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나는 우유배달부

하이에나는 우유 배달부! -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상상초월 동물생활백서
비투스 B. 드뢰셔 지음, 이영희 옮김 / 이마고 / 2007년 4월

하이에나는 우유배달부.

이 책 속에서는 무수히 많은 동물들이 거론된다. 그 중 유독 하이에나가 제목으로 선정되었다.

왜일까? 하이에나보다 더 재밌고 인상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동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이에나가 선정된 이유는? 저자가 하이에나를 편애하는 것일까? 책을 읽어보면 저자가

하이에나를 편애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체 왜?

의외성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다른 동물들의 경우,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던 사실에 대한 부연설명을 하고 있다거나

미치 알지 못했던 신기한 사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지만 하이에나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말하고 있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사람들의 선입견에 반하는

사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점이지 않았을까? 유독 하이에나를 이 책의 대표주자로 내세운 것은.

저자가 동물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따뜻하다. 기본적으로 따뜻한 시선, 동물들을 존중하는

시선을 담고 있다고 느껴졌다. 학자의 눈으로 보고는 있지만 적어도 동물들을 실험의 대상으로 

삼아 인간들을 위한답시고 동물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제공하는 심리학자의 눈은 아니다.

그렇다고 동물의 세계를 사실 그대로만 전달하고자 하는 동물학자의 눈도 아니다.

저자는 동물학자이지만 그 동물들을 관찰함에 있어 학문을 뛰어넘는 애정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동물들을 지극히 인간적인 입장에서 인간의 시선으로, 하지만 인간우월적이지는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점이 참 따뜻하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이 책의 표지와 삽화에서는 독자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고민했을 것이다. 이러한 삽화들이 자칫, 이 책을 너무 가볍게 만들지나 않을까.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학문적인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학문적인

성과보다는 흥미 위주로만 보지 않을까. 이런 고민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은 보다시피 아주 재밌는 표지와 삽화들로 무장했다. 이러한 삽화들을 책의

평가절하를 감수한 독자들을 위한 배려라고 받아들여야 할까? 책을 좀 더 팔기 위한

마케팅이라고 받아들여야 할까?

마케팅적인 요소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이 책의 삽화들이 오로지 마케팅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삽화들은 내게 웃음을 주었고, 너무 많은 동물들의

이름과 지식들에 머릿속이 어지러울 때 내게 머리를 잠깐 식힐 수 있는 여유를 제공했으며

그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머릿속에 한번 더 그려보고 또 웃어보고 결과적으로 그럼으로써

그냥 한번 아, 그렇구나-하고 지나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좀 더 인상적으로 내 머릿속에 남을

수 있는 지식들이 되었다는 점에서 나는 마케팅 보다는 독자에 대한 배려 쪽에 손들 들어주고

싶다. 그리고 이 점이 아이들에게도 이 책을 건넬 수 있는 이유가 될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만화책이 많이 있겠지만 그 만화책 속에 담고 있는 가벼운 내용 말고

좀 더 깊고 다양한 동물 이야기 책을 건네주고 싶을 때, 이 책을 건네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내용은.

솔로몬 왕의 지혜에 빗대어 동물들의 습성을 통해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솔로몬 왕의 지혜와 인간에게 주는 시사점은 이 책을 좀 더 재밌게 해 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 한 학자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수행한 연구의 결과물을 다만, 동물들은

이런 습성을 가지고 있어요-하고 끝이 나지도, 어느 한 동물의 모습을 보고서 인간들에게

일반화 시키지도 않고, 동물들의 습성을 통해서 인간들의 삶의 방식, 생존 방식, 여성의 지위,

집단의 안위 등등..을생각해 볼 수 있게 되어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