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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평점 :
원제는 "혈연"
도대체 "킨"이라는 제목은 누가 갖다 붙인걸까?
30년 이상이나 된 소설이라고 믿기지 않는 멋진 작품이다.
첫 문장부터 압도적이고,
설정과 구성은 파격적이며,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독자를 정신 못 차리게 만든다.
조정래의 대하소설을 읽을 때면
이상하게도 비릿한 맛이 입가를 맴돌고 가끔은 헛구역질을 하기도 했는데
이 작품이 딱 그렇다.
혈연(핏줄)이라는 제목과도 어쩜 이리 잘 어울리는지.
나의 조상은 노비였다.
가끔 이런 농담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런 농담은 하기 힘들어질 게다.
흔히 좋은 소설의 조건으로 '시점의 전환'을 꼽는다.
읽고 난 후 세상을 다르게 보게끔 만드는 힘이야말로 소설이 가진 미덕일테다.
진부하지만 이 책은 공기만큼이나 흔하게 여기던 자유 한모금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지 절실히 깨우쳐준다.
번역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지은이의 블러드 차일드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