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그려보자 김충원의 그려보자 시리즈
김충원 글.그림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1993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이 책을 산 것은 중학교 때였다.

지금은 절판이 된 것으로 보이는군(신판이 나온듯 하다).

 

우리 교육현실에서 그림 또는 음악, 누군가는 체육 등에 대해

트라우마를 갖는 경우는 아주 흔하다.

 

그런건 주입식으로 되는게 아니라 직접 몸에 익혀야 하는데,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는 이상

스스로 익히기란 참 어려우니까.

결국 스트레스로 이어져 커서도 '난 잘 못해'라며 담을 쌓고 지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생각은 지금 나이가 들어 푸념하는 것이고,

이 책을 살 당시 나는 그저 순수하게 그림을 잘 그리고 싶었다.

 

여기서 '잘' 그리고 싶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냥 그림이 '그리고' 싶었다면

아마 난 지금쯤 그림을 꽤 잘그리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모범생 티를 벗지 못했던 나는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한 '교과서'를 원했고,

김충원의 이 책을 비롯 도합 3권을 구입했었다.

 

지금이야 책값이 많이 올랐지만 당시에 5,000원은 제법 큰 돈이었다.

나로서는 꽤 많은 투자를 했던 셈인데,

결과는 실패였다.

 

앞서 밝혔다시피 난 이 책을 교과서 삼아

읽고 또 읽었다.

그저 읽었을 뿐..

 

그게 내 잘못이기도 하지만,

요즘에 나오는 드로잉 책과 비교해 이 책은

따라할 수 있는 부분이 적게 구성되어 있다.

아쉽다.

 

그리고 저자의 그림체가 개인적으로는 선호하지 않는 것이어서

더욱 손이 안 갔더랬다.

그 당시엔 이런 책이 별로 없었으니까..

 

요즘 나오는 책은

구성도 잘 되어 있고, 편집과 그림체도 산뜻한 것이 많아 좋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그림을 그리는 것도 그냥 습관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 원리가 있다는 점을 깨우쳤으니 헛된 독서는 아니었다.

 

요즘도 난 그림 그리는 책을 구입하곤 한다.

잘 그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서.

그림은 그렇게 기분 좋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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