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지나지 않는 다고 라비크는 생각했다. 달콤한 말, 상냥하고 믿음성 없는 향유, 구원, 사랑, 서로의 것, 다시 돌아왔다는 것-모두 말에 지나지 않는 다. 달콤한 말. 말에 지나지 않는 두 개의 육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이 단순하고 격렬하고 잔혹한 힘! 상상과 거짓말, 감정과 자기기만의 무지개가 그 위에 걸려 있는 것이다. 드디어 이별을 고하는 오늘 저녁 나는 이 어둠 속에 조용히 버티고 서서, 이 달콤한 말들이 내 머리 위에 비 오듯 쏟아지는 것을 마냥 맞고 섰다. 오직 이별, 이별이라는 의미 밖에 없는 말의 빗방울을. 그것에 대해 말을 하면 그것은 이미 흩어지고 만다. 사랑의 신의 이마는 이미 피에 젖어 있다. 말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른다. -3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