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을 파하라 - 대한민국 No.1 크리에이터의 파격적인 창의창조론
송창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내 인생에 빛 볼 날이 생긴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가 잘 되기를 빌어주신 모든 분, 그리고 나에게 곱지 않은 말일지라도 말 한마디 보태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지금의 나는 오롯이 나 스스로 형성된 것은 아니다. 다 나를 거쳐 간 사람, 내가 거쳐 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러한 내가 형성된 것이다. 관계. 저자는 바로 이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인생에서 이 관계라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력이다. 미디어가 곧 영향력이듯이. 쌍방향으로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 속에 내가 형성되고 네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것은 프로그램 또한 마찬가지이다.

송창의라는 사람이 살아온 인생, 그리고 그 인생 속 모든 관계가 그의 창작물의 밑거름이 되었다. 송창의라는 분은 참 잘난 분이긴 하지만 그 모든 프로그램은 오로지 송창의라는 한 인물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송창의 씨에게 본인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말 한마디 보태 준 분들 덕분에 탄생했다. 그리고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송창의 씨기에 자신이 후배들에게 있어 무엇을 해 주어야 하는지도 잘 아시는 것이다.

송창의식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것도 방송계에 입문하고 싶은 친구들이라면 주의 깊게 볼 점인 것 같다. 인형에 줄을 달아 사람이 직접 움직이는 마리오네트 인형극을 볼 때, 그 장면을 멀리서 잡으면 마치 한 편의 살아 있는 사람처럼 보이겠지만 그것을 클로즈업하는 순간, 그것은 마치 살아 있는 사람에서 조잡한 인형이 되어 버린다. 바로 이 지점이다. 영애씨를 찍기 위해 어떤 미디어(도구)를 도입했는지, 현재 우리에게 주어진 미디어로 우리는 어떤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지금의 나는...30대에 접어드는데 그래서인지 청춘이라는 단어 앞에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고민이 되곤 한다. 한창 청춘이라 하기에도 뭣하고 그렇다고 이미 내 청춘은 지나가 버렸다고 하기에도 뭣하다. 하지만 이 구절을 보며 나는 내 위치가 어디인지를 깨닫는다. "청춘은 빠르게 지나간다. 하지만 이 시간은 평생을 두고 길고 짙은 그늘을 드리운다." 지금 나는 아직 내 청춘이 다 지나가 버린 것은 아니지만 내 청춘이 내 인생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는 것을 감지하기 시작한 때이다. 그래서 아쉽고, 또 아쉽고, 불안하고, 또 불안하다. 내가 과연 내 청춘을 잘 보냈던 것일까, 잘 보내지 못했다면 앞으로의 내 인생의 짙은 그림자는...어떻게 드리워질 것인가....


불안하고 막막하지만, 끝까지 가 보기로 했다. 끝까지 파 보기로 했다. 끝까지 파 본다면, 설사 그게 똥일지라도 얻는 게 있을 것 같다. 이것저것 해 보다가 중간에 포기해 버리면 난 내 남은 평생, 그것이 무엇이었을까에 짓눌려 살게 되진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