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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 시골의사 박경철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시골의사 박경철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소유욕을 부리지 않거나 다른 사람을 위해서 자기의 것을 양보하는 사람, 아프고 힘들어도 남을 도와주는 사람...착하기만 한 이런 사람들에게 실상 현실에서는 바보같은 사람 혹은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이런 수식어가 붙기 마련이다. 아니라고?...자신은 그렇게 대해본 적 없다고?...절대 그렇지 않다.
잠시 명상에 잠겨보자. 학교 생활을 할 때, 사회 생활을 할 때..심지어 가정에서조차 자신에게 모든 것을 맞춰주고 잘해주는 사람에게 잘해주기 보다는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나 조차 그러한 사람중에 한 명이었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시골의사가 만난 시골의 순박한 사람들의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시골이라는 단어 자체가 푸근하고 따끈 따끈한 정이 느껴지지만..이 책에서 만난 시골 사람들은 어쩌면 그렇게 하나같이 바보같은지 모른다. 그래서 푸근하다는 느낌을 받기 보다는 화가 나고 슬펐던 기억들이 더 많이 떠오른다.
'그래도 삶은 축복이다', '인생은 다 그렇다',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 것', '아름다운 인연'의 총 4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시골의사가 겪은 사람들. 즉 우리 이웃들의 일상 그 자체를 그대로 드러낸 책에 가깝다. 고단하고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착한 인생'. 현실의 세계에서 그 사람들은 성공이라는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저마다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인생을 참 성실하고 열심있게 살아내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저자의 의사라는 직업 때문에 주변의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사는 것보다는 아픔, 사고, 고통, 괴로움을 겪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런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회상하듯 써내려간 이 책의 초반부를 읽으면서 답답함이 느껴지고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려해서 였는지...더이상 그들과 연락이 되지 않아서 였는지 짧은 이야기들로 인해 남는 여운이 거의 없었고 허전한 마음이었다. 그들의 아픔을 느끼기도 전에 이야기가 끝나버려서...그들의 고통만 드러내 놓고 이야기를 끝내버려서..'이거 뭐 어떻다고 하는거야?' 혹은 '이 책을 왜 쓴거지?'라는 억척스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부로 넘어가면서부터 희망을 담는 이야기들이 조금씩 나왔고, 그가 말하는 착한 인생의 타인 뿐만이 아닌 자신의 착한 인생, 그리고 배움의 길로 인도해준 자기 주변의 친.인척들, 친구, 딸에 이르기까지 넉넉하고 포근하게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읽을 수 있었다. 책을 덮으며 내가 살고 있는 삶이라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그리고 얼마나 감사한지 다시 한 번 깨닫고 좀 더 열심히..착한 인생을 사는 그네들처럼 선하면서도 부지런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책속의 말>
우리는 우리에게 남은 나머지 생을 모르기 때문에 웃고 울고 화내며 살아간다. 신이 우리 인간에게 내려준 가장 큰 축복은 누구도 죽음의 순간이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는 게 아닐까.
"선생님 말씀 충분히 이해하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희망입니다. 저 사람은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언제 포기하고 무너져버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가 자기와 같은 처지에서 살아났다는 것을 보기만 해도 저 사람 살아납니다."
무조건적인 희망이 그들에게 과연 무엇을 가져다줄지 나로서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게 상처와 좌절이 될지, 또 다른 희망이 될지...그러나 그들은 '절망'보다 '희망'을 택했다.
사랑하는 사람은 같이 살고 같이 죽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또 사랑은 결과를 따지지 말고 늘 그렇게 하라고 말한다.
좋은 마음으로 살다 보면, 아니 나쁜 마음만 갖지 않아도 그 사람의 표정이 맑아진다. 그것은 마치 잉크병에 우유를 한 방울씩 떨어뜨리는 것처럼 처음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지만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쌓이면 언젠가는 커다란 연못에 잉크 한 방울 떨어진 것처럼 희석되고 나중에는 그 흔적조차 없이 맑아지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심장을 갈아야 한다면 내 심장이라도 줄 테니까, 걱정마라."
"반드시 기적이 있을 것입니다. 암환자 중에서 상당수는 어떻게 좋아졌는지 이유도 모르게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좌절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모든 게 마음입니다."
아이들은 줄기세포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성인이 되면 그중에는 머리가 돌 아이, 팔 다리가 될 아이, 혹은 손과 발로 성장할 아이들이 나올 것이다. 예전에 우리는 그 가운데 머리가 되는 아이, 눈이 되는 아이들만 귀하게 여겼다. 그래서 너도 나도 머리가 되고 눈이 되고 입이 되려고만 했다. 그러나 팔 다리가 없는 몸은 제대로 된 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