독특하고 날카롭게 묘사한 자전적 소설이자

실비라 플라스의 유일한 소설인 <벨자>

전혜린을 떠올렸다는 소설 <벨자>

이 책에 붙은 수식어는 모두 내게 '위험'이라는 단어와 대치된다.

위험한 책 <벨자>

읽기도 전에 난,

이 책 속에 침잠하고 싶다, 느낀다.

 

 

 

 

2006.5.11

 

그녀의 자살기행을 보고 있자니 남 일 같지가 않다.

자살을 하려고 하면서도 어머니가 오실지 모른다며 실패,

면도날은 있지만 따뜻한 목욕물이 없다며 실패,

바다에 몸을 맡기려다 시린 발목이 아린다며 실패.

어떤 방법을 썼던지간에 어떤 이유를 붙여서라도 실패했을거야.

넌, 아직 죽고 싶지 않은 거거든.

 

 

하지만, 그녀는 결국 제대로된 자살을 감행하게 되고

처음엔 실종인 줄 알았으나 결국엔 어머니에게 발견되어

병원(일반)으로 옮겨지고 나중엔 정신병원으로 옮겨진다.

 

 

난 이 책에 어떤 기대를 했던 걸까.

아마, 이 책은 결국엔 이런 책이었기 때문에 읽기도 전에 위험한 책이라

단정지어 버린 건지도 모른다.

이 책은 대학을 장학금 받으며 우등생 코스로 다니고 있는 한 여대생이

뉴욕의 잡지사 공모전에 입상해 그 잡지사에서 한달 간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얻게 되고

뉴욕, 그 속에서 만난 인물과 사건 속에서 그녀가 점점 정신 분열증으로 몰려 가고

결국엔 자살을 시도 하고 정신병원에 가게 되고 그리고...

 

난, 그 다음이 있을 거란 기대를 했었나..

결국 그 정신병을 어찌어찌 극복을 했다던지,

그리고 결국엔 이리저리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아니면,

그 정싱병동 내에서의 이런 저런 흥미로운 사건이라던지.

 

그런 거? 없다.

책의 마지막은 실비아가 의사들과의 면담을 기다리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그 면담으로 실비아가 퇴원을 허락받는지, 허락받지 못하는지도 없다.

다만, 그 면담으로 인해 퇴원을 하게 되리라는 기대감은 있지만.

그렇게 본다면 결국 이 책은 실비아의 퇴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피엔딩인 것처럼 마무리 짓고 있다.

 

근데 난, 이 책이 해피엔딩인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 작가가 이 책을 더 썼더라면 실비아는 그 의사들과의 면담에서

순간적으로 또 의도적으로 그 병원에 게속 남을 법한 짓을 하게끔 썼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만, 작가가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질질 끌고 싶지 않아서 작가로서는 최대한 양보해서

이쯤에서 매듭지은 것이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이 든다는 거다.

애초에, 이 책은 해피엔딩일 수 없는 책이었다는 생각.

 

그건 아마도, 이 자전적 소설이라는 <벨자>의 작가 실비아 플라스가

결국에는 가스오븐에 머리를 처 박고 죽어버렸다는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엔 그런식으로 귀결되고 말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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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pin 2006-05-22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분석적으로 뭐라고 하던데, 그 실비아 플라스가 걸렸던 신경증이...?
히스테리였던가? 정확히 모르겠네요...
여하튼 끔찍했어요... 어린 자식이 보는 앞에서 그렇게 죽다니...버지니아 울프도 신경증으로 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