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우-여섯 번의 기회 - Saw VI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우선 나는 여섯번의 기회가 연속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뢰찾기를 하듯이 중간에 한번이라도 실패하면 그대로 게임 아웃이 되는 것. 그리고 이 기회들 속에서 답을 찾으면 게임을 끝낼 수도 있는 것. 하지만 게임은 사실 실패를 해도, 조금 머뭇거려도 다음이라는 기회가 있었다. 여섯번의기회라기 보다는 그냥 시간제한이 60분일 뿐이라고나 할까. 이 시간 제한 안에 수행해야 하는 미션이 6개일 뿐인거지.

그래서인지 긴장감이 좀 떨어졌다. 60분이라는 시간이 주는 압박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선택에 따라서 그냥 넘어가면 되는 것이니까. 그 선택의 옳고 그름을 묻지 않는다. 그냥 선택을 내렸다는 것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그냥 넘어간다. 직쏘에게는 그가 옳은 선택을 했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실질적으로 사람의 목숨을 앞에 두고 선택을 하는 잔인한 경험을 시키고 싶었을 뿐이었다.

이번 영화의 키워드는 복수였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내가 당한 만큼 너도 똑같이 당해 보아라. 사실 쏘우는 삶에 대한, 삶의 의지에 대한 철학적인 물음에서 시작됐는데 이것이 어느 순간 규칙을 지켜라!로 변질되더니 이제는 그냥 복수극이 되어버렸다. 게임 참가자들의 죄목은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의지를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지만 복수는 복수일 뿐. 왜냐면 처음에 직쏘의 게임에 잡혀 온 사람들은 그 사람들 각각의 문제였을 뿐, 게임을 주관하는 사람과 어떠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게임에 잡혀 온 사람이 바로 게임 주관자와 어떠한 관계 속에 놓여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사적인 복수를 그럴듯하게 삶에 대한 의지 테스트랍시고 행하고 있는 거지.

여기서 난 이제 쏘우는 그만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삶에 대해 묻기 위해 도입된 규칙들이 어느새 주인 노릇을 할 때는 그런 과정도 나름대로 흥미롭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복수로 변질된 지금, 더이상 쏘우를 봐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7편이 나오겠지만 굳이 내가 찾아 보진 않겠지?

앞으로 시리즈물을 만드는 감독들은 참고해 주었으면 좋겠다. 닫힌 구조는 안 된다. 열린 구조로 가라.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에서 시작된 영화가 복수로 진행되는 것. 이건 닫힌 구조다. 차라리 단순한 복수극에서 시작한 이 게임이 점점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으로 진행되었다면 이 영화가 이렇게 찬밥 대우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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