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드 평전 - 사랑과 열정 그리고 혁명의 투혼
로버트 A. 로젠스톤 지음, 정병선 옮김 / 아고라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존 리드. 누구인지 한번에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세계를 뒤흔든 열흘'. 이래도 모를 수도 있다.

이렇게 한국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인물인 존 리드.

이를 예상했음일까? 1장에선 존 리드라는 인물에 대한 흥미유발을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생소한 인물이었던 존 리드에 대해 표면적으로나마 어떤 인물인지 감을 잡게 해 주었다.

 

평전이라..존 리드 평전은 일전에 나왔던 이휘소 평전 같은 이미지이다.

평전이라 하면 왠지 위인이나, 아니면 애덤 스미스나 마르크스 같은, 한 인간이 사유했던

결과물이 몇백년 동안 전 세계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하는 그런 인물의 일생을 다루고 있을

것 같지만 이휘소 평전처럼 한 개인에 대해, 특정 분야에서 뛰어났던 개인에 대해, 그 개인이

그분야에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끼쳤다던가, 특정한 목적으로 그 뜻을 전파시키고 싶다던가

할 경우에 쓰여지기도 한다. 존 리드 평전의 경우,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었고, 존 리드

사망 후, 1975년, 미국의 사회적 배경에 따른 필요에 의해 발굴된 느낌이랄까.

혁명의 기운에 휩싸였던 희망의 시절, 그 시절을 대변해 줄 인물로서 존 리드를 선택했고,

이에 그의 평전이 씌여진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존 리드는 앞서 말했던 위인들이나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에 비하면 세계에 끼쳤던 영향이랄까

업적이 미약하다. 그들과 동급으로는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일반인들,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생각해 보자면 비범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는 혁명과 관련하여 몇몇 저서들을 남겼고,

그의 활동은 열정적이었으며 종군 기자로서, 혁명가로서의 명성이 높았다.

그런 이유로 그의 평전이 씌여진 것은 아닐까.

 

그래서인지 이 책은 존 리드를 애써 미화하지는 않는다. 존 리드를 갑작스레 신격화 시킨다던지

하는 것이 저자의 목적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저, 한 평범한 인간이, 1970년대 미국 사회에서

혁명의 기운에 휩싸였던 그 희망의 시절을 살았던 그들과 같은 한 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혁명가로 성장해 갔는가, 어떤 열정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갔는가..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존 리드를 통해 그들 자신을 발견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존 리드가 그들이 되고

싶었던 역할모델은 아니었을까.

 

이 책은 존 리드 개인의 고민에 많은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존 리드의 고민을 그의 글이나 말

그대로 옮겨놓았다기 보단, 그의 행동을 반추해 보며 그 상황을 분석해 보며 그 시절, 그가

두 가지 길에서 어떻게 고민했는지, 그 고민이 어떤 형식으로 표현되었는지 등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고민을 일축하고 애초에 멋있는 혁명가로 만들 수도 있었을 테지만 오히려

한 평범한 개인이 어떤 고민과 고뇌를 거쳐 혁명가로 거듭났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에서 그 시대에

큰 의미를 지녔으리라 본다.

 

시인이자, 기자이자, 혁명가였던, 존 리드.

글쓰기에 있어 시인의 길과 기자의 길 사이에서 고민했고, 그 기자의 글 또한 자신이 쓰고 싶은

글과 밥벌이를 위한 글 사이에서 고민했다. 연인 곁에 있고 싶은 한 남자와 혁명의 장소에서

그 혁명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싶은 기자로서 고민했다. 아들로서,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그

가족들의 가치관과 염려속에서 가족 부양의 의무의 길과 혁명가의 위험한 길 사이에서 고민했다.

애초에 확고한 혁명가의 길을 걸었던 것이 아니라 한해 한해 살아가면서 두 가지 길을 놓고

끊임없이 고민했다. 한 번은 이 길로 갔다가, 아니야, 하며 다른 길로 들어서기도 했고 그런

과정을 거쳐 끝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기 속에서 받아들이고 결국엔 그 길을 갔다.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것, 비범하긴 했지만 우리와 같이 고민하고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고,

하지만 도전적이고 열정적이었던 점이 저자로 하여금 저자가 살던 시대 속에서 하필이면 그러한

시점에 하필이면 존 리드라는 인물에 대한 평전을 쓰게 한 것은 아닐까.

 

그리고 이 책에선 결국엔 혁명가가 된 존 리드를 다루고 있는데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마르크스 평전이라기 보단 체게바라 평전에 가까운 것 같다. 종군 기자였던 탓에, 몇날 몇일

어디로 이동, 상황이 어떻고..등등. 그래도 체게바라 평전처럼 맨날 전투한 이야기만 하고 있진

않으니 미리 걱정하진 마시고. 존 리드의 연애사와 그가 참여했던 간행물 이야기, 그가 제작했던

연극이야기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으니 그의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면들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가 갑작스럽게 죽어버려서 괜히 슬퍼졌다. 언제나 악동처럼 오래오래 살 줄

알았는데, 늘 위험 속에서도 살아 돌아 왔기에 이번에도 이런 위험이 있었지만 결국엔 잘 견뎌내고

살아났다, 라고 말할 줄 알았는데 갑작스레 죽어버려서 정말 아쉬웠다.

조금 더 오래 살아서, 조금 더 많은 일들을 해 주었으면 싶기도 했고, 정말 한 사람이 한 생애에서

발산할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정해져 있는 건가?라는 생각도 해 봤다.

젊은 시절, 자신의 에너지를 극한에 이르기까지 끌어올려 사용한 자들은 왠지 좀 일찍 죽는 것만

같아서. 조금만 더 여유로왔어도 좋을 뻔 했다. 그의 비범함에 삶의 여유까지 갖추었더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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