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매혈기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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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은 피를 판다. 

가족을 위해서 생명을 팔고, 위기에서 지킨다. 

평생에 걸쳐 단 한번 오로지 자기 자신을 위해 그가 원했던 것은 돼지 간볶음 한 접시와 황주 두냥.

쓸모가 다하는 순간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는 허삼관 곁의 허옥란. 


나는 비슷한 이야기를 알고 있다. 


십수년도 더 된 일일테다. 

가끔씩 퇴근 무렵 대대장이 PX에 들러 무언가를 검은 봉투에 담아달라 한다. 

소싯적 배곯이에 식탐이 많던 그는 몇년 전 암에 걸려 마음대로 먹고싶은 것도 못 먹게 되었다.

그가 자기 자신을 위해 검은 봉투 담았던 건 꽁치 통조림 하나와 소주 한병.

아버지가 죽고나면 후회될 까봐 수십벌의 잠바를 사다놓은 내 어머니.


원주에 갈 때마다 잠바가 하나씩 는다... 

아버지 오래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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